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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body hates me but you...

에픽하이 7집 99 2번 트랙 Don't hate me에서

by 영감핀 pin insight

얼마 전까지 매우 침울했다. 친구들은 이제 사회에 자리를 잡아가는데 난 회사 사정으로 퇴사했고, 집에서 혼자 바닥부터 천장까지 쌓인 반스 신발 박스를 보며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아무리 내가 좋다지만 내 주변 사람들은 이해 못 할 취향일 것이다. 친구들과 이야기 할 때면 나는 30대 치고는 너무 어린 것 같고 (너네 뉴진스 몇 명인지 모르는구나... 하긴 빠삭하게 알고 있어도 웃기네) 20대 치고는 올드하게만 여겨지는 것 같다. (요즘 친구들 반스.. 정말 안 신는구나...)


이런 상황에서 글 쓰는 날이 되어 모아둔 문장을 살펴보다 이 문장을 발견했다.


Everybody hates me, but you love me and I love you
오오오 (워오오)
난 너만 손뼉 치면 돼 Baby
온 세상이 안티 그런 내가 웃는 이유
오오오 (워오오)
난 너만 내 편이면, 내 팬이면 돼


그렇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내 편, 단 1명만 있어도 충분하다. 돌이켜보니 회사 사정상 퇴직했다니 잘할 거라고 믿어라고 말해주는 친구 (인아 고맙다) 의욕 없다고 털어놓았을 때 무슨 일이냐고 물어봐 주는 친구. (동수야 고맙다) 슬프다고 하니 텐션 끌어올려 주는 애인에게도 고맙다.


이렇게 단 1명 때문에 다시 잘해보겠다 마음먹기도 하고, 단 1명 때문에 힘내야지! 마음먹기도 하고, 단 1명 때문에 다시 즐거워지기도 한다.




여기까지 쓰고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니 가장 중요한 내 편 1명을 잊었다. 바로 나 자신이다. 내가 내 편이 아니면 친구의 응원을 빈말로 듣게 되고, 걱정을 오지랖으로 여길 수 있으며, 기분 풀어주는 것을 장난으로 치부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해준 말이 내면에 비추어 들리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해준 말에 힘입어, 스스로 흔들리지 않고 무너지지 않도록 나부터 내 팬이 되어 보기로 한다. 마침 친구가 셀프 덕질에 대한 영상을 보내준 것도 기억나 덧붙여 본다.


874CA289-F5FB-4D5F-B6A4-65F90BB4BF05_4_5005_c.jpeg 이 영상을 공유해 준 회우야, 고맙다. 웃긴 데다 진짜로 해볼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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