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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예 Oct 26. 2020

계획 없이 닥치는 대로 먹이다 뒷목 잡는다.

아이 주도 식사 솔루션 #45

얼마 전, 제가 이런 글을 받았습니다. 


“지예님의 말처럼, 정말 뻔히 쳐다만 보고 있으면 안 먹는 아이 지적할 건 태산이에요. 저도 아이도 스트레스 받는 밥시간이 너무 힘들고요. ‘에라 하루 한 끼 안 먹는다고 크게 어찌 되지 않으니 놓으련다' 하고 평소 잘 주지 않는 파스타를 줘봤어요. 그랬더니 웬일로 이리저리 탐색하다가 속에 있는 브로콜리를 다 먹네요. 면도 몇 가닥 집어먹고. 진짜 이제부터 본격 아이 주도 식사를 해봐야겠어요. 제가 입 벌리게 하는 것은 하나도 안 먹히고 자기가 탐색해야지 그나마 조금이라도 먹네요.”


이 글에 저는 아이 주도 식사를 위해 용기를 내주셔서 감사하다는 답글로 인사를 드렸습니다. 지금 겪고 계시는 식사의 문제에 혹시 이런 고민을 하고 계시지는 않으신가요? “아이 주도 식사를 위해 BLW(아이 주도 이유식)를 했다면, BLW를 놓지 않고 지속했다면, 지금쯤이면 혼자 제대로 먹고 있지 않을까? 지금이라도 다시 해볼까?”


네! 네 살 다섯 살 어느 때에 있더라도 지금 당장! 
아이 주도 식사를 시작해보시라고 강력하게 권합니다.



잘 먹기를 바라는 솔직한 이유

아이 주도 식사. 표면적인 의미 그대로를 해석해보면 “아이가 스스로 음식을 먹는 행위”에 그칩니다. 그러나 아이 성장 전반에 많은 영향을 주고받는 내재한 의미의 깊이가 있습니다. 먹성이 거의 없던 첫째와 먹성은 타고났으나 유동적인 식사 형태를 보이는 둘째를 키우며 알았습니다. 아이 주도 식사는 즐거운 마음으로 너무나 당연하게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스스로 선택하여 자존감을 키우고배고픔을 해소하는 동시에 성취감을 높이는 등 건강한 정신과 신체의 성장을 위하는 식사 전체의 행위가 아닐까 합니다. 더 세세한 내용 풀이는 필요해 보입니다만 너무 거창한가요? 여러분은 무엇을 위해서 아이가 스스로 음식을 받아들이고 씹고 삼키도록 노력을 하시는지요.



바로 떠오르는 이유, 아이의 튼튼한 성장이 될 겁니다. 그렇다면 튼튼한 성장의 최종 목적은요? 아마도 대다수의 부모가 이구동성으로 ‘키’라고 하실 겁니다. 잘 먹는 것을 전제로 활동도 많이 하고 잠도 잘 자면 우리 아이의 키는 ‘나보다’ 혹은 ‘나만큼’은 자랄 거라는 희망에 아이 밥 먹이시는 일에 집중하시고 계실 텐데요. 외형적인 키를 성장 결과의 하나로 얻게 되려면 몸에 넣는 음식의 질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렇다면 더더욱, 아동기가 되기 전, 유아기에 건강한 음식을 주로 선택하고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아이 주도 식사를 위한 애씀이 필요합니다.



아이 주도 이유식과 아이 주도 유아식의 최종 목표(원하는 식습관) 달성을 위한 계획은 있나요? 


1. 혼자서 먹는다. 정녕 원하시는 바가 혼자 먹는 행위 하나 만일까요?

2. 골고루 먹는다. 매 끼니 다양한 재료들로 영양 성분 고려해서 차려주실 수 있나요?

3. 즐겁게 먹는다. 즐겁기만 하다면 잦은 정크푸드라도 괜찮을까요?

4. 앉아서 먹는다. 앉아만 있고 먹는 양이 적다면 받아들이실 수 있나요?



