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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ng Jul 16. 2022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재밌게 봤다면 추천!(1)

내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를 보며 떠올린 Netflix 시리즈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저는 전문 의사도 심리상담가도 아니고 그저 드라마를 보기 좋아하는 평범한 한 사람임을 밝힙니다. 자폐인에 대한 지식이 부족할 수도 있으나 그저 저의 개인적 경험을 통해 느낀 바를 적으니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요즘 화제성 1위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천재 변호사라는 특이한 소재, 그리고 주연 박은빈의 어마무시한 연기력과 조현영, 강기영 등 여러 빛나는 조연들도 연일 화재이다.


나는 몇년 전 Netflix 에서 '별나도 괜찮아'라는 자폐를 가진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물을 본 적이 있는데 이 때 자폐인들의 특성, 그들의 세상을 어떻게 감각하고 받아들이며 행동하는지에 대해 작게나마 이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첫화만 보고도 이 드라마가 '자폐인의 특성에 대해 많이 연구하고 또 고증하려고 노력했구나'라고 느낄 수 있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_공식포스터

천재'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를 보며 떠올

린 Netflix 시리즈이상한    

드라마에서 보여진 박은빈 배우의 행동, 그리고 자폐인의 특성


1. 헤드폰을 끼고 다니는 이유

    자폐인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외부 자극에 민감하다. 특히 도시에서는 각종 소음이 많기 때문에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래서 본인이 익숙하거나 편한 장소가 아니라면 통제 불가능한 외부 청각자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헤드폰을 낀다. '별나도 괜찮아'의 남자 주인공도 평소에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끼고 다니는데 여성과의 첫 데이트에서 이 헤드폰을 쓰고 나갔다가 데이트를 망치는 장면이 있다.


2. 김밥을 선호하는 이유

  1번과 비슷한 이유인데, 미각 또한 청각과 같이 매우 예민하여 본인이 예상하지 못하는 맛을 느끼는 것을 싫어한다. 이를 미리 예방하기 위해 재료가 모두 보이는 김밥을 먹는 것. 다만 이 장면은 지각 능력이 뛰어난 우영우이고 항상 먹는 아빠의 (예상가능한) 김밥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라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었다. 속재료들을 보고 그것이 무엇인지를 판단하여 맛을 예상하는 것까지 모두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이뤄지는 과정이라 실제로도 자폐인들이 김밥을 선호할까?라는 의문이 들기는 했다. (K-김밥의 종류는 넘나 다양하므로ㅎㅎ)

김밥에 들어간 재료를 확인하는 우영우 -이상한 변호사 우영후 1화 중-


3. 방에 들어갈 때 노크 -> 약간의 기다림 -> 문을 열고 5초 후 들어가는 이유

  자폐인들은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하기 위해 루틴과 규칙이 매우 중요하다. 아마 어렸을 때부터 반복되어 일상에서 접하는 상황들에 대한 루틴을 우영우의 아빠가 만들고, 이 행동들을 어렸을 때부터 지속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5초를 세고 들어가는 모습은 일반인이 보기에는 조금 답답해 보이기도 했는데 어렸을 때 영우가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가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경우가 많았어서 아빠가 '노크 -> 약간의 기다림 -> 문을 열고 5초 세고 들어가기'라는 루틴을 만들어 놓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6화에서는 판사가 '이 법정에서 변호사는 손을 들고 판사에게 질문해야 합니다.'라는 억지 규칙을 만드는데 해당공판이 아닌 2차, 3차 공판에서도 계속적으로 판사에게 '손을 들고 질문하는 모습'은 비록 판사가 이상한 규칙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지켜야 한다는 우영우의 강박이 만들어 낸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4. 고래에 대한 사랑, 그리고 엄청난 지식

    무엇인가를 덕질하는 것은 일반인에게도 흔히 있는 일이지만 자폐인들은 이 덕질의 깊이와 강도가 훨씬 크다. '별나도 괜찮아'의 주인공은 펭귄을 사랑하는데 (그중에서도 턱끈 펭귄) 우영우와 똑같이 펭귄에 대해 생각하거나 말할 때 가장 행복해 보이고 다른 사람이 원하든, 원하지 않던 본인이 관심사인 펭귄 (고래)에 대해 일장 설명을 늘어놓는 모습은 두 주인공 모두 같다.


5. 스킨십이 어려워요.

    스킨십은 상호교류라는 측면에서도, 그리고 본인이 컨트롤할 수 없는 외부 자극이라는 2가지 측면에서 여러모로 자폐인들에게 어려운 과제이다. 넷플릭스 시리즈인 '별나도 괜찮아'에서는 주인공이 여성과 데이트를 할 때 스킨십을 견디지 못하고 여성을 밀쳐내 버려 데이트를 망치는 장면이 나온다.  




매체에서도 대중적으로도 연일 호평일색인 이 드라마, 하지만 내가 이미 자폐인에 대해 상세하게 묘사된 드라마를 본 이후라서일까? 어쩐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고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보다 더 자세히 풀어보려고 한다. (다음 편으로 고고씽!)


그리고 그전에 좀 더 Real 한 자폐인, 그리고 그들의 가족,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지금 바로 Netflix '별나도 괜찮아' 1화를 시작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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