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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훈 Dec 26. 2023

누가 만성통증의 덫에 빠지는가?

만성통증의 민낯을 만나는 길

통증기능분석학회 추계 학술대회 강의록 초록 : 만성통증 증후군, 세 번째 화살의 비밀(5)



누가 만성통증의 덫에 빠지는가?


만성통증은 통증에서 끝나지 않는다. 감정을 파고드는 통증은 고통으로 부패한다.



가) 급성통증이 만성통증으로


대부분의 급성통증은 3개월 이내에 사라지며 아래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일부만이 만성통증으로 진행한다.

 

대부분의 급성통증은 3개월 이내 사라진다.


급성통증이 만성통증 증후군으로 진행하는 데 영향을 주는 요소는 다음과 같다.


- 급성통증 발생 시 심한 통증

- 급성통증 발생 시 부정적 감정

- 기존에 가지고 있던 정신과적 질환 (성격 장애, 불안 장애, 우울증 등)

- 사회적 지지가 약한 경우

- 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된 경우

- 방사통 (팔이나 다리로 뻗어나가는 통증)

- 45세 이상

- 여성, 임산부

- 이전에 만성통증을 앓았던 병력

- 만성두통을 앓았던 병력

- 아침에 일어날 때 관절의 뻣뻣함

- 골절

- 암 병력

- 염증성 장 증후군

- 과민성 장 증후군



급성통증이 만성통증이 되고, 만성통증이 다시 만성통증 증후군으로 진행하는데 거의 절반 정도의 요소는 감정과 관계가 있다. 장 건강도 상당 부분은 신경전달물질과 연관이 있으며 장은 '제2의 뇌'라고 불릴 만큼 별도의 신경망이 발달해 있다.


장은 결코 소화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다. 면역과 감정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


2) 만성 통증에 대한 새로운 접근, 감정으로서의 통증


급성통증과 달리 만성통증은 생물학적 모델만으로는 완전한 설명이 어려운 영역이다. 아직까지는 그 누구도 만성통증의 모든 것을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토록 많은 과학과 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만성통증은 여전히 많은 부분이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음을 겸허하게 수용해야 만성통증의 해결을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


이 말은 기존의 생물학적 모델이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니다. 만성통증 환자들에게도 상황에 따라 생물학적 모델에서 사용하는 여러 가지 수단을 쓸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수단들만 가지고 효과를 보려고 하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 될 때가 많다. 만성통증에 대해서는 환자 개인의 심리적인 문제, 통증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의 문제 등을 함께 고려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환자도 의사도 함께 고통을 겪거나 엉뚱한 곳에서 에너지를 낭비하기 쉽다.  


리사 펠드먼 배럿 교수는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책을 통해 통증을 하나의 감정으로 보고 접근하였다. 아직 부족하지만 내가 만성통증 증후군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그녀의 감정에 대한 통찰이 큰 도움을 주었다.



만성통증에서 만성의 기간에 대한 정의가 아직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3개월 내지 6개월을 기준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서는 3개월을 기준으로 한다. 맨 위의 표에서 나타내는 것처럼 통증이 처음 발생했을 때의 강도가 시각 척도로 7점이라면 상당한 정도의 통증이다. 표에서 보는 것처럼 급성통증으로 인한 통증은 3개월이 지나면 가라앉는다. 골절이 있든 근육이 찢어지든 조직의 손상이 대체로 3개월 내에 복구가 되기 때문이다. 3개월 이상의 통증은 조직 손상과는 별개의 신경성 통증이거나 급성통증의 기전과는 구별되는 또 다른 기전 때문에 발생한다.




다음에는 만성통증의 치료에 대해 알아보자.


            6/14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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