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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드니 Nov 23. 2022

프리랜서도 출근할 장소가 필요해

결국은 공유 오피스 행

프리랜서의 미학은 역시 재택근무라 할 수 있다. 물론 최근 들어서 많은 회사에서 재택근무를 허락하지만 2,3년 전만 해도 거의 있을 수 없었던 근무 형태였다.(라떼는 말이야~)

각설하고, 재택근무의 장점은 역시 지옥 같은 출퇴근길이 없다는 건데, 한때 2호선 지박령이었기에 이 점만큼은 정말 감사하게 여긴다.


그런데 사실 프리랜서도 '유사 출퇴근'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침대에서 일어나 컴퓨터 앞에 앉으면 출근이며, 노트북을 덮으면 퇴근이다. 음? 되게 자랑처럼 써놓은 것 같은데, 사실 자랑이 아니다. 왜냐면 이런 생활이 오래가면 내가 폐인인지 일하는 사람인지 혼란을 겪기 때문이다.


지난주부터 찾아온 슬럼프와 불안도 위 생활이 중첩되면서 들이닥쳤다. 걸음수가 하루에 겨우 1 천보를 넘겼고, 머리는 떡졌으며 원룸은 쓰레기장이 되고 있었다. 이러다 보니 일의 효율이 떨어졌다.

사회적으로는 고립되었다고 느꼈고, 답신이 오지 않는 콜드 메일은 내 능력의 부정처럼 받아들여졌다.


물론, 나처럼 극단적인 케이스가 많진 않다. 내 사촌 언니의 경우,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삶의 질이 올라갔다고 한다. 부럽다. 하지만 나는 사촌언니가 아니지 않은가?... 내 삶의 질은 다른 방식으로 챙겨야 했다.


Unsplash


그래서 결국은... 네.. 공유 오피스를 시원하게 플렉스 했다. 프리랜서인 나에겐 집을 떠나 출근해야 할 장소가 필요했고, 다행히 집 근처에 '집무실'이라는 유명 공유 오피스가 운영되고 있더랬다. 가격은 비싸지만, 이 또한 나의 삶을 높이는 '장비병'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장비병 관련 포스팅: https://brunch.co.kr/@sydneykoo0516/38)


결론을 내자면, 공유 오피스의 효과는 놀라웠다! 아침에 사람이 많은 어디로 가야 한다는 건, 나에게 머리를 감아야 한다는 의지를 심어주었다. 세수를 하고, 평상복으로 옷을 갈아입으면서 리프레쉬됨을 느꼈다. 찬물까진 아니더라도 따뜻한 온수로 목욕을 한 기분이랄까?


이번 일을 거치면서 프리랜서(나 같은 사람 한정)도 결국 출근할 곳이 필요함을 제대로 확인했다. 나처럼 슬럼프가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이들이라면, 이런 식으로 가까운 공유 오피스를 계약하는 것도 추천한다. 


당장은 돈이 아까울 순 있지만, 결국 그 돈도 우리가 잘 살려고 버는 거 아니겠는가? 자신에게 출근 장소를 선물하자. 미래의 '내'가 고마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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