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면 새롭고, 다양한 멕시코의 '술' 이야기
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음식에 대해 관심이 많다면 술에도 관심이 있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음식과 술을 페어링해서 즐기는 문화가 퍼지며 이런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고 느낍니다. 이 음식에는 이런 술, 이라는 공식같이 정해진 듯한 조합도 있지만 새로운 조합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죠!
저는 술을 좋아해서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전통술에도 관심이 있고 다른 나라의 술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멕시코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멕시코의 술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겨 다양한 조사를 통해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멕시코 시리즈의 한 이야기로 '멕시코의 술 이야기'를 준비해봤어요.
한 나라의 음식을 이해한다는 건 문화를 이해한다는 것과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술에 대해 관심이 없더라도 멕시코의 술에 대해 함께 알아보는 건 어떨까요? 물론 술을 즐기는 분들에게도 좋은 글이 될 거라 기대합니다! 그럼 멕시코의 술 이야기 시작합니다.
먼저, 풀케에 대해 영상을 통해 이해해볼까요?
영상을 통해 풀케가 무엇인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멕시코에서는 풀케를 어떻게 마시고 즐기는지 알 수 있었는데요, 그럼 풀케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볼게요.
풀케(Pulque)는 멕시코의 전통 발효주입니다. 용설란(agave)을 가열하여 나오는 수액인 아구아미엘(aguamiel)을 발효시켜 만드는 술로, 알코울 도수가 낮은 음료이며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합니다. 아구아미엘은 10% 정도의 천연 당물을 포함한 즙으로, 이 즙이 자연속에 존재하는 천연 효모와 작용하여 자연스럽게 발효가 일어나 풀케가 완성됩니다. 완성된 풀케는 불투명한 우유색을 보이며 약간의 점성을 보이게 됩니다. 이런 풀케는 멕시코의 전통 명절인 망자의 날(el Día del Muerto)에 마시는 음료로 유명합니다.
풀케를 만드는 원료인 '용설란'은 건조하고 쌀쌀한 기후에서 잘 자라며 풀케는 멕시코 중앙지역에서 주로 만들어지고 소비됩니다. 용설란은 우리나라에서 멕시코 선인장으로 알려져있지만 다른 종류입니다. 잎의 가장자리에 날카로운 가시가 있는 모양이 전설 속 용의 혀와 닮았다고 해 동양에서는 용설란이라는 이름이 붙게되었습니다.
이 풀케는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을까요?
선(先)콜롬비아 시대(Pre-Columbian era)에 멕시코 중부 지방 이달고주(Hidalgo)에서 최초로 생산되었다. 풀케의 기원은 9~12세기에 번성한 톨테카(Tolteca) 시대가 시조로 알려져 있으며, 최초의 역사적 기록은 멕시코 정복자 에르난 코르테스(Hernán Cortés)가 1524년 10월 15일 스페인 카를로스 1세에게 보낸 보고서에 “풀케는 이곳 원주민들이 마시는 포도주다”라고 표현한 문서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본래 신성하게 간주되어 종교 의식에 사용되었고, 성직자를 포함한 상류층에 사용이 제한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풀케 (두산백과)
지식백과를 통해 풀케의 기원과 과거 풀케의 의미를 찾아보았어요. 종교적인 의미로도 사용된 풀케는 과거 아즈텍 문명에서는 풀케를 신들의 음료라고 불렀으며 아즈텍 신화의 '마야우엘'이라는 여신과 연관된 풀케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풀케는 어떻게 만들어지며 그 맛은 어떨까요?
풀케를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용설란에서 수액을 추출하여 일정 시간 발효시키면 완성입니다. 하지만 용설란을 완전히 재배하는 데 드는 시간(약 10년에서 12년)이 길기 때문에 더욱 더 귀한 술이라고 생각합니다.
