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계약서에 도장은 찍었습니다만,
아침에도 글을 써보고 상담 중간 남는 시간에도 써보고, 퇴근 후 간신히 얻은 혼자 만의 시간에도 글을 써보았지만, 제일 나와 잘 맞는 시간은 새벽인 건 확실하다. 물론 오글거리거나 감성에 취할 수도 있겠으나 원고 작성하는 글은 적어도 그렇지 않을 테니까. (이 글은 감성에 취해 있는 하소연 정도로 끝날지도 모릅니다만)
(지난여름 퇴고 후 출간 계약서에 도장은 쾅 찍었습니다만, 별로 진척 없이 몇 개월이 훌쩍 지나갔네요.
아무것도 안 한건 아니고, 쓰기도 썼고 다시 수정도 하고.. 온통 책 생각뿐이니까요. 다만 그간에 원고라고 썼던걸 좀 엎어야 하다 보니 이지경이 됐는데, 다시 써낸다고 불안감이 없어지진 않겠지만(최악의 상황도 생각은 하고 있으니) 자기 계발서라는 건 어떻게 쓰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편집자님이 제일 잘 아실 테니까 믿고 따라가 보자 하며 초보 작가는 어쨌든 최선을 다해 쓰고 있는 중이나.. 스스로 정한 초고 마감일도 못 지킬 거 같고요)
한참 코로나 심할 때 보다 없는 상담 케이스에, 하고 싶은 일 가득 하나 글쓰기가 내 눈앞에 있어 어디에 발 담그지 못하고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
한동안은 밤에도 아빠만 찾더니 요즘은 엄마만 찾는 아이 덕에 집에 있을 땐 오롯이 붙어있어야 하는데, 이젠 새벽마저도 나를 찾는
“엄마 드래건아 어디 있어?” (———> 뽀로로 동화가 아이의 언어로 각색됨)라고 부르는 소리에
한 시간 만에 한 꼭지 쓰고 다시 아이 곁으로 돌아와 잠들 수 없어 핸드폰으로 쓰는 글이라는 하소연과 함께.
그나마 막 뛰어나와 부르지 않아 다행이다 싶고,
오늘도 글감과 목차와 꼭지들이 뒤죽박죽 된 상태에서 그냥 딴짓하다 잠에 들 예정인 예비 작가는 도장 찍은 그 책이 세상에 나오는 것이야말로 계약한 것보다 더 기적 같은 일이 아닐까 하며.
내게 책 쓰기는 어떤 의미를 주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