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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람 여행자 Mar 17. 2020

프롤로그: 시간은 많고 돈이 부족할 때 가능한 여행

여행 에세이 <해마다 떠났어 반겨줄 곳이 있으니까>의 샘플원고

독립출판 여행 에세이 <해마다 떠났어 반겨줄 곳이 있으니까>의 샘플원고입니다.

프롤로그와 목차 3(영국: 나의 첫 반려동물은 당나귀)을 먼저 만나보세요!



시간은 많고 돈이 부족할 때 가능한 여행

     

그동안 ‘20대에 20개국 가기’라는 꿈을 위해 해마다 여행을 떠났습니다. 단순히 며칠 쉬고 오는 게 아니라, 최소 2주 이상 머물며 현지 친구를 만든다는 저만의 여행 철학도 두었습니다. 그렇게 했을 때 현지 문화에 깊숙이 녹아들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한편 여권에 찍히는 도장이 많아질수록, 친구들로부터 “너는 무슨 돈이 그렇게 많길래 해마다 여행을 다니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다.’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마음 편히 여행을 떠나는 게 이렇게나 힘듭니다.

한 해답을 찾고 싶었습니다. 적어도 제 또래 학생들이 해마다 여행 다닐 방법. 돈보다 시간이 여유로운 사람들을 위한 여행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패키지여행부터 배낭여행·카우치서핑*·워크캠프**·해외 봉사·교환 학생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그럼 방법을 찾았냐고요? 네. 마침내 그 해답을 얻었습니다. 답은 결코 한 가지가 아니었지만, 핵심은 워크어웨이였습니다.

    

워크어웨이는 여행자와 현지 호스트를 연결하는 초국적 플랫폼이며, 한 가지 독특한 규칙으로 운영됩니다.     

 

‘여행자는 하루 최대 다섯 시간의 노동력을 호스트에게, 호스트는 그 대가로 숙식을 여행자에게 제공한다.’     


호스트는 전 세계에 있고 서로 다양한 일거리를 요구합니다.  집안일·논밭일·베이비시터·영어 과외·호스텔 스텝·벽화 그리기·미디어 편집·웹디자인 등 사소한 일거리부터 약간의 전문성이 필요한 일거리까지. 그 종류가 무척이나 다양합니다.


아직 한국에서 생소한 이 여행법에 제가 열광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새로운 차원의, 더욱 진정한 차원의 여행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입니다. 호스트는 고용주가 아닙니다. 누군가의 어머니고, 누군가의 아버지고, 아니면 그저 여행을 좋아하는 또 하나의 친구입니다. 그들은 급하게 일손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 속에 문화가 다른 여행자를 초대해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 합니다. 지금 당장 여행할 순 없지만, 외국인과 함께 지내며 일상 속 여행을 찾는 그런 호스트.


단언컨대 그들은 저의 또 다른 가족이 되었고, 그들의 마을은 저의 또 다른 고향이 되었습니다. 골목골목의 모습과 특유의 날씨 속에서 맡을 수 있던 냄새까지 또렷이 기억나는 제2의 고향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여행법은 절대 편안한 여행이 될 수 없습니다. 만약 예쁘고 행복한 여행 이야기를 기대하신다면, 아쉽지만 다른 책을 보시는 게 빠를 겁니다. 워크어웨이처럼 현지 사람과 인연을 맺는 여행법은 결코 행복할 수만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외딴 마을에 있는 호스트를 찾아가는 여정 자체가 큰 모험이 될 수 있고, 그렇게 만난 호스트가 자신과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의사소통 자체가 힘들지도,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을지도, 일거리 자체가 고될지도 모릅니다. 다시 말해, 불편한 여행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도 기억에 아로새겨질 여행은 과연 무엇일까요. 직접 현지 문화와 부딪치면서 겪은 이야기야말로 여러분이 갈망하던 경험이 아닐까요. 그곳 사람들과 함께 지내고, 한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술잔을 기울여야 비로소 그 나라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미리 일러두건대, 이 여행법은 수많은 여행 방법의 하나일 뿐입니다. 여유로운 호캉스, 궁색한 무전여행. 자신의 상황과 스타일에 맞는다면 그게 다 최고의 여행법입니다. 만약 이 책을 덮고 당장 워크어웨이로 여행을 떠나야겠다는 마음이 든다면, 아마 워크어웨이 운영진만 기뻐할 것입니다. 저는 그 웹 사이트로부터 어떤 수수료도 받지 않습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딱 하나. 새로운 시각으로 여행을 한번 바라봤으면 하는 겁니다. 진정한 여행은 대화가 안 통해도, 서로 문화가 달라도, 충분히 교감할 수 있는 현지 친구를, 가족을, 또 다른 고향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게 했을 때 발견할 수 있는 자아가 있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 신경 쓰지 않았던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이 새로운 문화를 거울삼아 비추어집니다.

    

그럼 이제부터 워크어웨이를 통해 만난 여덟 개국 여덟 가족 이야기를 하나씩 풀고자 합니다. 수많은 사람을 만났고, 더 많은 저 자신을 만났던 이야기입니다.     


* 카우치서핑(CouchSurfing): 온라인 여행자 커뮤니티. 집에 남는 소파 따위를 여행자에게 잘 곳으로 베푸는 호스트를 찾을 수 있다. 여행자는 공짜 숙박과 현지 친구 사귀기를 동시에 해결한다. www.couchsurfing.com

** 워크캠프(Workcamp): 다국적 청년들이 동고동락하며 환경·개발·평화·건축·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봉사 활동을 진행한다. workcamp.org


브런치 구독자분들께 인사드리는 영상입니다!


*2020년 4월 19일까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출판 제작비를 모으고 있습니다.

후원자분들께 가장 먼저 책과 선물을 배송해드린 뒤, 이후 동네책방에 입고(5월 예정)될 예정입니다.

이 책을 가장 빨리 만나보시는 방법은 아래를 참조해주세요.


후원 방법(책 구매 방법)

1. URL을 통해 텀블벅 크라우드펀딩에 접속한다. https://bit.ly/3aTShfQ

2. 회원가입 후 구매할 책(리워드)을 선택한다. (1권=14,500원)

3. 펀딩이 끝난 4월 20일, 결제가 진행되며 이후 배송이 시작된다.



여행 에세이를 쓰고 있습니다.

20대에 20개국 가기, 라는 꿈이 있습니다.

또래 친구들이 어떻게 하면 배낭여행을 더욱 쉽게 떠날 수 있을지 거듭 고민합니다.

저는 작가 지망생 윤경섭입니다.


혹시 질문이나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다면 인스타그램이나 이메일, 댓글로 남겨주세요.

낮은 자세로 항상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인스타그램: yoon_istraveling

이메일: yoonistraveli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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