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집을 나오다 엘리베이터에서 위층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는 병원에 가시는 길이라며 밑도 끝도 없는 질문 하나를 나에게 툭 던졌다.
의사들이 요즘 왜 그러는 거야?
딱히 할 말이 없는 나는 딴청을 피웠다.
근데 어디 아프신 거예요? 안 아픈데가 있나. 맨날 아프지. 올여름 계속 비오고 덥고.. 힘드셨죠? 그래도 여름 다 갔어. 근데 요즘 의사들이 왜..
띵. 다행히 1층 문이 열렸다.
할머니. 병원 잘 다녀오세요~~
인사를 하고 돌아서려는데 계단 청소중이시던 아주머니가 할머니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낸다.
할머니. 아침 일찍부터 어딜 가시게요? 병원. 덥기 전에 후딱 다녀 오려고. 얼마 전에 허리 아프다 그러더니 좀 괜찮아졌고? 하루이틀 아픈 것도 아닌데요 뭐. . . 할머니도 아주머니도 아프시구나.. 이렇게 아픈 사람들이 많은데.. 지금 같은 시국에 파업이라니!! . . 갑자기 열 받네. 이말 저말 안하려 했건만 ㄸㅂ.
파업에 동참한 의사님들.
이번 싸움에 이기고 싶죠? 그렇다면 대중의 지지를 얻어야 될 거 아닙니까. 그런데 당신들은 이미 졌어요. 대중의 목숨을 담보로 잡았으니까요. 적어도 그런 선택은 하지 말았어야죠. 말로는. 환자들이 공공의대를 졸업한 의사들의 질낮은 진료를 받게 될까 걱정된다 해놓고 정작 이순간. 다급한 환자들을 거부하고 있는 건 당신들 아닌가요? 이러니 누가 지지를 해줍니까. 기득권의 만용으로 밖에 안보이는데. 지지와 응원은 공감으로부터 나오는 겁니다. 다음엔 부디 이길 수 있는 싸움을 하세요!
끝으로.
코로나 시국에 밤낮없이 애쓰고 계시는 의료계 종사자 여러분께는 진심으로 머리 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진짜 끝으로.
땅에서 밤 하늘을 올려다보면 무수한 별이 반짝이지만 밤에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땅에도 무수한 별이 보인다. 땅에서 반짝이는 별빛들은 모두 다 사람사는 세상인데 어찌 밤하늘 별빛처럼 고요하고 아름답지가 않은지 원 자기 밥그릇싸움 그만하고 힘들 때일수록 같이 좀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