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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조 Jan 15. 2024

'벌크'의 유혹

박리다매로 돈을 버는 덴 이유가 있다.

너무 올라버린 물가 탓일까, 꼭 필요한 것만 샀다고 생각했는데 카드 사용액이 어마어마하다. 


<1/13>

- 가족들과 점심(엄마 생신) 106,000원

- 편의점에서 과자구입 4,500원


<1/14>

- 점심 배달 20,000원

- 장보기 배달 18,000원


<1/15>

- 남자친구 생일상 겸 식재료 장보기 40,000원

- 물에 타먹는 레몬 구입 32,000원



3일간 쓴 돈이 무려 22만 원가량이다. 한 달 생활비로 잡아둔 15만 원은 훌쩍 넘는다. 정말 15만 원으론 한 달 생활이 불가능한 걸까? 아니면 내 소비 습관이 엉망인 걸까? 혼돈의 카오스다. 다른 사람들도 이 정돈 쓰고 사는 걸까? 보통 한 달에 어느 정도 저축을 할까? 선 넘는 질문들이지만 너무 절실하게 궁금하다. 그런데 그 마저도 목적이 불분명하다. 많이 쓸 수밖에 없는 현실을 합리화하고 싶은 걸까, 나만 그런 게 아니라고 위안 삼고 싶은 걸까. 아마 다겠지.



예전부터 대용량으로 사는 버릇이 있다. 대용량일수록 개당 가격은 낮아져 싸게 구매한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아, 물론 지속적으로 쓰거나 금방 소비되는 물건이라면 대용량으로 사두는 게 맞지만 대부분 그런 품목(휴지 같은...)은 애초에 기본이 벌크다. 굳이 벌크로 사야 하는 물건은 잘 없다는 뜻이다. 



집에 있으면 정말 매일, 꾸준히 사용할 거라고 다짐하지만 막상 싫증도 나고 더 좋은 게 눈에 보인다. 그럼 그걸 또 사고 싶어 진다. 또 대용량으로 산다. 그럼 같은 품목이 쌓이고 돈 낭비만 남는다. 간혹 당o마켓에 나 같은 사람이 너무 많이 사서 판다는 판매글이 종종 올라온다. 팔 땐 훨씬 싸게 팔아야 하니 손해지만 웃기게도 판 돈이 또 용돈 생긴 기분이라 다른 곳에 헤프게 쓰게 된다. 



그에 반해 남자친구는 딱 필요한 물건만 사고 필요한 양만 산다. 그게 더 비싼 축에 속할지라도! 다 쓰면 다시 사고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쓸 수 있다면 그렇게 한다. 딱히 그러려고 애쓰지도 않는 걸 보면 그냥 물욕도 없고 100% 갖춰놓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다. 사랑하면 닮는다는데 이런 것도 좀 닮아보자. 



[오늘의 다짐]

* 가족모임이나 장 보는 것 외엔 외식이나 배달은 없다.

* 식재료는 냉장고 털이가 끝나면 사자. 

* 대용량 구매는 금물. 분명 싫증 날 것이다.

* 무소유의 마인드로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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