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최대한 쉽게 풀었으나 현대물리학 개념이나, 동양 사상에 대한 기본 이해가 없다면 다소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가슴을 울리고, 머리를 깨우는 책을 읽었습니다. 이런 책을 읽으면 저절로 리뷰를 쓰고 싶어집니다.
"현대 물리학과 동양 사상"이라는 어떻게 보면, 전혀 조화롭지 않은 두 가지 테마의 공통점에 대해 풀어가는 책입니다.
일단 용어에 대한 정의부터 시작해 봅니다.
*현대물리학
현대물리학(modern physics)은 통상적으로 20세기 초에 정립된 상대성이론 및 양자역학, 그리고 이들을 바탕으로 발전한 물리학을 의미한다.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동양 사상
서양문물이 동양에 전해질 때 반대로 동양의 고전(古典)이 유럽에 소개되고, 특히 B. 러셀 같은 철학자가 중국에 다녀간 후 자신의 철학사(哲學史)에 '웨스턴(western)'이라는 제한어(制限語)를 붙임으로써 간접적으로 동양 사상의 고유성(固有性)과 독자성이 인정되어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근래에 동양 사상이라고 할 때에는 인도 사상을 제외하고 중국 사상과 그 영향권 안에 있는 철학들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하기도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분야인 물리학과 형이상학적이고 정신적인 면을 강조하는 동양 사상이 도대체 어떤 관계가 있다는 것일까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이 책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양자역학의 의미가 동양 사상에서 추구하는 방향과 공통점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양자역학 즉, 원자와 이를 이루는 이원자 입자 등 미시 세계와 그러한 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탐구하는 분야입니다. 즉,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모두 원자와 이원자들의 조합으로 일어난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런 현상은 마음(생각)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생각이 먼저고, 그다음에 물질이 이루어진다는 논리입니다.
이런 양자역학을 기본 원리로 성공학이나 자기 계발적인 입장에서 해석한 것이 바로 론다번이 <시크릿>의 기본 원리이고, 조셉머피가 주장하는 "끌어당김법칙"입니다.
<시크릿>와 "끌어당김 법칙"에서도 주장하는 것이 비슷합니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인 현실이 된다. 즉 내가 원하는 것을 마음속으로 간절히 원하면 그것이 물질세계로 일어난다는 원리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원리는 "동양 사상"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동양적 세계관의 가장 중요한 특징
-그 본질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것-
은 모든 사물과 사건들의 통일성과
공동의 상호 관계에 대한 깨달음,
곧 세계의 모든 현상을 기본적인
전일성(全一性)의 현시(賢示)로서
체험하는 것이다.
모든 것들이 이 우주 전체의 상호
의존이며 불가분의 부분들로서,
다시 말하면 동일한 궁극적 실재의
다른 현현(顯現)으로서 이해된다.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p.176
동양 사상은 "정신세계"를 강조합니다. 일례로 불교의 <반야심경>에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空卽是色)이라는 교리가 있습니다. 직역하자면, "색이 공이고, 공이 색이다."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쉽게 설명을 하자면, 여기서 색은 물질을 말하고, 공은 실체가 없는 것입니다. 즉 물질은 실체가 없는 것과 같고, 실체가 없는 것이 곧 물체라는 말이죠.
다시 말해, 물질은 실체가 없는 것(정신세계)에서 시작하며, 실체가 없는 것이 곧 물질이 된다는 거라는 뜻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즉, 양자 역학에서 말하는 원자와 이원자등으로 이루어지는 물질은 공(公)에서 시작한다는 원리와 똑같습니다. 양자 역학에서는 이런 공(실체가 없는 것)은 알고 보면 실체가 없는 것이 아니라, 공안에 채워진 원자와 이원자가 있기 때문에 그것이 현실 세계에 현현(顯現)한다고 보는 것이죠.
이런 점에서 동양 사상에서 말하는 원리와 현대 물리학에서 주장하는 논리가 놀랍도록 일치합니다.
영혼에 의해 진여로 의미지워지는 것은
만물의 전체적인 전일성(全一性),
즉 모든 것을 포함하는 전체다.
p.176
또한 불교에서는 무상과 무아하고, 괴로워하는 것이 인생의 진실한 모습이며, 모든 것은 원인과 조건이 있어야 결과가 되어 세상에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물리학에서 말하는 우주의 근본적인 전일성이자, 현대 물리학의 가장 중요한 발견이기도 합니다.
즉, 모든 것이 원자 단계에서 나타나게 되어 있으며, 이원자적 소립자들의 영역까지 물질을 더 깊이 투시해 들어감에 따라 점점 더 분명해진다는 원리입니다.
현실 세계에서 나타는 현상들은 모두 상호 연결되어 있으며, 상호 관계적, 상호 의존적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그것들이 고립된 실체들로서가 아니라, 단지 전체의 완전한 부분들로서만 이해될 수 있다는 견해입니다.
이 또한 동양 사상에서 주장하는 앞의 문장 "영혼에 의해 진여로 의미 지워지는 것은 만물의 전체적인 전일성"이라는 것과 일치하는 부분입니다.
동양적 견지에서는
현대 물리학의 견지에서와
마찬가지로 우주 안의 모든 것은
모든 것들과 관련되어 있어
그중의 어느 부분도 근본적인 것이 되지
못한다. 어떤 부분의 속성들도 어떤 근본적인
법칙에 의해서가 아니라 모든 부분들의
속성들에 의하여 결정된다.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중>
우리 삶에서 생기는 현상은 자연이나 우주의 법칙에 의해서 형성되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물리학이나 동양 사상의 견해에 따르면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고, 그 연결된 속성에 의해서 발생한다는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어쩌면 살면서 발생하는 모든 일은 정신(마음)이 빚어낸 결과입니다. 공이 색이 되는 거죠. 또한, 어떤 결과가 나에게 오든 그 결과에는 반드시 원인과 조건에 의해 이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1000권 넘게 읽으신 분들이라면, 삶을 살아가는 이치의 뿌리가 같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자기 계발서의 뿌리는 고전에서 나오고, 사상이나 철학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상과 철학을 더 깊게 들여다보면, 종교에서 말하는 교리와 연결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성경에서 말하는 부분과 불교에서 말하는 부분이 일치하고, 또한 철학이나 사상에서 말하는 부분과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이 책 <현대 물리학과 동양 사상>에서는 동양 사상에서 강조하는 부분과 물리학에서 말하는 원칙이 똑같다는 주장을 합니다.
즉, 프리초프 카프라는 삶의 근본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물리학적인 입장에서 풀어주고 있습니다.
종교-철학-사상-물리학까지 이어지는 삶의 근본과 이치에 대한 통찰을 할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