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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모르 히딩크, 김신환 축구 감독

넷플릭스 영화 <맨발의 꿈>

by 이영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영화 <맨발의 꿈>은 20여 년 동안 동티모르에서 축구 감독을 하고 있는 김신환 감독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약 500년간 식민 지배를 당했던 동티모르의 아이들이 독립 몇 년 만에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세계 유소년 축구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이 기적을 일으킨 김신환 감독은 한국에서 열풍을 일으킨 히딩크처럼 동티모르에서 존경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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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모르는 인도네시아 끝자락과 호주 사이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입니다. 1520년부터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다 1975년 11월, 포르투갈에서 독립한 지 거의 일주일 만에 다시 인도네시아의 식민지가 됩니다. 인도네시아는 동티모르를 영토로 편입하기 위해 민족 말살 정책을 펴는 등 강압적으로 통치하였습니다. 그러다 1998년 인도네시아의 독재정권이 붕괴되면서 동티모르는 독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고, 2002년 마침내 공식적으로 독립국가가 되었습니다.



%EB%A7%A8%EB%B0%9C%EC%9D%98%EA%BF%882.jpeg?type=w773 영화 <맨발의 꿈>



김신환 감독이 동티모르로 건너간 것은 동티모르가 공식적으로 독립 국가가 된 2002년이었습니다. 그는 학창 시절 촉망받는 축구 선수였으나 고2 때 부상을 당한 뒤부턴 예전만큼 실력 발휘를 할 수 없었고 성인이 되자 결국엔 선수 생활을 접고 다른 일을 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동티모르까지 가서 스포츠 용품 매장을 차리게 된 그는 낡아서 너덜너덜한 공을 맨발로 차며 축구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감동을 받고, 한국에서 후원금을 받아 본격적으로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팀을 지도하게 됩니다. 그리고 유소년 축구팀 창단 1년 만에 2004년 히로시마에서 열린 제30회 리베리노컵 국제 소년 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합니다.


500년 동안 식민 지배를 당하며 좋은 소식이라곤 하나도 없었던 동티모르 국민들은 유소년 축구팀의 국제 대회 우승 소식에 기쁨으로 환호했습니다. 오랫동안 억눌려있던 국민들은 이 우승으로 희망과 자신감을 찾았고 김신환 축구감독은 한국의 히딩크처럼 동티모르에서 순식간에 영웅이 되었습니다.


%EA%B9%80%EC%8B%A0%ED%99%98.jpeg?type=w773 김신환 감독과 동티모르 국가대표팀 l 이미지출처: KFA (2022)



영화를 본 지 오래되어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김신환 감독이 동티모르로 향할 때 상황도, 마음가짐도 좋지는 않았습니다. 울며 겨자 먹기처럼 정말 하기 싫었지만 억지로 동티모르 생활을 시작하는 장면이 어렴풋이 기억나는데요, 축구 선수라는 꿈을 접고 어쩔 수 없이 도착한 그곳에서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동티모르의 축구 영웅이 되었으니 인생은 역시 전화위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상황이 어떻든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을 간직했기에 가능한 일이었겠지요?!


현재도 김신환 감독은 동티모르에서 축구를 지도하며 그곳의 축구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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