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름다운 징구리 Aug 28. 2021

안과 밖

“썩은 과일”

   어떤 것이든 안과 밖은 다릅니다. 과일도 껍질과 내용물은 다릅니다. 집도 안에 들어가 보기 전에는 겉모양만 보고 판단할 수 없습니다. 자동차도 겉은 멀쩡한데 안이 엉망일 수 있습니다. 사람도 만나보기 전에 그 겉모습만으로 알 수 없습니다.


   안과 밖은 다릅니다. 집에서의 모습과 사회에서의 모습이 다릅니다. 교회 안에서의 모습과 교회 밖에서의 모습이 다릅니다. 안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과의 만남과 밖이라고 생각되는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이 다릅니다. 드러나는 모습과 실제의 모습은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안과 밖이 다른 이유는 안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과일은 더 딱딱한 껍질을 통해 안의 소중한 영양분을 보호합니다. 집 역시도 쓰이는 ‘안’을 보호하기 위해 그런 구조물을 가지게 되고, 자동차 역시도 안의 사람과 엔진 및 부품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런 모양을 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겉모습 역시도 ‘안’의 모습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런 다른 모습을 합니다.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으로 드러내려는 안의 모습이 어떤지가 더 중요합니다. 애써서 보호한 모습이 썩은 열매이면 우리는 실망하게 될 것입니다. 겉으로 본 멀쩡한 집이 안이 예상한 것처럼 되어 있지 않으면 우리는 실망하게 될 것입니다. 자동차 겉은 멀쩡한데 시동이 켜지지 않는다거나,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의 생각이 사기 치는 데 있다면 우리는 그것에 실망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그대로 결과로 드러납니다. 사용을 위해 껍질이 완전히 벗겨졌을 때, 안의 모습이 드러나게 됩니다. 과일의 속내가 먹기 위해 껍질을 벗김으로써 드러나게 되듯이, 집 안의 모습이 사용을 위해 안으로 들어가게 될 때 알게 되듯이, 사용을 위해 안으로 들어가게 될 때 그것들의 모든 것이 다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그 껍질이 벗겨져서 남은 것을 보게 될 때 우리는 모든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남아 있는 모습이 분열이나 부자유, 이해하기 힘든 파당적 행위나 공과 사의 혼동, 애매함과 맥 빠짐이라면 그 사람은 우리가 믿고 의지할 사람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희망의 숨결, 한 줄기 빛, 새롭게 일어나는 힘이 남아 있는 그런 사람이라면 우리가 믿고 의지할 사람일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자리를 남기고 있습니까? 여러분이 드러내고자 하는 마음은 무엇입니까? 겉은 멀쩡하지만 썩은 과일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희망의 하늘, 유화물감, 캠버스

작가의 이전글 어른이라는 옷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