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8월 <변호사언니들> 매거진을 처음 시작하고 지금까지 약 20편의 글들로 함께해왔네요.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다들 의욕이 불타서 한달에 글을 2-3편씩은 올리자고 야심차게 계획을 했었는데, 일도 하고, 출산도 하고 양육도 하고 코로나에도 맞서(?!) 정신없이 살다보니 최근 몇개월 동안은 또 다시 저희 매거진 글이 뜸했던것 같아요.
Q. 9월 이후 글들이 올라오지 않았어요. 마지막 오프라인 모임은 지난 봄이었던가요. 코로나와 여러 사정으로 저희도 오프라인에서 만나지 못하고 있는데요.
최근 다들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조우선 변호사(이하 '조변'): 코로나 시국을 맞아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병행하면서 아이 영어유치원 세팅을 하느라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대학입시보다 어려운 선착순 입금이라는 난관을 맞이하여 매일 좌절하고 전략을 수립하다보니 연말이 와버렸네요.
일적으로는 9월 이후에는 재판들이 연달아 생기면서 재판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제가 몸담고 있는 분야(의료법)에서 계속해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관련해서 이슈가 생기다보니, 이 이슈에 대한 자문을 하느라 매우 바빴습니다. 항상 정책자문 쪽에 관심이 많았는데 좋은 기회에 삼고초려해서 정책자문 업무에 참여하게 되어 24시간이 모자라지만 정말 재미있게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제가 몸담고 있는 사회에 자그마하게라도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리서치하고 있습니다. 리서치는 송무보다 투입되는 시간이 많아서 정말 허덕허덕 살고 있어요..
남미영 변호사(이하 '남변'): 미대 나온 큰 아들과 놀이학교 가는 4세 딸을 키우던 워킹맘 법대 언니는 임신을 해서 내년 출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나는 이미 애 둘(미대 나온 큰 아들 포함)을 키우고 있건만, 과연 아이가 또 필요할까’ 고민도 했으나, 여차저차 새 식구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써야 하는 워킹맘 신세이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좋아하는 미술관, 갤러리들 다니며 우아한 태교도 하고 ‘변호사 언니들’에 소식도 전해보자 다짐했......으나
코로나의 공격, 4세 딸의 희망 유치원 탈락, 전세값 폭등으로 인한 이사의 좌절 등 연이은 파도로 법대 언니는 간신히 멘탈을 부여 잡고 근근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태교는 무슨......
멘탈이 바사삭 부서질 법도 하지만 법대 언니 나름 대형펌에서 산전수전 공중전 겪으며 오랜 기간 버텨 온 내공이 있는 자. 버릴 건 버리고 플랜 B, 플랜 C, 플랜 될대로 되어라를 가동하며 이겨내 보는 중입니다. 요즘의 상황이 즐거운 이는 아무도 없을 거에요. 그대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김미정 변호사(이하 '김변'): 그 사이 저도 일상에 많은 변화들이 있었어요. 지난 번 <엄마가 되었다>글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7월초에 아이를 낳고 현재 싱가포르에 와서 지내고 있어요. 한국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싱가폴 정부로부터 입국허가가 늦게 나서 지난 9월말 쯤에 겨우 왔어요. 호텔에서 백일도 안된 아가와 2주동안 자가격리를 하고서야 겨우 집으로 돌아왔지요;;
남편과 둘이서 오롯이 아이를 돌보고, 싱가폴에서의 삶에 적응하느라 두달 반의 시간이 쏜살같이 흘렀네요. 이제 조금은 이 곳의 풍경과 일상이 자연스럽게 느껴질만큼 적응을 한 것 같아요. 보통 싱가폴에서는 헬퍼를 구하면 육아가 훨씬 쉬워진다고 하는데, 코로나 등 여러 사정으로 아직 헬퍼를 못 구했지만, 몇주 전부터 다시 도움의 손길(파트타임 시터님과 청소이모님)이 생겨서 혼자 육아를 할 때보단 훨씬 안정된 일상과 저를 돌볼 여유가 생기고 있어요.
