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큰오이김밥(오이덕후를위한)
오이만큼 호불호가 있는 음식이 있을까요. 크면 다 먹게 된다는 부모님의 말씀에 의문을 가져봅니다. 오이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향과 풋풋한 맛이 아마도 호와 불호를 나누는 원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채식을 하고 나서 비로소 나는 '비건(Vegan)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어떤 기준이 있다면 바로 오이를 좋아하게 된 제 모습일 거예요. 저는 초고추장 없이는 절대 오이를 먹지 못했어요. 오이가 약간 비릿했거든요. 그래서 오이는 늘 냉면이나 비빔면에 가니쉬로 들어가는 정도로만 생각했죠.
그런데 지금은 오이를 주재료로 하는 음식을 즐기고 있습니다. 오이의 비릿한 향은 시원하고 상쾌한 향으로 느끼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아삭아삭한 식감과 엄청난 수분감을 좋아하게 되었죠. 오이는 단맛이 강합니다. 우리가 아는 그런 설탕의 맛이 아닌 풍미 있는 단맛이죠. 채식을 하며 수많은 채소를 즐기게 된 결과가 아닐까요. 오이가 맛있어질 정도면 채소에 대한 다양한 미각이 발달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축복이죠. 채소는 다양하게 즐 길 수록 즐거움이 더 커지는 법이거든요. 물론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암튼 오이 김밥은 싸기도 쉽지만 두유로 만든 크림치즈와 찰떡궁합이라서 먹을수록 당기는 맛이에요. 고소한 맛과 상큼한 맛의 밸런스는 정말 손을 놓을 수가 없게 만드네요. 오이는 포만감도 크기 때문에 몇 개만 먹어도 꽤 배부르기도 하죠. 지금은 하우스 덕분에 겨울에도 오이를 맛볼 수 있지만 여름 채소의 여왕인 오이의 아삭하고 상쾌한 매력을 김밥으로도 느껴보세요!
1.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에 참기름과 소금으로 간을 한다.
2. 오이는 굵은소금으로 껍질을 잘 문지르고 필러로 오돌토돌한 면을 잘 벗겨주고, 오이의 양쪽 끝을 조금 자른 (오이의 양쪽 끝에서는 쓴맛이 난다.)
3. 밥을 얇게 깔고 오이를 올린 뒤 깁을 말아 김밥을 싼다.
4. 여기에 소금을 곁들이면 더 맛있다. 개인적으로는 ‘블랙 솔트’를 추천한다.
*암염으로서 유황성분 때문에 계란의 향이 난다고 해서 '계란소금'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