풀케의 맛은 우리나라의 막걸리와 그 맛이 흡사하다고 합니다. 약간의 맛의 차이는 신맛과 단맛에 있습니다. 곡물을 발효한 술(막걸리)은 구수한 향이 있고, 당질물을 이용해 발효한 술은 약간 시거나 단 것이 특징입니다. 즉, 풀케의 맛은 막걸리보다 조금 더 시고 단맛이라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 그 맛이 상상이 가시겠죠?
데킬라(Tequila)는 용설란에서 추출한 수액(aguamiel)이 발효된 풀케를 2회 이상 증류해서 만드는 높은 도수의 증류주입니다. 도수는 대략 40도 정도로 무색에 투명한 술입니다. 과거에는 인기가 별로 없는 술이었지만 데킬라라는 재즈에 의해 유명해졌으며, 특히 1968년 멕시코 올림픽을 계기로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냄새가 없고 산뜻한 맛으로 다양한 칵테일로 만들어 먹기 좋은 술로 알려져있습니다.
데킬라는 초기 라틴아메리카 이주민들이 선호하던 유럽에서 직수입한 와인, 위스키 등의 가격 문제와 물량 문제로 인해 다른 해결책을 모색하다 자체 생산에 눈을 돌리게 되면서 나온 술입니다. 원주민들의 술인 풀케를 증류하여 더 높은 도수의 좀 더 순수한 알코올을 추출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데킬라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데킬라는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질까요?
아래 영상을 통해 알아볼까요!
영상을 통해 데킬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고 오셨는데요, 내레이션이 영어이긴 하지만 영상을 통해 만드는 방법을 어렵지 않게 이해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말로 다시 한 번 데킬라 만드는 과정, 알코올 발효에 대해 설명해드릴게요.
첫 번째, 용설란 수액을 추출합니다.
용설란을 수확한 뒤 잎은 제거하고 구형의 괴경(영상에 나오는 동그란 모양)을 남깁니다. 이 괴경을 분쇄한 뒤 60도 정도에서 24~36시간 정도 구워줍니다. 이 과정에서 aguamiel에 존재하던 당이 발효성 당으로 분해됩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용설란이 부드러워집니다. 이 부드러워진 용설란의 섬유소를 잘게 자른 뒤 짓이기면 용설란 nectar가 나옵니다.
두 번째, 발효 과정입니다.
이렇게 얻어진 용설란 nectar를 발효시키면 풀케가 되는데요, 전통적인 방법으로 풀케를 만들 때는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고 자연 상태 그대로 두어 발효하게 됩니다. 이렇게 천연 발효의 경우 약 5~10일 정도 소요됩니다. 현대적으로 발효하는 과정에서는 인위적으로 설탕과 미생물을 주입해서 2일에서 3일 정도 발효하게 됩니다.
여기서 잠시 알코올 발효에 대해 이야기 해볼게요!
알코올 발효는 산소가 없는 혐기적인 환경에서 발효성 당과 효모가 만나 알코올 생성하며 CO2 를 생성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알코올 발효를 담당하는 대표적인 미생물은 효모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알코올이 생성되며 CO2 가 함께 생성되기 때문에 탄산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증류합니다.
앞에서 용설란 수액을 이용해 발효시켜 만든 풀케를 증류하면 데킬라가 되는데요, 총 2번의 증류 과정을 거쳐야만 진정한 데킬라가 됩니다. 처음 증류가 끝난 뒤의 데킬라 알코올 농도는 25%, 두 번째 증류가 끝난 뒤의 데킬라의 알코올 농도는 55% 이하의 알코올 농도를 가지게 됩니다.
이렇게 증류한 데킬라를 숙성하면 그 기간에 따라 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게 됩니다.
데킬라는 숙성기간 별로 블랑코(Balnco), 레포사도(Reposado), 아녜호(Anejo)의 3종류로 구분하게 됩니다.
블랑코(Balnco)는 투명한 데킬라로 숙성 과정을 전혀 거치치 않은 것으로 데킬라 본연의 향과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풀케의 향을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는 종류입니다. 법적으로 증류 후 6일 이내 출하된 데킬라를 의미합니다.
