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문화연구소 #생활문화 #장은정연출
매주 목요일 아침이 되면, 힘찬 목소리로 배우 연습을 하는 분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광진구 구의동에 위치한 카페 공간 책바람으로 찾아갔다. 들어가자마자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광진구에서 충동소극장을 운영하고 계신 극단의 대표이자 연출가 장은정 선생님이셨다. 10년 간 배우 생활을 하셨고, 연극심리치료도 공부하고 계시는 중에 이번 낭독 강의를 맡게 되신 것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져있으나
접해보지 못한 좋은 희곡 작품들을
함께 모여 낭독하는 수업
배우 연습이 이루어지는 이 수업은 광진문화재단 주최/주관 프로젝트 <나루 아틀리에>의 프로그램 중 하나인 ‘희희낭락 낭독극장’이다. 희희낭락 낭독극장은 우리에게 잘 알려져있으나 접해보지 못한 좋은 희곡 작품들을 함께 모여 낭독하는 수업이다. 직접 소리 내어 읽고, 움직이며, 다른 사람과 교감하며 모든 감각을 총 동원하여 작품을 만나는 동안 가장 적극적으로 작품을 이해하고 탐색한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작품의 등장인물로 사는 동안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가치를 만나고, 극적 표현으로 감수성이 풍부해지고, 타인의 삶을 공감하며, 삶의 지향점을 새롭게 가늠하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 연출님의 취지라고 하셨다.
프로그램은 보통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된다.
1. 근황 이야기
2. 희곡 감상 나누기
3. 목소리를 가다듬기 위한 허밍
4. 낭독
오늘 낭독할 희곡 작품은 마샤 노먼의 <잘자요, 엄마>였다. 간질병을 앓고있는 딸 제시가 2시간 뒤에 자살로 삶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한 후, 이를 말리려고 하는 엄마 델마와의 모습이 담긴 내용이다. 모녀의 대화를 통해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또한, 엄마와 딸 둘 다의 입장이 되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작품이다.
참여자 분들의 열정적인 목소리와
강렬한 에너지로 공간이 가득 메워졌다
오늘 연출님의 모습은 <나루 아틀리에>의 연극심리상담 프로그램인 ‘마음톡톡 힐링연극’에서 보았던 온화한 치료사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인물의 대사마다 감정의 종류들이 맞게 표현되었는지 꼼꼼하게 지도해주시는 엄격한 감독님의 모습이셨다. 그 모습에 마치 보답하듯 참여자 분들의 열정적인 목소리와 강렬한 에너지로 공간이 가득 메워졌다. 참여자 분들은 앉아서 낭독을 하고 있지만, 표정, 손짓 등과 같은 비언어적 표현도 적극적으로 함께 사용하며 대사의 감정을 정확하게 전달하려 애쓰고 계시는 점이 인상 깊었다.
공간 책바람은 광진구 구의동에 위치한 책과 더불어 소통하고 힐링하는 카페이다. 이 곳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강연 뿐 아니라 독서모임도 지속적으로 열린다. 희희낭락 낭독 수업 참여자 분들의 진지하고 깊은 울림이 공간 책바람을 시작으로 널리 널리 퍼져나가기를 기대한다. (글 권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