아, 그 와중에 육아의 고단함을 글로 달래보고자 변호사언니의 싱가폴 다이어리 매거진을 하나 더 열었네요~ (변호사언니들에 올릴 글과는 결이 좀 다를 소소한 이야기들이 궁금하신 분들은 매거진 구독?! :) )
일적인 측면은 육아휴직 중이긴 하지만, 제 고객들을 관리하고 관련된 업무들도 필요한 선에서 꾸준히 하고 있어요. 해외고객들은 어차피 언택트로 일하기 때문에 제가 육아휴직 중인지, 싱가포르에 있던지 한국에 있던지 상관없더라구요. :)
Q. 2020년을 떠나보내고 2021년을 맞이하면서 화두가 있다면? 그 화두에 대한 고민이나 생각들은 무엇인가요.
조변: 2021년에는 어느 정도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이 종식되리라고 믿고 버텼는데 3차 대유행이 시작되는 걸 보니 내년도 만만하지 않은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워킹맘의 평생의 화두는 내 커리어와 육아의 평화로운 양립일 것 같아요. 내년 역시 이 화두 하나 가지고 끙끙거릴 것 같고요.
코로나 바이러스로 장기간의 재택근무와 개점휴업에 가까운 불황을 겪으면서 아이와 집에 갇혀서 지내면서 내 공간, 내 업무, 내 생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어요.
지금은 아이 키우기라는 거대한 프로젝트가 눈앞에 닥쳐있지만, 난 나를 키워나가는 것도 너무 재미있는 자기계발형 인간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회사에 나와서 내 공간에서 일하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워킹맘으로서의 현명한 경력개발과 육아에 대해서 끝없이 고민하는 한 해가 될 것 같아요.
남변: 코로나 시대가 길어지면서 전세계에는 어둠이 깔리고 있습니다. 숨 가쁘게 돌아가던 세상이 잠시 멈춰 선 듯 하고요. 우리의 생활과 맞닿아 있는 실물 경제도 점점 악화일로를 걷는 것이 희망이 있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소위 언택트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호황을 누리며 발전하고 있고, 버블버블 모든 자산의 가치가 폭등하면서 전국민이 동학개미운동, 서학개미운동에 뛰어드는 등 투자 활동들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가 끝나더라도 우리는 새로운 모습의 세상을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2021년 법대 언니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토픽은 단연 ‘투자’입니다.
본디 재테크에 관심이 많았던 법대 언니는 올 한해 동학개미이자 서학개미이자 코인충 등등 최소 1인 5역 정도로 활동하며 날마다 ‘가즈아’를 외쳐 왔습니다. 그러면서 법대 언니가 본격적으로 입문한 하나의 영역이 아트 컬렉팅입니다.
심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자산의 증식까지 꾀할 수 있는 매력적인 아트 컬렉팅의 세계는 법대 언니가 요즘 가장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는 영역이고, 이를 (제발) 부지런히 공유하려고 합니다.
2021년 법대 언니는 만삭 시즌과 신생아 키우기 시즌을 맞이 할 예정인데 부디 살아남을 수 있기를... 함께 기도해주세요.
김변: 제 일상과 연결해서 말하면, 역시 '언택트 업무방식의 지속가능성'인 것 같아요.
요즘 코로나로 인해 정말 업무방식이 많이 바뀌고 있는데, 저 역시도 이번 코로나와 싱가폴 이주, 육아휴직 등을 통해서 자문 변호사의 업무가 꼭 어느 나라에 살면서 대면으로만 이루어질 필요는 없고, 다른 방식으로도 충분히 유지가 가능하겠구나 하는 가능성을 엿보고 있는 것 같아요. 코로나가 바꾼 언택트 업무방식이 어쩌면 워킹맘들에게는 좋은 대안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요(물론, 회사 나가서 일하는 것이 더 집중도 잘되고, 속편하다는 것이 대세인것 같지만요~)
요즘 저희 로펌에서 파트너들 정기회의나 고객과의 회의도 다 온라인 미팅으로 진행하고,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세미나도 모두 Webinar로 진행되고 있어요. 저희 뿐만 아니라 대다수 글로벌 로펌 및 회사들이 이제 Webinar를 하는 것이 일상이 된 것 같아요. 대면도 좋지만, 사실 세미나의 경우 이동하는 시간, 공간대관료 등 비용도 소요되고 하는데, Webinar의 경우 링크만 공유되면 세미나를 듣는 사람들은 어디서나 좋은 강의들을 편하게 들을 수 있으니 오프라인보다 오히려 참여도가 더 좋더라구요. 최근 개최한 사내변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웨비나는 오프라인보다 참여도가 훨씬 높았구요. 제가 고객 입장이라도 더 편했을 것 같아요. 저 역시 서울지방변호사회 등에서 개최한 웨비나를 참여했는데, 오프라인이라면 못 갔겠다 싶은 세미나들도 웨비나를 통해서 집에서 아기와 놀아주면서 세미나도 듣고, 효율적이더라구요.
