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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수쟁이 Feb 08. 2024

240208 올해 처음, 아침 요가를 했다.

그럼, 이제 다시 시작하자. 

연휴 전날이라 회사 근무 시간이 조정되었다. 출근 시각과 상관없이 3시에 업무 종료를 하라고 했다. 보통 이르면 6시 전후에 일어나는데 오늘은 여유를 좀 부렸다. 일어나니 7시가 좀 넘었더라. 남편에게 같이 출근할지 물으니 좋다고 했다. 먼저 씻고 출근 준비를 했다. 남편이 씻는 동안 시간이 좀 남았다. 그래서 오랜만에 요가 매트를 펼쳤다. 


이게 얼마 만인가. 올해 처음 하는 아침 요가였고, 작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오랜만이다. 요가할 때마다 따라 하던 요가소년님의 영상을 켰다. 한때 매일 봤던 영상이라 음성 안내도 동작 순서도 익숙한데... 어라 몸이 안 따라준다. 15분 남짓 짧은 영상이었는데 이 시간이 꽤 길게 느껴졌다. 

겨우 요가를 끝냈다. 여러 생각이 들었다. 알고 있지만 잊고 있던 생각들. 


새롭게 시작하는 것보다 다시 시작하는 게 더 어렵다. 새로운 시작에는 설렘이 있지만 다시 시작하는 것엔 설렘이 없다. 되려 지루하게 느껴지고 좀 더 미루고 싶고, 또 그만두게 될 텐데 뭣 하러 다시 하나, 이런 자조적인 생각이 먼저 든다. 요가 매트를 다시 펼치기 전까지 매일 그랬다. 요가를 다시 해야 한다는 생각이야 매일 같이하지만 내일부터 하면 더 좋을 거 같고, 어차피 매일 늙어가는 몸이고 또 그만둘 텐데 안 하는 것도 방법이겠다 싶고...다시 시작하는 건 정말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시작하는 일이 어쩌면 새로 시작하는 것보다 더 멋진 일인지도 모르겠다.


또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하고 나면 역시나 좋다. 시작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하고 나면 좋다. 15분 요가를 하고 나니 역시나 좋았다. 몸이 좋아졌다고 하면 사실 거짓말이고, 기분이 좋았다. 아침에 무언가를 한 것도 좋고,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한 것도 좋고, 남편이 씻는 동안 시간을 잘 쓴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또 좋고. 비단 요가만 그럴까. 책 읽기도 요리도 운동도 글쓰기도 출근도(?????) 하고 나면 좋다. 이걸 좀 기억해야 하는데 시작을 앞두고서는 전혀 생각이 안 나서 문제다. 앞으로는 의식적으로 무언가를 하고 나서의 그 좋음을 떠올려야겠다. 


글을 쓰다 보니 다시 시작해야 할 여러 일들이 떠오른다. 피아노와 운동, 책 읽기 등등. 자, 생각해 보자. 이런 것들을 하고 났을 때의 좋은 기분을. 그럼, 이제 다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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