 잘 먹여 키우기 위한 식사 실천의 예

우리가 바라는 아이의 식사 모습은 혼자서 골고루 즐겁게 앉아서 먹기의 복합적인 어우러짐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어떤 식습관을 형성시키고 싶은지 우위를 정하세요. 그다음에는 식습관을 위한 하위 목표를 생각하시고요. 그에 따른 실천 방법도 떠올려 기록하시길 바라요. 왜냐하면 원하는 식습관만을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에 멈추면 쉽게 그 목표에 도달할 수가 없어요. 분명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 단계가 필요합니다. 아래는 네 살 아이가 혼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실천 예시와 효과입니다.


<실천 예시와 효과>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엄마가 먹여주기만을 바라며 입만 움직이려는 아이입니다. 그래도 나름 주도적 식사를 하는 중입니다. 안 먹는 게 아닌거든요. 그런데 엄마는 아이가 손을 움직여 본인 스스로 먹기를 바랍니다.


원하는 식습관 혼자서 먹는다.

하위 목표 1 : 음식을 손이나 도구를 이용해서 먹기

실천 1 : 먹여주기 – 밥과 반찬 중 아이가 스스로 먹으려는 것 대화로 정하기. 나머지는 엄마가 먹여주기


하위 목표 2 : 혼자서 먹는 양 늘리기

실천 2 : 식사량 조절하기 - 한 종류의 반찬 한 점과 밥 반 숟가락 → 한 종류의 반찬 두 점과 밥 한 숟가락  → 두 종류의 반찬 한 점씩과 밥 한 숟가락 등 스스로 먹는 양을 점진적 증가시키고 도움 비율은 줄이기


하위 목표 3 : 스스로 먹을 수 있는 양 결정해서 담기

실천 3 : 반찬과 밥을 펼쳐두고 아이가 스스로 온전히 먹을 수 있는 양을 덜어서 담도록 도와주기



효과 : 스스로 비우는 성취감을 통해 주도적 행위 변화와 식사 긍정성 키우기




부수적인 환경 조성도 중요합니다. 분위기가 무겁지 않아야 하고 아이의 기분도 살펴야 합니다. 편안함이 있어야 스트레스 없이 음식이 입으로 들어갈 수 있거든요. 우리는 아이가 스스로 밥을 먹는 상상을 넘어 현실의 모습이 되길 바라기에 아이 밥 먹이는 일에 공을 들입니다.  내 새끼 입에 밥 들어가는 것만큼 배부른 일도 없거든요. 먹이는 즐거움은 즉각 눈으로 확인 가능해서 다른 육아 요소를 보아도 상대적인 만족감이 더 크게 전해지죠. 반대로, 먹이는 스트레스는 육아 전반을 힘겹게 만들기도 하지요.



 건강한 식사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왜 필요한가?

지금 당장은 입에 들어가는 음식의 양, 종류, 식사 태도 등에 고민하시겠지만 노력 없이 언젠가는 먹겠지라는 마음으로 먹이는 힘겨운 고민에서 물러나지 마세요. 먹는 즐거움을 통해 음식을 먹도록 하려는 우선 과제의 실천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야채 섭취 비율을 높이려는 방안 모색일 수도 있죠. 여러분이 하시는 지금의 유의미하고 긍정적인 노력은 반드시 아이의 키와 이차 성징에 영향 미치는 환경적 요인 20%에 포함됩니다

 


유전적 요인 80%보다 어떻게 보면 더 중요한 요인인데요. 이를 소홀히 하면 여러분이 기대하고 원하시는 아이의 키, ‘나보다’ 혹은 나만큼’ 자랄 거라는 희망이 무너질 듯한 위기바로 성조숙증과 마주할 수도 있어요. 아이 주도 식사, ‘아이가 혼자 먹는다’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라 아이 성장 전반에 걸쳐 넓고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른 시기에 아이 주도적인 식사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시고 실천을 위한 계획을 세우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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