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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가적일상추구 Feb 17. 2021

법화경에서 배우는 인간관계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去者必返)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게 되고, 떠난 자는 반드시 돌아온다는 말로 법화경에 나오는 구절이다.

알 듯 말 듯하다. 만나면 반드시 헤어지고, 헤어지고 나면 또 반드시 돌아온다?

장난하나? 지금 그 사람과 헤어져서 다시는 볼 수 없는 생각에 힘겹게 살고 있는데 그 사람이 반드시 돌아온다고?

이 수수께끼 같은 말을 이해하려면 불교에서 말하는 존재의 원칙인 삼법인설(三法印說)을 알아야 한다.

제행무상(諸行無常) :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제법무아(諸法無我) : 나라고 하는 것은 없다.

일체개고(一切皆苦) : 모든 것은 괴로움이다.


세상 모든 것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변한다.

그러므로 나 또한 변한다.

내 것 또는 나라고 할 수 있는 실체도 없다.

그런데 이런 세상에서 내 것 또는 자아를 고집하므로 모든 것이 고통 일 수밖에 없다


아주 오래전에 얼마 전에 돌아가신 김기덕 감독의 영화 '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이란 영화를 본 기억이 난다. 절을 배경으로 한 소년과 소녀의 사랑과 이별을 다룬 영화인데, 결국 김기덕 감독이 이야기하는 것은 이것이다. 오온(五蘊)으로 인식하고 파악되는 현상계는 결국 공(空)인데, 무언가 있고 가지려 하니 헛된 욕(慾)에 사로잡혀, 윤회의 굴레에서 고통받는다는 것이다. 결국 해탈을 하여 열반에 경지에 오르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반복되는 고통일 수밖에 없다. 그건 그뿐만이 아니라 그의 자식도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어, 봄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라고 말한 것이다.

가을

자 이제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去者必返) 이 말이 이해가 가는가?

우리가 어떤 대상을 나의 것이라고 인식하려는 순간부터 모든 고통은 시작된다.

즉 우리는 집착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그냥 내가 사랑을 주어야 하는 대상으로만 인식한다면, 모 그렇게 문제 될 것이 있겠는가? 근데 우리는 꼭 그 사람 나만의 사람이 되길 원한다. 회사 상사도 그냥 회사 상사로 모신 다면 무슨 문제가 있겠나? 나만 인정받고 싶고 날 위한 상가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바로 집착이다. 어떤 인간관계도 이렇게 나만의 것으로 만들려 든다면 집착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쉽게 말하면 사람에 대한 소유욕을 버리지 않는 이상. 대상의 되는 사람만 바뀔 뿐이지, 고통스럽게 만나고 헤어지는 것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게 우리네 인생이다.

겨울

그래서 만나는 사람은 헤어지게 되어 있고, 헤어진 사람은 반드시 돌아온다는 것이다. 즉 내가 집착하는 특정 사람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 놓은 허상 속에서 그렇게 보이는 사람을 계속적으로 갈구하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나에게 봄처럼 따뜻하게 다가와, 여름같이 열렬히 사모하다, 가을처럼 식어, 겨울처럼 차갑게 변해 가 버리고 또다시 봄처럼 나타난다. 그렇게 우리는 윤회의 틀 안에서 고통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봄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하고 존경하고 존중하는데 이유가 있으면 안 된다.

우리가 어떤 대상을 내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 목적 즉 대상에 대한 집착이 생기면 반드시 고통이 찾아오고, 또 그 고통은 계속적으로 반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이 힘든가? 잘해보려 했던 거래처 직원이나 직장 내 상사하고의 인간관계가 나쁜가? 친하고 싶은 이와 교우관계가 원만치 않은가? 부모 자식과의 관계가 생각처럼 쉽지 않은가?

다 그 안에 목적이 있지 않은지 반문하고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去者必返)이 반복되지 않도록 마음을 깨끗이 정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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