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군 군번줄 Oct 03. 2022

두 번째 군복! 개성의 자유가 허락된 체육복

두 번째 군복을 모으게 된 여군의 소심한 쇼핑 취미

군인에게 있어서 체육복은 반드시 가지고 다녀야하는 두 번째 복이다. 오후 4시부터는 체력단련 시간이기 때문에! 출근을 할 때, 체육복은 필수이다. 체육복을 들고 가지 않고 출근을 했다면?? 일과시간을 제대로 하지 않을 의지로 출근한 것이다!! 그래서 생겨난 나의 소심한 취미는 개성있는 체육복 모으기이다. 뜬금없이 체력단련 이야기를 하다가 쇼핑 이야기? 에 궁금증이 생기겠지만, 체력단련 시간에 좀 더 경건한 마음으로 임해야겠다는 나의 남다른 의식이라 하며 그 의미를 붙여본다.

좋은 운동화 신구 폴짝폴짝 뛰어야지~~


그렇게 소심하게 모은 체육복은 벌써 계절별로 2~3벌이다. 쇼핑의 "ㅅ "도 모르는 내가! 이렇게 체육복을 살 수 있었던 것은 남자친구의 말과 도움 덕분이었다. 사복(보급품이 아닌 사제 옷을 지칭하는 말)을 고집하며 "나도 여자가 되고 싶어~" 노래 부르던 나에게 남자친구는!! 말했다.  "우리같은 군인은 깐지나는 체육복 몇 벌만 있으면 일상생활은 거뜬해~" 처음에는 이해를 하지 못했지만 4년차 군인이 되어보니 말하기도 전에 체육복 쇼핑을 데이트 중에 하나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패션감각. 원하는 스타일만 이야기를 해주면, 뉴에라, MLB, 나이키, 노스페이스 등등 브랜드별로 신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옷을 골라준다. 그의 철학인 셋업(세트로 옷을 입는 것)이기 때문에, 상의, 하의, 신발는 기본 장착이고 기분 좋으면 모자에 양말까지 고른다.


이러니.. 쇼핑하자고 할 때는 큰 결심이 필요하다.. 초반에는 즐거워서 한 달에 한 번 씩 하곤 했었는데..  한 두 달 해보니까 등골이 휘겠더라.. 아무리 내 직업을 위한 군복이고, 경건한 의식이라 해도.. 지금은 최대한 줄여서 3개월에 한 번씩, 상여금 받았을 때나 하고 있다. 보급으로 받는 군복도 좋지만, 이렇게 소심하게나마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체육복을 입고 오늘도 출근을 한다. 난 하루에 군복을 두 번 입는다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