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 타르트의 계절
지름 5cm 정도 되는 동전지갑 크기의 둥그스름한 호박 타르트. 흰 눈이 제법 쌓인 자그마한 오두막 같다. 포크로 생크림과 호박 퓌레, 고소한 타르트 지를 함께 맛보니 이런저런 잔상이 떠오른다. 가을 햇살의 농후함 같기도 하고 친밀한 대화를 나누던 지난날의 추억 같기도 하다. 개성 강한 어린아이를 닮은 시나몬 특유의 톡 쏘는 향. 엄마의 품처럼 부드러운 생크림이 그 마음을 은은히 덮는다.
근 1년 만에 자주 가던 단골 카페를 다시 찾았다. 사장님의 온화함과 차분함은 여전했다. 공간 또한 흐트러짐 없이 아늑했다. 햇살 한 줄기를 닮은 재즈의 선율. 맑고 고요한, 바람에 삼삼이 흔들리는 강아지풀처럼 그저 유유히 흐르는 멜로디. 모든 것이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
색이 선명한 계절이 여름이라면 색이 바래진 풍경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되는 가을. 만나고 이별하고 사라지고 찾아오는 그 자연스러움으로 여름의 마지막을 배웅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