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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조 Jan 11. 2024

나의 현재 금전출납 상황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 서울 오피스텔 월세 자취 중.

- 직장인

- 30대 여성

- 차 없음


지출에 직결되는 나의 현 상황들이다.


매월 21일 월급이 입금되면 익월에 나갈 고정비, 생활비, 결제될 신용카드 사용금액을 다른 통장으로 빼둔다. 그리고 나머진 모조리 적금통장행. 고정비에 집 관리비와 도시가스 요금이 포함이라 유동성이 있어 조금 여유롭게 빼두긴 하나, 겨울엔 도시가스 요금이 뒤통수를 친다. 언제나 초과다. 


다음 달에 사용할 생활비로 15만 원을 빼둔다. 식비, 꾸밈비, 기타 비용이 여기에 속하는데 이 또한 매번 초과된다. 회사에서 점심은 도시락을 간단히 싸서 팀원들과 먹는다. 대신 매주 화요일은 외식데이로 정해서 사 먹기도 한다. 회사 근처 식당들 물가는 보통 9000원~13000원 정도다. 한 달 기준 45000원 정도 지출이라 볼 수 있다. 매일 사 먹었다면 식비로만 30만 원 정도 지출이다. 매일 도시락 싸기 정말 귀찮지만 다들 어쩔 수 없는 물가에 귀찮음을 감수하고 있다. 


점심 도시락은 주로 '냉털'(냉장고 털기)을 한다. 압착 귀리와 냉동 다진 야채를 넣고 죽을 끓이다가 닭가슴살 한 덩이를 숭덩숭덩 잘라 대충 섞는 게 요즘 메뉴다. 


문제는 저녁식사. 

하루 종일 고된 업무에 치인다. 떡볶이, 마라탕, 치킨, 햄버거가 마구 떠오른다. 퇴근길엔 유혹하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집에 가서 어느 세월에 만들어서 먹지. 그 20~30분을 못 참고 결국 음식을 포장해 온다. 그럼 보통 7000원~10000원 정도 지출한다. 


매일 저녁을 사 먹는 건 아니지만 점심을 가볍게 먹었다는 생각에 사 먹어도 된다는 합리화를 하게 된다. 그럼 차라리 점심을 사 먹을걸. 건강과 돈을 챙기려고 귀찮아진 건데 정작 귀찮아도 되는 식사에 돈이 나간다. 저녁식사 지출 비용을 끊어내야 한다. 


다행인 것은, 옷이나 신발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는 편이다. 아,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관심은 많지만 물욕이 심하진 않다. 물건을 깨끗이 쓰는 편이라 옷, 가방, 신발 등이 몇 년이 지나도 멀끔하다. 주로 클래식한 디자인과 색상이 취향이라 오래 입어도 질리지 않는다. 다만, 액세서리엔 물욕이 많은 편. 데일리 아이템으로 끼는 금반지가 몇 개 있음에도 다른 디자인이 욕심난다. 매번 금으로 사는 건 통장이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아 은반지를 자주 산다. 


며칠 전, 알o 익스프레스에서 직구로 액세서리를 저렴하게 구매했다. 반지 2개와 목걸이 1개를 합해서 대략 75000원. 하나 가격으론 살만 했는데 모이니 큰돈이다. 자고로 알o는 중국의 다이소 같은 맛이 있는데 말이야. 앞으로 결혼반지 구매 후엔 액세서리 구매는 금물이라 다짐한다. 


최근 남자친구와 배달과 외식이 잦았다. 주로 먹는 건 치킨, 햄버거, 디저트. 배송비는 2~3000원 정도. 매번 '내가 이러려고 돈벌지'하며 먹지만 어느덧 신용카드 사용액은 n십만 원이 찍혀있다. 이 돈으로 마트를 가면 장 몇 번은 봤겠다. 장 한번 보면 3일은 먹을 텐데 역시나 후회의 연속이다. 


연초에 동생과 돈을 모아 아버지 휴대폰을 바꿔드리기로 했다. 월말엔 새해를 맞아 친구들 모임도 있고. 이렇게 목돈이 나가는 경우가 점점 늘어날 것 같다. 한 순간의 유혹으로 필요 없는 지출은 정당화하면서 꼭 필요한 지출은 아까워하는 게 아이러니하다. 


대체불가인 꼭 필요한 것들만 사도 빠듯한 현실. 어제까지 쓴 돈은 어쩔 수 없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나름 의미도 있었다. 그러나 이젠 정말 정신 차리자. 


나에겐 '결혼', '신혼집'이라는 거대한 산이 남았다. 

일단 이 산부터 넘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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