레포사도(Reposado)는 법을 기준으로 하면 60일 이상 1년 미만 숙성한 데킬라를 의미합니다. 참나무 통에서 숙성시키며 숙성과정에서 황금빛을 띄게 됩니다. 블랑코 보다는 옅고 부드러운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녜호(Anejo)는 가장 오래 숙성시킨 데킬라로 1년 이상 숙성한 데킬라를 의미합니다. 레포사도에 비해 더 진해진 색과 향과 맛이 더욱 부드러워집니다.
이런 데킬라는 스트레이트로도 마시지만, 도수가 높기 때문에 칵테일로 만들어 먹는 것 또한 유명합니다. 데킬라로 만들 수 있는 대표적인 칵테일 두 가지는 Tequila Margarita와 Tequila Sunrise입니다.
아래 두 가지 칵테일을 만드는 레시피와 방법을 영상으로 첨부한 좋은 사이트가 있어 공유합니다. 만드는 방법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서 확인해주세요!
시원한 맥주 하나 주세요!
¡Una cerveza fría, por favor!
[우나 쎄르베사 프리아, 뽀르파보르]
멕시코는 많은 수입 상품들이 수입되고 있지만 의외로 적은 것이 맥주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맥주들이 수입되어 판매되고 있지만 그렇게 판매량이 높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멕시코 국내 맥주의 수준이 높은 것에 있습니다. 크게 두 회사가 맥주 시장을 나눠 가지고 있고 지역별로 다양한 맥주도 존재합니다. 미국과 비슷하게 멕시코에서 맥주는 음료 등의 대용으로 이용되었기 때문에 도수가 낮은 것이 특징이고 지역별로 다양한 맥주가 발달했습니다.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전 세계적으로 깔끔하고 상큼한 맥주가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그 즈음 하이트 맥주가 등장했고, 이후 카스가 등장했습니다. 이런 맥주들에서 떠오르는 상쾌함, 깔끔함 등이 맥주의 특징으로 자리 잡은 데는 멕시코의 코로나 맥주가 영향을 주었습니다. 코로나 맥주는 노란색과 함께 입에서 부서지는 작은 기포와 진하지 않은 호프의 향이 가볍게 마시기 좋은 맥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런 가벼운 맥주의 유행에 반작용으로 유럽의 짙은 향과 깊은 맛의 맥주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우리나라에서도 기네스, IPA 등을 비롯한 쌉싸름한 맛의 맥주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멕시코의 맥주 시장을 잡고 있는 두 회사에 대해 알아볼까요?
첫 번째 회사는 그루프 모델로(Grupo Modelo) 입니다.
1925년에 설립된 회사로, 대표적으로는 코로나를 생산하는 멕시코 맥주 시장에서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그루프 모델로에서는코로나, 코로나 바릴, 모델로 에스페시알, 네그라 모델로, 레온, 파시피코, 빅토리아 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회사는 세르베세리아 콰우테목 목테수마(Cervecería Cuauhtémoc Moctezuma) 입니다. 세르베리아 콰우테목 목테수마는 1980년 설립되었으며, 현재 세계 3대 맥주회사 중 하나인 하이네켄이 2010년 인수 해 현재 하이네켄의 자회사가 되었습니다. 세르베세리아 콰우테목 목테수마에서는 솔, 인디오, 보헤미아, 도스 에퀴스 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flickr / @Tommie Hansen @Daniel Dionne @Erik Cleves Kristensen[왼쪽부터 저작권자]
그루프 모델로의 코로나와 비슷한 느낌의 솔과 흑맥주인 인디오를 주력으로 하여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헤미아는 독일식 필스너 방식으로 제조된 맥주로, 쌉싸래한 맛이 일품이며 맛과 향 모든 면에서 돋보이는 맥주입니다. 세계적으로 상도 많이 받았던 맥주이며 보헤미아와 비슷한 맛의 맥주가 라틴 아메리카 국가에도 생기기 시작하며 여러면에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DOS EQUIS XX!
