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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에서 NBA 선수로. 야니스 야데토쿤보

by 이영


난민 출신의 NBA 선수 야니스 아데토쿤보(Giannis Antetokounmpo)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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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니스 아데토쿤보는 1994년 그리스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부모는 나이지리아 출신으로 아버지는 축구 선수, 어머니는 높이뛰기 선수였지만 그리스에선 불법체류자일 뿐이었습니다. 서류상 야니스는 그리스에도, 나이지리아에도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다행히 2013년 NBA 드래프트가 있기 두 달 전에야 그리스 시민권을 취득해 비자 및 모든 서류 문제가 해결되었고, 2015년에는 나이지리아 여권도 발급받아 무국적자에서 이중국적자가 되었습니다.


일찍부터 농구에 두각을 나타냈지만 그는 꿈에만 매진할 수 없었습니다.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부모님을 대신해 단속을 피해 노점을 하며 일찍부터 가장 노릇을 했습니다. 피부색과 언어 문제로 그리스인, 나이지리리아인 어디에도 융화되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을 받아 정체성에 혼란을 느꼈습니다.


가난에 허덕이고, 행여 잡혀 추방당할까 봐 늘 살얼음 위를 걷는 것 같은 이중고에 시달리는 삶에서 농구는 유일한 휴식이었습니다. 하루는 거리에서 함께 농구를 하던 아데토쿤보 형제를 지역 농구 클럽 감독이 보게 됩니다. 그는 형제의 잠재력을 알아보았고 이를 계기로 야니스는 결국 미국 NBA까지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이르는 동안 무국적, 출생신고 미신고, 난민 신분 등 여러 현실적인 문제가 산 넘어 산처럼 계속 발목을 잡았지만 그의 강력한 의지는 이 모든 문제를 극복해 냈습니다.






야니스 아데토쿤보는 2013년 NBA드래프트에서 15번째로 밀워키 벅스에 지명되어 역대 NBA최연소 선수 중 한 명으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그는 NBA 역사상 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블록의 5개 통계 모두에서 정규 시즌을 상위 20위 안에 들인 최초의 선수, 26세가 되기 전에 두 번의 MVP를 수상한 유일한 선수, 마이클조던(1988), 하킴 롤라주원(1994)에 이어 같은 시즌에 MVP상과 올해의 수비 선수를 수상한 세 번째 선수가 되었습니다. 2021년에는 밀워키 벅스를 1971년 이후 첫 NBA 챔피언쉽으로 이끌어 파이널 MVP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NBA 75주년 기념 팀에 지명되며 리그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야니스 아데토쿤보는 그리스 괴물 (The Greek Freak)로 불리며 역대 최고의 파워 포워드 중 한 명이자, 유럽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습니다. 그의 형제 타나시스 아데토쿤보, 코스타스 아데토쿤보 역시 프로 농구 선수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소개한 레이싱 게임하다 레이서가 된 얀 마르덴보로 처럼 넘사벽 피지컬과 재능을 가진 야니스 아데토쿤보 역시 '될놈될'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야니스는 서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면 이런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도 NBA 선수가 될 수 없었습니다. 타고난 재능만 믿고 연습을 게을리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니 '될놈될'은 타고난 조건, 환경, 상황이 아니라 결국 '의지'에 달린 것 같습니다.


67세의 나이에 3400km 애팔래치아 트레일 완주에 성공한 엠마 게이트우드는 완주 비결로 "비가 와도, 넘어져도, 오른발, 왼발 내딛기를 멈추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도착하고 싶은 그곳을 향해 오늘도 한 걸음 내딛는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 엠마 게이트우드 이야기에 감명받아 만든 노래 "계속 걷다보면 언젠가는 도착"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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