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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day Apr 15. 2023

건포도

사랑이 죄가 돼버린 날

엄마의 무릎에 물이 찼다

차고 넘치던 마음은 금세 검푸러졌다

물웅덩이만 피해 가던 길

가랑비와 싸락눈에 길들여지고

오래된 시간을 낯설게 배웅했다


그저 좋아하는 것을 할 뿐이에요


블루베리라 착각하고만 싶은 날들

움트는 감정의 포도였던가

기억은 낯빛이 어두운 모습으로

가장 이른 시간에 찾아왔고

나는 건포도를 씹었다


ㅈ과 ㅌ의 쓰임을 자꾸만 틀렸던 건

가장 비틀 지게 주름져왔고

마침표를 중요시했던 건

아마 입버릇 같은 누군가의 기도


검은 어둠을 지나 강을 건너다

목뒤가 뜨끈한 기분에 자주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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