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두렵게 없기에 자유로웠다.
그리스의 지성이자 현대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그리스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는 '그리스인 조르바'를 통해 어떤 관념이나 권위에도 구속받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살 것을 우리에게 일깨워 쳐 주었다. 그리고 그가 가고 그의 마지막 외침은 그의 묘비명에 적어 이렇게 적어 놓았다고 한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므로 아무것도 두려울 것 없고 그러므로 자유다.' 이 말을 그는 죽는 순간까지 그렇게 하고 싶었던 것이다.
어떻게 보면 허무주의나 방 안에 갇혀 자기만에 세상에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살아가는 코쿤족을 말하는 것 같지만 그 안에는 엄청난 삶의 열쇠가 있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이는 욕망의 배제 또는 꿈의 실현을 말한다.
하고자 하는 소망을 이루고 더 이상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모습 즉 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현재의 삶을 온전히 즐기는 자세이다.
우리가 결혼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리고 시간이 흘러 아이를 가졌다. 그러면 그 당시는 아이와 산모가 모두가 건강하게 출산을 하는 것 만을 바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 아이에게 온갖 욕망을 덕지덕지 붙여 죽는 순간까지 아이에게 많은 것을 바란다.
그저 건강히 세상에 태어나기만을 바라던 우리는 아이가 남들보다 공부도 잘하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 좋은 배우자를 만나서, 똑똑하고 건강한 손주를 낳아주고, 자신에게 효도하며, 사회적으로 높은 명망을 얻어 덩달아 자신도 남들에게 대접받기를 원한다.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왜 우리 인류의 현자들은 초심을 잃지 말라고 당부했을까?
아마도 우리 인간의 욕망에 끝이 없기를 잘 알고 때문이었으리라 짐작된다.
그저 취업만 바라던, 입학만 바라던, 건강하기만 바라던 그 소박한 마음을 오간데 없고 더 많은 것을 바라며 초심을 잃어버린다면, 하나둘씩 잃다가 종국엔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것이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카잔차키스는 다시 말한다.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바라는 것 없이 만족하였으니 두려운 것이 없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더 많은 돈, 더 높은 지위, 더 좋은 것을 바라다면 나의 마음은 온통 두려움뿐일 것이다.
그리고 지금 가진 것을 잃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은 1+1식의 덤으로 따라오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카잔차키스는 그렇게 만족하고 행복하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최상의 삶을 살았다 여기며 죽음조차 두렵지 않은 상태, 흔한 말로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는 삶을 살았다고 여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천하를 통일하고 불로장생을 꿈꾸며 불로초를 찾으러 보낸 진시황제가 얼마나 불안하고 초초 했겠는가?
여불위의 계략으로 약관의 나이에 왕위쟁탈전에 끼어든 처음에는 그저 목숨만 부지하기를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진나라를 움켜쥐고 나아가 천하를 호령하니 이제는 죽지 않고 영원히 그 자리를 누리고자 하였다 하니 초심과 얼마나 멀어졌으며 바라는 것이 많아지니 욕구불만에 가득 차 당장 눈앞의 부귀영화는 누리지 못했을 것은 당연지사 아니겠는가?
결국 불로초는 고사하고 환관 조고에게 놀아나 독살 당해 시신은 방에서 썩지 않았던가?
이토록 만족 없는 삶은 모든 것을 두려움의 존재로 만들어 스스로 적을 만드는 일일뿐이다.
마지막으로 카잔차키스는 말한다. 나는 자유라고........
바라는 것 없이 최고의 행복한 삶을 현재 누리고 있으니 누구의 눈치를 볼 것도 없고 잃을 것도 없으니 불안하지도 않으며, 현세의 누릴 것은 다 누렸다 생각하니 죽음조차 두렵지 않은 존재가 된 것이다.
그럼 그에게 무엇이 남겠는가?
그렇다 그런 존재에겐 단 하나의 고귀한 가치가 허락되는데 그것은 우리가 모두가 꿈꾸는 진정한 자유이다.
많은 돈을 가지고 마음껏 쓸 수 있는 자유. 높은 지위를 가지고 아랫사람들을 마음껏 농락하는 자유가 아니라 오롯이 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만 허락되는 자유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마지막 반려자였던 것이다.
초심(初心)을 잃지 말자는 것은 결국 자유로워지자는 말인 것을 나 역시 오늘 깨달았다.
소박한 희망을 가지고 살되 그 꿈을 이루고 더 이상의 욕망은 견제하며 바라는 것 없이 누구도, 또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자유롭게 삶을 즐기라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마지막 외침을 가슴속에 늘 기억하며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