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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해빗 Dec 21. 2023

친환경=텀블러 공식이 지겨워도

제로웨이스트, 친환경 실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텀블러 쓰기’를 가장 쉽게 떠올릴 것 같다. 그 이유는 내가 생각하기엔 크게 세 가지!

첫 째, 일상 속에서 쓰레기를 가장 빠르게, 쉽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둘째, 카페문화가 발달하면서 덩달아 많아진 일회용컵

커피 소비가 많은 우리나라는 1인당 하루 커피 섭취량이 평균 2잔인데, 하루에 커피를 2-3잔씩 마시며 그걸 매일 마신다면 커피를 마실 때 나오는 일회용 컵 쓰레기도 어마무시하게 많이 나온다는 말이기도 하다. 매일같이 커피를 마시는 요즘, 개인이 발생시키는 쓰레기 중에 이렇게 매일! 많이! 나오는 쓰레기는 아마 일회용 컵 밖에 없지 않을까?

그래서 내 일상에서 자주 발생하는 쓰레기부터 줄이기 시작하면 다른 실천보다 효과가 더 커진다.

셋째, 만만한 게 텀블러! ESG경영과 그린워싱의 그 중간 어디쯤?

착한소비다 ESG경영이다 뭐다해서 기업들도 지속가능한 제품을 만들거나 기존에 제공하는 사업에서 친환경, 지속가능성을 신경 쓸 수 밖에 없다.

기업 입장에선 '다른 회사는 착한소비, ESG마케팅들 많이 한다는데… 아무것도 안할 수는 없고 당장 소비자들에게 보여주기 좋은 친환경적인 걸 생각해봐!' 했을 때

기업의 아이덴티티도 담고, 친환경 취지도 살릴 수 있는 손 쉬운 아이템이 바로 텀블러다.

수많은 브랜드에서 출시 된 굿즈, 사은품, 콜라보 제품들 사이에 텀블러가 빠지지 않는 이유

(한동안 에코백도 같은 맥락으로 무지막지 하게 많이 만들어졌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친환경 실천=텀블러 쓰기‘라는 공식이 생겨버린 것 같다.

사실은 무해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실천은 텀블러 뿐만 아니라 생각보다 정말 다양하게 많은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제로웨이스트를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텀블러 사용하기‘는 맞기는 맞다.


친환경 실천은 곧 '텀블러'라는 공식이 지겨워도

이젠 말하기도 입 아픈 텀블러 사용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만한 게 없긴 하다. 왜냐면 그만큼 우리 하루중에 가장 많이, 매일 나오는 쓰레기 중 하나가 일회용컵이기 때문.


제로웨이스트 3년차로써 내가 텀블러를 쓰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일단 내가 사용하는 텀블러는 크게 총 2개! 그린워싱 마케팅에 당해서 텀블러를 산 것은 아니고, 용도와 텀블러 타입에 따라 장단점이 명확해서 상황에 맞춰 바꿔가며 사용하고 있다.


텀블러 하나는 스테인리스 소재고, 나머지 하나는 실리콘 소재로 만들어졌다.

특히 스테인리스 텀블러는 일주일에 7일을 함께 하는 나의 단짝! 추운 겨울에도 곧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고집하는 나에겐 정말 외출 필수품이다.

얼음이 어느 정도로 안 녹냐면, 새벽에 내린 커피를 출근했다가 퇴근할 때까지도 얼음이 유지 되고, 텀블러를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면 하루가 지난 다음날까지 얼음의 형태 그대로 남아있다.

더운 여름엔 이 장점이 더욱 빛을 발하는데, 습기 때문에 답답하고 짜증나는 여름날씨엔 간신히 지옥철을 나와 한숨 돌린 후 집으로 걸어가는 길 마저 너무 습해서 정신도 아득하고 마치 어항 속에 갇힌 기분이 든다.

그럴 때 텀블러를 꺼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꿀꺽 꿀꺽 마시고 얼음을 아그작 씹어주면 시원한 커피가 입속을 뽀송뽀송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보냉/보온 기능이 너무 좋아 누가 플라스틱 재질의 텀블러를 들고 살까말까 하고 있다면 닥치고 스텐으로 사라고 할 정도

플라스틱 텀블러는 가벼운 거 외에는 장점이 없다. 왜냐면 플라스틱은 열에 약해서 뜨거운 음료를 담으면 모양도 찌그러질 뿐더러, 몸에 치명적인 환경 호르몬이 잔뜩 나와 따뜻한 음료를  먹으려다 따뜻한 환경 호르몬만 잔뜩 원샷하게 되기 때문이다.



>> 텀블러 살 때 체크포인트

·휴대성 (손잡이  있는 거 추천)
: 텀블러는 가지고 다니는 게 제일 힘들다 깜빡 하거나, 짐이 늘어난다는 생각에 사용을 망설이게 되는데 휴대성이 좋으면 어디든 외출할 때 들고다니기 쉬우니 그만큼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능성
: 무조건 스테인리스 소재! 텀블러 선물이 흔해진 요즘 한 번쯤 다들 선물로 받아봤을텐데 플라스틱 텀블러는 보냉,보온 기능이 전혀 없고 오로지 '음료 보관'밖에 안된다. 이왕이면 더운 여름 시원한 얼음을 오래도록 먹고 싶다면 / 코 끝이 시려운 겨울 마시는 내내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먹고 싶다면 스텐이 짱이다.

·입구가 넓을 것

: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고집하는 내가 3년째 매일 텀블러를 써보니 입구가 넓은 게 정말 편하다. 카페마다 얼음 크기가 제각각인데 입구가 넓으면 어느 크기의 얼음도 쏙쏙 잘 들어간다. 입구가 작은 텀블러는 얼음 하나하나 넣고, 테트리스 하는 거처럼 넣어야 해서 바쁜 출근길에 이런 걸로 애먹은 적이 많아 입구가 넓은 걸 추천한다.

그리고 입구가 넓으면 설거지 할 때도 긴 세척솔 대신 손이 쑥쑥 들어가니까 그냥 수세미로 휘리릭 설거지 하기도 정말 좋다.


휴대성 하나는 끝내주는 접이식 텀블러 ㅣ 손잡이가 있어 들고다니기 편한 가장 오래 쓴 텀블러
가족들이랑 모두 텀블러 들고 카페갔을 때 각각 텀블러마다 음료를 적어주시는 직원분의 센스 ㅣ 친구들이랑 갔던 제주여행에서 더 빛을 발한 나의 텀블러



이제 커피 마시려고 카페 간다기 보단

카페 자체의 공간을 즐기러 가는 문화가 생긴만큼 일회용컵 소비량이 어마무시하다.

1일 2-3카페를 하는 우리들에겐 더더욱 텀블러가 필수인 것 같다.

매일 나오는 쓰레기부터 줄이는 게 효과가 가장 크니까!


지구를 위해 한다고 생각하기 보단 매일 미세플라스틱과 섞인 커피를 마시고 있는 '나'를 위해

오늘도 나는 매일 텀블러를 닦아 가방에 넣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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