이런 경험을 통해 코로나가 끝나더라도 분명 언택트로 업무를 보는 일들은 지속될 것 같아요. 저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제 현재 상황(싱가폴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변호사)을 어떻게 살려볼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고, 그게 제 화두가 될 것 같네요!
그리고 나머지는 역시나 이제 워킹맘으로서의 육아와 내 삶의 균형!!
Q. 내년에는 초심으로 돌아가! 더 자주 글을 올리고 변호사언니들 매거진 활동을 하자고 서로 다짐을 했는데. 그렇다면,
2021년 <변호사언니들>에서 다루고 싶은 주제들은?
조변: 변호사언니들에서 내년에 다루고 싶은 이야기는 여성들의 연대의식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요. 애초에 우리 매거진이 만들어진게 멘토가 될 수 있는 변호사 ‘언니’에 관한 이야기었으니까요.
그냥 여자변호사들이 ‘변호사의 남편감’, ‘변호사의 연봉’ 등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변호사가 가질 수 밖에 없는 커리어에 대한 고민, 여성임을 살려서 발전시킬 수 있는 분야, 출산과 육아라는 거대한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 등에 대해서 얘기해보고 싶습니다.
남변: 법대 언니는 여전히 본업이 1순위인 변호사 워킹맘입니다! 하지만 ‘변호사 언니들’을 시작하면서 일 이야기는 이곳에 풀지 않겠노라 다짐을 했고 그 다짐은 내년에도 이어질 예정입니다.
내년에도 법대 언니는 법대 언니의 시각에서 바라본 미술시장의 이야기를 풀어나갈 생각이고(옆에서 미대 오빠가 참곤을 하면 그 참견도 담아 줄 생각이며), 특히 직장인이 소소한 자금으로 시작할 수 있는 아트 컬렉팅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컬렉터의 입장에서 우려가 되는 법적인 이슈들(얼마 전 KBS 에서 방영한 이우환의 위작 관련 논란도 핫하지요), 세금 관련 이슈들도 차근차근 정리를 해보려고 합니다. (feat 김변: 우와~ 너무 기대되요. 저도 이끌어주세요. 아트 컬렉팅의 세계!! >_<)
당장 법대 언니가 컬렉팅에 발을 들이면서 직면하기 된 많은 주제들 함께 공유할게요!
김변: 아직 구체적으로 떠오르는 주제들은 없지만, 위에서 말한 언택트 업무방식의 지속가능성과 더불어 여성리더쉽에 대해서 계속 고민하고 글을 써보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좋아하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파고들어 함께 나누는 것은 더 신이 납니다. 주변에 멋진 변호사언니들의 인터뷰 글들을 다양하게 기획해서 계속 연재할 계획입니다. 벌써 2명 정도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구요(기대해주세요! 근데, 다들 바빠서..계속 늦어지네요!!)
그리고 <투자>요!!
제가 투자 전문가여서 글을 쓰고 싶은게 아니구요, 뭐랄까 그 반대이죠. ㅎㅎ 열심히 일만했던 지난 10년이 마치 “잃어버린 10년” 같달까요(네, 노동가치의 하락과 자산의 폭등, 뭐 그런겁니다). 할 이야기들이 참 많은데, 이런 것들도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선에서 잘 풀어내보고 싶네요~ 그리고 그 이야기를 통해서 누군가는 더 빨리 투자를 시작해서 경제적인 자유를 빨리 달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수 있다면 즐거울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