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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막시 Oct 24. 2021

부모는 자식에게 무조건 무조건이야.

관계의 시발점을 멈추면 관계도 끝난다.

사랑이 식으면 헤어진다. 사랑했던 지난 시간이 아깝긴 해도 사랑은 움직이는 감정이기도 하다. 누군가와의 사랑이 식으면 새로운 사랑이 찾아온다. 이별의 아픔은 아프지만 길지 않은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누군가와 사랑하며 살아간다.


사람의 관계를 만드는 시발점은 많다. 내가 즐기는 달리기도 그중 하나다. 달리기를 하며 친해지고 오랜 시간이 쌓이면 우정이나 사랑이 된다. 우정이나 사랑이라고 부를 관계가 되면 연결고리가 달리기 이상으로 확장된 상태다. 달리기 하나만으로 우정이나 사랑이 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사랑과 우정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도 된다.


달리기로 시작한 관계는 달리기를 멈추는 순간 소원해지며 머지않아 관계도 끝난다. 독서로 만난 인연도 마찬가지다. 달리기나 독서를 함께 하면 관계는 지속되지만 어느 누구라도 달리기나 독서를 끝내면 그 관계도 끝난다. 다른 관계도 마찬가지다. 모든 관계를 계속 이어갈 필요는 없다. 관계가 대체로 그렇다는 말을 하고 싶다.


직장은 어떨까? 직장만큼 확실히 끝이 있는 관계도 없다. 영원히 한 직장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은퇴하기 싫거나 안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당신이 직장을 한 번이라도 옮겼다면 알 것이다. 직장을 끝낸 당신은 대분의 인간관계를 정리했을 것이다. 지금까지도 연락을 한다면 그건 단순히 업무 관계 이상이 됐을 것이다. 혹시 옛날 평생직장 생각을 떠올리면 진짜 라떼다. 그냥 라떼가 아니라 쿰쿰한 냄새가 몸서리쳐지는 라떼다.


직장은 가족이 아니다. 직장을 관두는 순간 관계도 끝날 확률이 높다. 직장 생활을 통해 100명을 알았다면 직장을 그만뒀을 때 세명 정도와 연락을 할까?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직장 이후에도 누군가와 인연이 이어질 거라, 우정이 싹 털 거라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굉장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뜻도 된다.


선배나 후배가 서로 존댓말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직장을 떠나면 남이 되는 관계다. 같은 직장에 속해 있기 때문에 나이 많은 누군가의 말을 그냥 듣고 있는 것이지 듣기 좋아서 듣는 것이 아니다. 삼 프로의 확률로 특별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노력을 해야 한다. 단순히 반말을 한다고 해서 친해지고 관계가 깊어지는 것은 아니다. 혹시라도 그대가 단순히 나이가 많다고 후배에게 반말을 했다면 그게 맞는 건지 한 번 생각해 보세요. 내 자식이 나이 많은 누군가에게 반말을 들으면 될까요? 저는 아니라서... 나이가 많으나 적으나 서로 존칭하면 세상 깔끔합니다.^^


다시 가족이다. 부부의 관계는 사랑이 끝나는 순간 이별이다. 물론 엮여있는 끈이 많아 도장을 찍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사랑 없는 관계는 이미 끝이나 마찬가지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어떨까? 부모와 자녀는 무엇으로 이어져있을까? 피와 DNA다. 이건 멈출 수 있는 것인가? 어떻게 멈출 것인가? 방법이 없다. 죽어야 끝나는 관계다. 한쪽이 죽어도 한쪽은 영원히 영향을 받는다.


가족이라고 무조건 좋은 관계는 아니다. 잘해야 한다. 악연이면 양쪽이 죽을 때까지 악연이 되고 선연이면 영원히 선연으로 남는다. 왜? 선연으로 이어진 가족은 대대손손 이어질 확률이 높으니까. 선연으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그 몫은 누구인가? 자녀인가 부모인가? 당연히 부모다. 왜? 아이들은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나지 않았으니까. 한 번 더 말하고 싶다. 세상에서 유일무이하게 일방적으로 시작된 관계가 부모와 자식 관계다. 책임은? 부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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