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적으로 궁지에 몰린 날
미루고 미룬 선택들 대신 복권을 샀다
그러자 풋내인지 썩은 내인지 모를 냄새로 헛구역질이 나는 건
나도 아니까 그래
참으로 어린아이 같은 오만이라는 거
아무것도 아님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모든 어른이 공들여 만든 그릇에 음식을 채울 때
나는 거품을 빚어 무지개를 담아
9월 마지막 주의 여름 냄새 같은 일주일을 보내고
꿈의 번호들을 쏘아 올리는 당첨 결과 발표의 날
마른 거품은 터지고 밤은 해를 끄고 물보라는 흩어지고
이제는 치기의 고개를 넘어 보통의 분지로 돌아가야겠지
시간이 지나고 또 지나고 언젠가
나는 다시 또 복권을 사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