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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리는 아이

by 서동휘 Mar 26. 2025

   

나는 정말 물건을 잘 잊어버리는 아이였다. 지금도 친구들에게 미안한 일이 있다. 

연필을 7자루를 가져가면, 집에 가져오는 연필은 하나였다. 


친구들에게 무언가를 빌려도, 결국 잃어버리고 만다.      

지금도 기억이 난다. 4학년 때의 일이다. 나는 친구가 준 물건을 잊어버렸다.      

“야 내 물건 어딨어?” 

“응? 내가 빌렸었나?” 

“1시간 전에 내가 빌려줬었잖아”   

   

이렇게 물건을 잘 잃어버리다 보니, 학교 가기도 싫었다. 나는 내 물건도 

잃어버렸다.  

    

“나 학교에 안 갈래, 난 내가 너무 싫어.”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누가 조금이라도 찾도록, 이름을 써보는 건 어떨까?”

라고 엄마께서 알려주셨다.     

 

그래서 내가 학교에 물건을 가져가기 전에, 이름을 썼다. 이름을 쓴다는 건 

내것이라는 확실한 표시니까.   

   

결국 또 잃어버리고 말았다. 잃어버림이 익숙해지니까. 또 학교에 가기가 싫었다. 

‘나는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아이구나.’ 라는 판단하에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나는 물건을 잃어버리는 것이 나의 일상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이 문제는 나를 괴롭혔다.  

    

그들은 나를 믿고 물건을 빌려주었지만, 나는 그 믿음을 자주 저버렸다. 연필 하나를 집에 가져오는 것도 힘든 일이었고, 친구들이 내게 물건을 찾으라고 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들의 실망한 표정을 보며, 나는 점점 더 위축되었다. 

    

학교에 가는 것이 두려워졌다. 매일 아침, 가방을 챙기면서도 불안한 마음이 가득했다. 오늘은 또 무엇을 잃어버릴까? 친구들과의 대화 속에서 나의 실수는 늘 화제가 되었고, 그럴 때마다 나는 더욱 작아졌다. “왜 이렇게 물건을 잘 잃어버리니?”라는 질문은 나에게 상처가 되었다. 나는 나 자신을 비난하며, 점점 더 자신감을 잃어갔다. 

    

엄마의 조언대로 이름을 쓰기 시작했지만, 그것이 나를 구원해주지는 않았다. 이름을 썼다고 해서 물건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름을 쓴 물건이 더 눈에 띄어 잃어버렸을 때의 실망감은 배가 되었다. “내 이름이 적힌 물건이 왜 사라졌지?”라는 생각이 나를 더욱 괴롭혔다. 결국, 나는 물건을 잃어버리는 것에 익숙해져 버렸다. 잃어버림이 나의 정체성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물건을 잃어버리는 것이 나의 일부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물론 여전히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를 사랑하기로 결심했다. “나는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아이지만, 그 외에도 많은 좋은 점이 있어.”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나를 조금씩 변화시켰다.    

 

그러나 나는 은따를 1번 당한다. 

이 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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