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사랑이 죄가 돼버린 날
엄마의 무릎에 물이 찼다
차고 넘치던 마음은 금세 검푸러졌다
물웅덩이만 피해 가던 길
가랑비와 싸락눈에 길들여지고
오래된 시간을 낯설게 배웅했다
그저 좋아하는 것을 할 뿐이에요
블루베리라 착각하고만 싶은 날들
움트는 감정의 포도였던가
기억은 낯빛이 어두운 모습으로
가장 이른 시간에 찾아왔고
나는 건포도를 씹었다
ㅈ과 ㅌ의 쓰임을 자꾸만 틀렸던 건
가장 비틀 지게 주름져왔고
마침표를 중요시했던 건
아마 입버릇 같은 누군가의 기도
검은 어둠을 지나 강을 건너다
목뒤가 뜨끈한 기분에 자주 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