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연습을 매번 러닝 머신 위에서 하다가 밖에 나가 연습을 하던 곳이 있었다. 동네 근방에서는 제일 큰 공원이라 가깝기도 하고 길이도 적당해서 매 번 그곳을 갔다. 하지만 그곳에는 항상 사람들이 많았고 경사가 너무 심해 뛰다가 한 번씩 다리를 들지 못할 정도였다.
4번 정도 뛰다가 다른 곳에서 한번 뛰어보고 싶은 생각에 운동장에서 뛰었는데 한 바퀴에 400m 되는 곳이다 보니 30바퀴는 뛰어야 했다. 조금 지겨운 감이 있지만 시멘트 바닥이 아닌 우레탄으로 되어있어 무릎과 발목에 확실히 부담이 덜 가서 가볍게 운동할 때는 운동장이 좋을 것 같았다.
그래도 마라톤 대회가 운동장이 아닌 길 위를 뛰는 것이라 어디가 좋을까 하다 주변 지인들에게 계곡이 흐르는 곳 따라 길이 만들어진 곳이 있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자전거도로와 걷기가 잘 되어있는 하천인데 길을 잘 닦아둬서 왕복으로 갔다 오면 15km 정도가 된다길래 바로 차를 끌고 갔다.
출발하는 지점이 어딘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도를 보니 화장실도 있고 무료주차장이 있는 곳에서 출발하면 될 것 같아 주차를 하고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도통 어디가 어딘지 이 길이 맞는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기를 몇 번 했다. 그러다 표지판을 보고 갔는데 웬걸? 어딘지를 몰라 휴대폰으로 지도를 켜서 보니 더 모르겠어 결국에는 큰 도로가를 뛰어 어딘지도 모르지만 돌아 돌아 주차장까지 겨우 왔다. 초보인 나는 마라톤 하는 길이 어딘지를 몰라 길을 헤매다 진을 빼고 올 수 있다는 걸 알았기에 더 확실하게 알아내서 다시 한 번 더 도전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인적이 드문 곳인데 아스팔트로 되어있고 오고 가는데 산이 있고 마라토너들이 많이 연습한다는 곳을 갔다. 확실히 여기는 사람은 드문데 차들이 많아 차와 역방향으로 가는 것이 부담스러웠고 마지막 코스는 내가 주로 가던 공원 경사로 3km 넘게 되어있어 결국에는 걷다가 다시 돌아 내려왔다. 그래도 9km를 돌고 오니 제일갈만한 곳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던 곳 중에 하나이다.
이렇게 초보인 마린이는 뛰는 곳만 뛰어야 하는 것이 암담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마린이들도 나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면서 배우고 나름의 추억도 만들어보는 것 같다. 그래서 다들 마라톤 동호회를 들어가고 하는 거구나 생각도 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동호회를 들어갈까 생각을 했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솔직히 다 같이 모여서 연습하고 또 친화력을 위해 모여서 회식도 하고 하는 감정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이 힘들다. 일하는 거에 에너지 쏟는 것이 아직은 좋고 또 육아를 하면서 쏟는 에너지도 많기에 당분간은 개인으로 마라톤을 멋지게 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