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데 뭐 하러 왔어
칠흑의 밤을
깜깜한 외로움으로 날밤 새우고
사무치는 그리움 꾹꾹 누르고선
반가움에 환하게 웃으신다
시들어 마른 초라한 풀밭에 누웠어도
닿지 못하는 소리에 귀 모으며
쓴잔 마시는 자식 마음 가만히 엿보시고
자애의 눈물 글썽인다
끈끈히 묻어둔 도타운 큰 사랑
절망 덮어주는 가슴속 불씨가 새살 돋아
한줄기 맑은 바람 왼 가슴 메운다
다시 한번
그 따스한 옷깃을 잡을 수 있다면
그 보드라운 살결에 비비댈 수 있다면
내가 사는 세상 더 훈훈할 텐데
아직도 못다 한 가없는 사랑
이제 그만 깊은 시름 거두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