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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Sep 04. 2024

2021년부터 가을을 담다.

남녘에서의 마지막 가을을 맞았다.

갑작스레 완전 이사가 결정된 건 3주쯤 전이었다.

그 사이 시모의 임종을 맞았고 장례를 치렀고, 예정보다 일주 늦게 옆지기의 10년간의 공간을 정리하러 급하게 내려온 것이 일요일 오후였었다.

나 역시 두해 넘게 이 곡에 거주했었고 지난겨울 다시 상경하느라 이사를 했었다. 한 2ㅡ3년 더 머무르나 싶어 남겨둔 일상의 짐들과 옆지기의 10년 치 일상의 모든 물품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버리고 버리고를 반복하곤 차로 나르겠다는 옆지기를 만류하고 어제 아침에서야 용달 기사님께 연락을 하고 이제 두어 시간 뒤면 얼마의 짐을 싣고 이곳을 떠난다.

시모의 장례를 치르는 동안 계절은 완전히 가을로 성큼 걸어 들어갔었나 보다.

한낮의 태양은 이글거려도 바람의 결과 기온이 바뀌었다.

아쉬움 가득  햇살 아래애서 무궁화 공원까지 걸었다.

바닷물이 빠져나간 갯벌을 지나 몇 해 전 생긴 카페로 들어섰다. 이곳의 풍경도 내겐 또 다른 추억이 되려 한다.

더 솔직히는 어재, 벚나무 길을 지나   언덕 위의 카페로 올라갔었다.

새벽 5시부터 정리를 하다 보니 잠시의 여유도 생겼던 덕분이기도 하다.

길가의 벚나무 잎도 노랗게 가을로 물들었다.

이 길들을 지난 8ㅡ9년간 무던히도 걸었었다.

용원 체육센터 아래 언덕의 오래된 카페 겸 브런치식당 502 포레스트! 진해 끝자락의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어제는 사장님 추천으로 커푸치노를 아이스로 맛보았었다.
자주 들리지 않았지만 이사라 소리에 사장님께서 쿠키를 선물로 !

이곳의 창가에서 바라보는 풍경 또한 계절마다 아름다웠다.

올 늦가을엔 용원서 진해로 버스를 타고 오랜 정겨운 시골 길들을 지나치며 내수생태송원의 단풍나무 아래에 앉아 책을 보려 했었는데....


언제고 벚꽃 잎이 휘날리거나 단풍잎이 붉어질 때 배낭을 메고 한걸음에 달려오고픈 나의 또 다른 장소로 남겨두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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