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제목 그대로 나는 분리수거만 잘하면 알아서 다 될 줄 알았다.
누군가가 나 대신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분리해주고
누군가가 알아서 재활용해주고
누군가가 알아서 가치를 더해 리사이클 제품을 만들고
누군가가 알아서 그런 리사이클 제품으로 브랜드를 내주고
그럼 나는 마지막에 다시 그런 제품을 소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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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재질별로 플라스틱과 종이, 비닐 등을 잘 분리해서 버리고 난 후
친환경 제품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며 착한 소비만 하면 되는줄 알았다.
그것만 해도 잘하는 거라 생각했다.
부피감을 줄이기 위해 택배 박스에 붙은 송장 스티커와 박스 테이프를 뜯어 일일이 다 접고
다 마신 요구르트 병에 붙은 라벨을 뜯어 플라스틱과 비닐류를 분리하며 나는 생각했다.
나 처럼 이렇게 분리수거, 분리배출 열심히 하는 사람 없을걸
나 정도만 해도 나 정도면 꽤 친환경 신경쓰는 거 아니야?
안타깝게도 분리수거, 분리배출 만으론 환경을 지키긴 어렵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 의미가 없는 건 또 아니다.
재질, 용도별로 분리만 잘 되어 있어도 재활용률이 엄청나게 올라가기 때문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지구 환경오염으로
심각성을 인지시키기 위해 뉴스에서 표현하는 단어부터 바뀌고 있다.
더 이상 '지구온난화'가 아닌 '지구가열화'
'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라는 단어를 쓰고
우리나라 또한 '장마'가 아니라 '우기' 라는 표현을 쓴다.
환경오염 심각성을 표현하는 단어들이 바뀌듯이 사람들 또한 분리수거 같은 작은 행동 뿐만 아니라
좀 더 크고 확실한 행동이 필요한 것 같다.
지구가 들끓어서 매해 '작년보다 훨씬 더워!' 라는 말을 반복하고 폭염에 쓰러지고, 식량 위기가 닥치고 환경 다큐멘터리에서 전문가들이 경고하던 상황들이 2050년 이런 먼 미래가 아니라 2023년 이미 지금! 우리의 현실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