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대로, 생각한 대로

by 헤일리 데일리

고요한 새벽. 알람 없이 나는 눈을 뜬다. 대게 4시에서 5시 사이다. 아주 피곤하면 시계는 5시를 살짝 넘겨있다.

책상에 앉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영어책을 필사하는 것. 작년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대략 서너 권을 써왔다. 지금 필사하는 책은 <지극히 영어적인 문학의 문장들>이다.



이 책의 특징은 현대 영미 소설 속 문장들을 큐레이션 해서 엮었다는 점이다. 기존의 긍정 선언문 위주의 필사서와는 다르다. 문학 속 한 페이지를 발췌해 번역은 물론, 단어 뜻 정리에 작품 해설까지 담아냈다.



특히 좋았던 점은, 비교적 최신 베스트셀러작 기반으로 목차가 구성되었다는 사실이다.

- 우리가 끝이야
- 가재가 노래하는 곳
-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 미 비포 유
- 오베라는 남자 등(etc).


유명 소설의 원문과 작품해설을 읽으니 저절로 풀 스토리가 궁금해진다. 그래서 나는 역으로, 해당 원서를 찾아 책 전체를 읽기 위해서 제목 리스트업을 하는 중이다. 그만큼 큐레이션 자체가 흥미진진함을 더해준다.



문학성 높은 작품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가끔 문장 자체가 어렵고 직역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만큼 난이도가 있기 책이어서, 영어 실력이 중상급인 분들께 강력 추천하는 바다. 물론 한글 번역이 주어지기 때문에 누구나 읽을 수 있다.




이렇게 나는 때론 감동적이고, 때론 인사이트 넘치는 문장들을 새기며 하루를 살아갈 힘을 채운다. 요즘 필사 문화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문득 그 '문화'가 무엇일지 의미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문화의 정의를 국어사전으로 찾아봤다.


문화란,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일정한 목적 또는 생활 이상을 실현하고자 사회 구성원에 의하여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동 양식이나 생활양식의 과정 및 그 과정에서 이룩하여 낸 물질적ㆍ정신적 소득을 통틀어 이르는 말. 의식주를 비롯하여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따위를 모두 포함한다.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나에 한하여 사전적 정의를 풀어보면, 필사는 내가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영어라는 언어를 학습하는 동시에, 생활 속 인사이트를 얻고자 습득한 행동 양식이다. 이 과정에서 이룩한 정신적 소득이 곧 필사 문화의 진정한 성과일지니! 이 자양분을 바탕으로 인생의 정신적/물질적 지향점을 향해 묵묵히 나아가려 한다. 인간은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