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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화 Jul 14. 2024

金粉世家 | 금분세가, 설자(9)

张恨水 | 장한수

楔子

燕市书春奇才惊客过

朱门忆旧热泪向人弹


설자

연시 서춘 기재는 오가는 사람을 놀라게 하고

부잣집은 옛 시절을 생각하며 눈물 흘리네


我两人到了家里,什么事儿也不问,且先把那本残破本子,摊在桌上,赶紧地翻着看。但是书页经火烧了,业已枯焦。又经人手一盘,打开更是粉碎。只有那两页的夹缝,不曾被火熏着,零零碎碎,还看得出一些字迹,大概这里面,也有小诗,也有小词。但是无论发现几个字,都是极悲哀的。一首落真韵的诗,有一大半看的出,是:

우린 집 오자마자 두말할 것 없이 가지고 온 낡은 책을 펼쳐 보았다. 그러나 이미 대부분 타버려 너덜너덜해졌고 책장을 펼치면 바사삭- 부서졌다. 책 가봉한 곳에 2장은 타버리지 않았는데 어렴풋이 글자 흔적이 보였고 시도 있고 사도 있었다. 그 글은 모두 슬픔이 깊이 묻어있었다. 그중 운율이 들어있는 시구가 있었는데..


......莫当真,

浪花风絮总五因。

灯前闲理如来忏,

两字伤心......


...... 막당진

랑화풍서총오인

등전한이여래참

두자상심......

(...... 마음에 두지 말기를, 파도와 바람이 오는 데는 이유가 없듯이. 등잔 앞의 나는 마음을 쓰고 있구나, 상심이라는 두 자만...... )


我不禁大惊道:“难道这底下是押‘身’字?”我的朋友点点头道:“大概是吧?”我们轻轻翻了几页,居然翻到一首整诗,我的朋友道:“证据在这里了。你听”他便念道:


이 시구를 읽도 난 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설마 그 다음 시구는 '몸'으로 운율을 맞춘 걸까?"

친구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마도 그렇겠지"

몇 장을 더 펼쳐보니 전 편의 시구가 보였다. 친구는

"증거, 여기 있네. 들어봐"


铜沟*流水出东墙,

一叶巴蕉篆字香,

不道水空消息断,

只有鸦背看斜阳。


동구*유수출동장,

일엽파초전자향,

불도수공소식단,

지유아배간사양.

(궁궐에 흐르는 강에 바나나잎을 띄워 지인에 소식을 전하려 했건만, 물이 말라 소식이 끊어졌네. 매일 궁궐을 넘어가는 까마귀의 등을 넘어 저녁 햇살을 바라보네. )


我说道:“胎息浑成,自是老手。只是这里面的话,在可解不可解之间。”我的朋友道:“你看这里有两句词,越发明了。”我看时,是:


이 시구를 듣고 난

"흐름이 자연스럽고 유창한걸 보니 정말 고수가 다름없군. 여기 글만 봐도 가능과 불가능의 사이에 있단 말이지"

내 친구는 이어서

"여기 두 구절은 더 말할 것 없군"

난 친구의 말을 듣고 그 시구를 봤다.


......说也解人难。几番向银灯背立,热泪偷弹。除是......

这几句词之后,又有两句相同的,比这更好。是:

......想当年,一番一回肠断*。只泪珠向人......


...... 알 길이 없네. 은등을 등지고 수없이 눈물을 훔치네......

이 시구를 잇는 그다음 두 구절은 더 말할 것 없었다. 

...... 그때를 돌이켜보면, 마음이 부서지고* 눈물이 끝이질 않네......


我道:“诗词差不多都是可供吟咏的,可惜烧了。”我的朋友道:“岂但她的著作如此,就是她半生的事,也就够人可歌可泣呢。”我道:“你证明这个金太太,就是你说的那个她吗?”我的朋友道:“一点不错。”

난 아쉬운 마음을 담아 말을 이었다

"이 시는 읊어도 될만한 수준인데 이렇게 태워버려서 안타깝군 "

친구는

"부인의 글만 이렇겠는가? 그의 반생을 들으면 더 마음이 울릴 것이네"

"그럼 그대가 말한 사람이 김부인이 맞다고 확인하는 건가?"

내 친구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그럼 그럼"


동구(铜沟): 동구는 동으로 만든 도랑을 말하며 전설로 내려오는 말에는 오왕부차가 궁내에 도랑을 만들었다고 한다. 하여 동구를 궁정/궁궐의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마음이 부서지고 (一番一回肠断): 이 시구는 이태백의 시구에서 따온 말이다.  "一叫一回肠一断, 三春三月忆三巴(두견이 한 번 울고 또 화답하니 간장 끊어지는데, 봄은 석 달인데, 삼월에 고향 파촉을 생각하네)" 이 시구를 빌려 마음이 부서지는 것을 표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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