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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앨리스 Feb 23. 2021

퇴사생의 하루 노트2.

단돈 5,000원에 행복을 샀다.

나는 '집념의 여인'이다.

헬싱키에 갔을 때도 엄마는 뭣하러 가냐는 '카모메 식당'(일본 영화에서 유명해진)을 배터리가 꺼져도 지도가 없어도 결국 찾아가서 영화와 똑같은 삼각형 모양의 '오니기리' 외 식사를 했다. 맛은 놀랄 정도로 없었다!


오늘은 잘 때마다 눈 앞에 가물가물 했던 초콜릿 케이크를 사는 것에 기어코 성공을 했다.

아침에 초콜릿 케이크를 먹는 것이 왜 좋냐면 아침에는 고열량의 음식을 먹어도 그 어떤 죄책감 없이 온전히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코스의 짧은 거리지만 지하철을 이용한다. 지나는 길은 살아있는 매력이 없는 삭막한 루트기 때문이다.

복권 가게 앞 담배 피우는 사람들, 온갖 앞다투어 싸우는 비일관된 간판들, 대충 나 있는 좁은 콘크리트 길은 그 어떤 좋은 느낌을 주지 못한다.

케이크를 받아 가까운 거리에 있는 꽃집을 발견했다. 갑작 꽃집에 들어갈 용기가 났다.

큰? 일, 누군가의 경사가 아니고서야 내발로 꽃집에 갈 일은 없었다.

들어가서 호기롭게 '봄의 정령' 과도 같은 프리지어를 주문했다. 아이 예뻐라.


앞으로 봉우리를 틔워 향기를 낼 생각을 하니 벌써 마음이 설레었다.


모르고 산 프리지어의 꽃말은 당신의 시작을 응원해! '당신의 앞날'이라고 한다.



친절하고 앳되보이는 꽃집 아르바이트생이 곱게 포장을 해줬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이니 친절한 것인지 꽃집에 있어서 마음이 좋아진 것인지 잠깐이지만 경쾌했다. 그것은 고객에게 보이는 억지 친절함이 아니다.


손에 든 꽃을 바라보다 카드를 스와이프 하고 있는 직원에게 물었다.


"아, 그런데 얼마예요?"

"네, 오천 원입니다."


나는 얼마 안가 시드는 꽃을 사는 것은 굉장히 사치스러운 것이라 생각해 왔다.

집에서 꽃을 감상할 시간과 심적 여유가 없었던 이유일까, 화병에 꽃을 꽂을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작은 집이지만 총 7가지 종류의 초록 식물을 키우고 있다.

집에 온 순으로 여인초, 몬스테라, 칼라데아, 스파티필름, 홀리 페페, 스킨답서스, 형광 스킨답서스.

공통점은 모두 생명력이 대단한 식물이다. 2주간 집을 비워도 척박한 환경에서도 돌돌 말린 새싹을 틔운다. 수돗물 밖에 아무것도 준 것이 없는데 병충해 하나 없이 제 나름의 생명이 자라나니 신기하고도 배울점이 많다.




내 손에 든 카페 라떼와 같은,
이렇게 싼 가격에 행복을 살 수 있음을 알았다면
자주 나에게 '꽃'을 사줄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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