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화 Jul 07. 2024

金粉世家 | 금분세가, 설자(8)

张恨水 | 장한수

楔子

燕市书春奇才惊客过

朱门忆旧热泪向人弹


설자

연시 서춘 기재는 오가는 사람을 놀라게 하고

부잣집은 옛 시절을 생각하며 눈물 흘리네


  我心里想,这样一个人,我猜她有些来历,果然不错。只是她所说的大家庭,究竟是怎样一个家庭呢?后来我把她的话,告诉了给她找馆的那个朋友。那朋友很惊讶,说道:“难道是她妈?她怎样还在北平?”我问道:“你所说的她,指的是谁?”

대화를 오가면서 김부인의 배경이 보통은 아닐 거라 생각 들었다. 근데 부인이 말한 대가족이란 대체 어느 집안일까? 일자리 알아봐 준 친구에게 이 일을 알려줬더니 놀라면서 입을 열었다.

"설마 그 여인이란 말인가?"

"그 여인? 그 여인이라 함은 누구?"

 

我那朋友摇摇头道:“这话太长,不是三言两语可以说完的。若真是她,我一定要去见见。”我道:“她究竟是谁?你说给我听听看。”我的朋友道:“现在且不必告诉你,让我见了她以后,那一天晚上你扇一炉子大火,沏一壶好茶,我们联床夜话,我来慢慢地告诉你,可当一部鼓儿词*听呢。”

친구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이 이야기는 너무 방대해서 한두 마디로 끝낼 수 있는 정도가 아니야. 만약에 진짜 그 여인이 맞다면 만나러 가봐야겠어"

"그 여인이 대체 어떤 분이신데? 얘기 좀 해줘"

"지금 말고, 내 눈으로 직접 보고 나면, 새벽까지 화로에 불 붙히고 차 마시면서 천천히 얘기해 주지. 이건 뭐 구얼츠*로 들어도 되는 정도야 "


他这样说,我也不能勉强。但是我急于要打破这个哑谜,到了次日,我便带他道金太太家里去,作为三次拜访。不料到了那里,那冷宅的一张纸条,已经撕去了。门口另换了一张招租的帖子。我和我的朋友都大失所望。

친구의 이런 반응에 더 억지 부리지 않았지만, 수수께끼를 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 다음날 바로 친구 데리고 김부인 집으로 갔다. 그런데 벌써 '렁가'라고 쓰인 글자는 뜯어버린 상황이었고 문짝에는 임대한다는 글만 붙어있었다. 우리는 아쉬움을 금치 못했고 친구는 바로 눈치챘다는 듯이 말했다.


我的朋友道:“不用说,这一定是她无疑了。她所以搬家,正是怕我来找她呀。既然到此,看不见人,进去看看屋子,也许在里面找到一点什么东西,更可以证明是她。”我觉得这话有理,便和他向前敲门。里面看守房子的人,以为我们是赁房的,便打开门引我二人进去。

"더 알아볼 필요도 없겠네. 우리가 찾아올까 봐 바로 이사한걸 보니 그 여인이 맞겠어.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사람은 못 봐도 집 구경은 해보는 게 어떨까? 증거라도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여인이 확실하다는 증거말이야"

난 친구의 말에 동의했고 바로 문을 두드렸다. 집 지키고 있는 안내원이 나와 우리를 맞이했는데 집 보러 온 것으로 생각한 모양이었다.


我们一面和看守屋子的人说话,一面把眼睛四围逡巡,但是房子里空空的,一点什么痕迹都没有。我的朋友望着我,我望着他,彼此微笑了一笑,只好走出来。走到院子里,我的朋友,看见墙的犄角边,堆着一堆字纸。

우리는 안내원과 대화하면서 눈으로 방구석구석을 살폈지만 집은 텅텅 비어있었고 그 어떤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다. 우린 서로 번갈아 눈 마주치자 무언의 미소를 지으며 희망이 없어 보이자 정원으로 나왔다. 근데 이때 벽 가장자리에 종이더미가 쌓여있는 걸 보았다. 


便故意堆着看屋子的人道:“你们把字纸堆在这里,不怕造孽吗?”*说时,走上前便将脚拨那字纸。我早已知道他的命意,于是两个人四道眼光,像四盏折光灯似的,射在字纸堆里。他用脚拨了几下,一弯腰便捡起一小卷字纸在手上。

그걸 발견하고 친구는 일부러 안내원을 보며 입을 열었다.

"종이더미를 이런 곳에 두다니, 벌 받을까 두렵지 않나요? "*

말하는 도중에 종이더미로 다가가 발끝으로 헤집는 친구의 속내를 난 벌써 알아챘고 우린 눈을 마주쳤다. 그 순간 서로의 눈동자에 불빛이 번쩍였고 그 불빛은 동시에 종이더미에 모아졌다. 친구는 발로 휘적휘적하더니 허리를 숙여 종이 한 묶음을 손에 쥐었다.


我看时,原来是一个纸钞小本子,烧了大半本,书面上也烧去了半截,只有“零草”两个字。这又用不着猜的,一定是诗词稿本之类了。我本想也在字纸堆里再寻一点东西,但是故意寻找,又恐怕看屋子的人多心,也就算了。我的朋友得了那个破本子,似乎很满意的,便对我说道:“走吧。”

친구 손에 든 건 노트였다. 이미 반은 태워진 상태였고 표지도 반도 태워져 있었는데 "영초"라는 두 글자만 남았다. 딱 봐도 시나 사를 쓰는 원고지 같은 거였다. 종이더미에서 더 많은 걸 찾아보고 싶었지만 안내원이 의심할까 봐 그쯤에서 멈췄다. 이미 낡아빠진 노트를 손에 들었으니 그 정도여도 만족할만한 결과여서 친구한테 '가자'라고 말했다.

  

구얼츠(鼓儿词): 산둥 성 남쪽과 서남쪽, 장쑤 성 북쪽 지역에서 시작된 오래된 설창 중 하나이다. 명나라 말기, 청나라 초기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고, 400여 년의 역사가 있다.

종이더미를 이런 곳에 두다니, 벌 받을까 두렵지 않나요? (你们把字纸堆在这里,不怕造孽吗): 중국에는 예로부터 "屋角三不放,富走家财丧-집 가장자리에 세 가지 두면, 재물이 나가고 가문이 기운다"라는 말이 있다. 그 세 가지 중에는 잡동사니를 방구석에 두면 안 된다는 말이 있어, 이 대사에는 그 의미가 들어있다.



                    

이전 07화 金粉世家 | 금분세가, 설자(7)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