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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김양미
Jul 05. 2020
난 웃기는 녀자였는데..
나에겐 남을 웃기는 재주가 있었다.
그래서인지 가끔 만나는 동네 언니들은
내가 술자리에 빠지면 재미없다고 했다.
한번은.
초등학교 교사인 동네언니가 밥을 하다가 부엌칼을 떨어트려 새끼발가락이 골절됐는데 술자리에서 내가 <새끼 발가락과 성생활의 상관관계>를 이야기해주자 너무 웃다가 늑골까지 나갈뻔 했다며 울다웃던 언니가 생각난다.
대학 다닐 때.
도서관 앞에서 만난 한 남자에게.
토끼가 약국에 가서 당근을 찾다가 총맞을 뻔 했던 이야기를 앞니까지 꺼내물며 실감나게 해주었더니
태어나 이렇게 재밌는 얘기는 처음 들어본다며 땅을 치고 웃었다. 그 사람이 지금 내 남편이다.
초.중.고 때도.
친구들이 그랬다. 넌 왠만해선 질리지 않는다고.
고2때 담임선생님은 나보고. 넌 공부를 참 잘 하게 생겼는데(실망스럽게) 웃기는 것만 잘하는구나.
대학은 남 웃겨서 들어가는 데가 아냠마. 라고 했다.
그랬던 내가.
단순했던 내가.
웃겼던 내가.
요즘은 그게 잘 안 된다.
사람에 대한 고마운 감정보다
실망과 서운함이 먼저 앞선다.
나도 이제 약발이 다됐나보다.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이 있고 그걸 살려 박나래 같은 인생을 살았어야 했는데!!...이젠 글렀다.
미국에 살고있는 친구가 얼마전에 문자를 보냈다.
넌 참 특별했다고. (웃겼단 얘기겠지)
근데 친구야.
이젠 망했어.
갈수록 사람 웃기는 게 힘들어.
갈수록 사는 게 지치고 힘들다.
.
.
그래도 친구의 응원처럼.
다시 한번 힘을 내봐야겠지..
모두 화이팅 하시고.
아무쪼록 주말 자알 보내세요 으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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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죽은 고양이를 태우다> 를 썼습니다. 내세울 이력도 별로 없이 나이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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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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