도스 에퀴스, 도스 엑기스라고 부르는 맥주인데요, 세르베세리아에서 만드는 맥주로 향이 진하지만 부드러운 맛을 가진 맥주입니다.
멕시코 여행을 다녀온 친구가 이 맥주가 먹고 싶다고 그래서 멕시코 음식점 서치를 해서 멕시칸 음식과 함께 먹어보았는데, 맛있었던 기억이 나요! 라임을 넣어서 서브해주셨는데 따로 먹는 것도 맛있을 것 같은 맥주였습니다.
이렇게, 멕시코에서는 위의 2개의 기업이 맥주 시장을 이끌고 있습니다. 각 회사들은 다양한 맥주를 판매하고 있으며,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대량 생산하는 맥주 외에도 지역별로 잘 만들어진 맥주들이 있습니다. 멕시코 여행을 가신다면 그 지역에만 있는 맥주가 있는지 찾아보고 마셔보는 묘미도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멕시코에서 와인은 식민지 시대에 시작된,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술 중에 하나입니다. 하지만 현재는 프랑스 등의 유명한 와인 생산지를 중심으로 와인이 유통되고 전세계적으로 소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멕시코의 와인 시장은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멕시코 와이너리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멕시코의 와인 소비량은 연평균 8~12%의 성장률을 보였다고 합니다. (http://www.sommelier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9141)기본적으로 중년 남성에게 인기있던 와인이 최근에는 젊은 사람들에게도 인기를 얻으며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래 기사를 통해 멕시코 와인 시장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멕시코 와인 시장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링크를 첨부합니다.
이런 국내 성장세에 따라 세계적으로 멕시코 와인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데요. 앞으로 성장세가 주목되는 멕시코 와인 중 책에서 추천하는 한 가지 와인을 소개할까 해요.
멕시코를 상징하는 와인 중 하나인 라 세토의 프리 시라 (L.A. Cetto's Petite Sirah)입니다.
프티 시라는 포도의 한 품종으로 프랑스의 시라 품종에서 기원한 것입니다. 프랑스에서는 맛이 너무 드라이하고 강하여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바라칼리포니아의 바이예 과달루페 지역에서 자란 프티 시라는 탄닌이 풍부하며 후추향을 가진 강한 맛이 인상적으로 강한 드라이함을 보입니다. 고추가 많이 들어가는 멕시코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와인 중 하나입니다.
라 세토는 8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멕시코의 대표적인 와인 브랜드입니다. 다양한 와인 경연대회에서 수상한 기록이 있는 브랜드이며, 프티 시라도 1988년부터 현재까지 많은 상을 수상한 와인입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멕시코에서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한 술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생각보다 다양한 술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만큼 이 글을 작성하는 데도 상당히 많은 기간이 걸렸습니다. 풀케부터 시작해 데킬라, 우리나라에서는 잘 찾을 수 없는 다양한 멕시코의 맥주, 생각보다 역사가 깊은 와인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제가 준비한 멕시코 시리즈는 여기까지입니다.
타코 부터 시작해서 토르티야, 살사, 멕시코의 술 이야기까지 해보았는데요, 제가 이야기한 부분은 멕시코 식문화의 아주 일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더 깊게 공부한다면 더 많은 이야기들을 해볼 수 있을 텐데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하지만, 제가 준비한 멕시코 시리즈를 통해 조금이나마 멕시코 식문화를 이해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음 시리즈를 준비하기 전에 멕시코 편에서 조금 더 이야기하고 싶은 이야기로 번외 편으로 한 번 더 찾아올까해요.
어떤 내용으로 찾아올 지 기대해주세요!
* 참고 자료 : 멕시코를 맛보다, 최명호, 산지니, 2014
* Headline Photo by Joost Crop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