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소소와 보보라는 자매가 살았습니다. 언니 소소는 힘이 세서 산속에 가서 나무를 해오거나 짐을 날랐고 동생 보보는 집안 살림을 돌보는 일을 하였습니다. 하루는 소소가 마을장터에 나무를 팔러 간 사이에 보보는 개울가에 빨래를 하러 갔습니다. 한참 빨래를 하고 허리가 아파 잠시 일어나 기지개를 켜는데 저 위쪽 냇가에서 큼지막한 무언가가 떠내려오는 것 아니겠어요? 깜짝 놀란 보보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 큼지막한 것이 내려오기를 기다렸다가 냉큼 집어 올렸습니다.
은은하게 달콤한 향이 나고 살짝 몰캉몰캉한 그것은 다름 아닌 복숭아였습니다. 보보 머리만큼 컸고요. 언니에게 보여줄 생각에 신난 보보는 빨래 바구니에 소중히 담아 조심조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복숭아를 쟁반에 담아 식탁 위에 올려놓자 은은하고 달콤한 향이 집안 전체에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어서 빨리 언니가 왔으면 하는 생각에 보보는 마음이 졸이며 언니를 기다렸습니다. 이윽고 소소가 빈 지게를 마당에 내려놓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서자 소소는 달콤한 향기를 맡을 수 있었습니다.
“음 이게 무슨 향기지?”
“응 언니. 내가 빨래하러 냇가에 갔다가 저 위에서 커다란 복숭아가 떠내려오길래 집으로 가져왔어.”
“어쩜 이렇게 크고 향도 좋을 수 있지? 참 맛있겠다.”
“응 그렇지.”
“그래 우리 오늘 저녁 먹고 후식으로 복숭아 같이 먹을까?”
“좋아, 언니! 너무 기대된다!”
달콤한 복숭아를 먹을 생각에 신이 난 소소와 보보는 얼른 남은 일과를 마무리 짓고 저녁식사 준비를 하기로 했습니다. 소소는 해가 지기 전에 땔감을 구하러 앞산으로 올라갔고 보보는 집 청소를 마무리하였습니다. 시간은 어느새 늦은 오후가 되었고 집 청소를 마무리하던 보보는 조금 배가 고픈 것을 느꼈습니다. 생각해보니 커다란 복숭아를 발견한 까닭에 마음이 설레어 보보는 점심을 제대로 먹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또 오후에 집안 청소를 하게 되었으니 배가 고플 수밖에 없었지요.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자 보보는 달콤한 복숭아 향이 더욱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한입만 먹어볼까.’
‘아니야, 언니랑 같이 먹기로 한 약속 잊었어.’
‘그래도.. 워낙 복숭아가 커서 밑동 한입 정도면 언니도 모를 거야. 혹시 맛없을 수도 있으니까 조금 맛만 보는 건 언니도 이해해줄 거야.’
생각이 여기까지 미친 보보는 어느새 작은 숟가락을 손에 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복숭아의 제일 말랑말랑한 부분을 한 숟가락 떴습니다. 마침내 복숭아를 입에 넣자 달콤한 과즙이 순식간에 입 안으로 퍼졌습니다. 보보는 너무 맛있어서 자신도 모르는 새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절반 가까이를 먹어버렸습니다. 이상하게도 복숭아는 먹을수록 더 맛이 있어서 보보는 어떻게 하지 하는 미안한 마음을 가지면서도 결국 복숭아를 몽땅 먹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큰 복숭아를 먹고 나니 보보는 배가 불렀습니다.
정신이 든 보보는 이제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좋지. 언니랑 같이 먹기로 약속했는데. 보보는 어쩌면 좋을지 몰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밖에서 인기척이 났습니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소소는 지게에 땔감을 한 짐 해서 돌아온 것이었습니다. 보보는 이제 손에서 땀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남은 복숭아씨를 손에 들고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데 소소가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순간 보보는 복숭아씨를 얼른 발목 아래 붙였습니다. 발목 밑에 자리 잡은 복숭아뼈는 그런대로 자리를 잡았지요. 이때부터 발목 아래 볼록 튀어나온 뼈를 복숭아뼈라고 부르게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