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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화 Jun 23. 2024

金粉世家 | 금분세가, 설자(6)

张恨水 | 장한수

楔子

燕市书春奇才惊客过

朱门忆旧热泪向人弹


설자

연시 서춘 기재는 오가는 사람을 놀라게 하고

부잣집은 옛 시절을 생각하며 눈물 흘리네



我本来愁着要酬报他的两块钱,无法出手。这时我便在身上掏出皮夹来,看一看里面,只有三张五元的钞票。我一想,像我文丐,当这岁暮天寒的时候,决计没有三元五元接济别人的力量。但是退一步想,她的境遇,总不如我,便多送她三元,念在斯文一脉,也分所应当。

대련 값 2위안을 건네려 했으나 머뭇거리게 되었다. 지갑을 꺼내 들춰보니 5위안짜리 3장이 들어있었다. 솔직히 말해 이런 추운 겨울철에 남을 도울 수 있는 역량이 못되지만 나보다도 힘든 이 부인의 처지를 보고 있자니.. 같은 글쟁이로 이 정도는 분에 넘치지 않은 정도라 생각되어 3위안을 얹어 주기로 했다. 


一刹那间,我的恻隐心,战胜了我的悭吝心,便拿了一张五元的钞票,放在那小孩子手里。说道:“快过年了,这个拿去逛厂甸买花爆放吧。”金太太看见,连忙站起来,将手一拦那小孩。笑着说道:“这个断乎不敢受!”

그 순간 나의 측은지심은 인색함을 누르고, 5위안짜리를 꺼내 아이의 손에 올려두었다.

"곧 춘절이니 이걸로 창뎬*에 놀러 가거나 폭죽놀이 해보렴"

김부인은 바로 일어나 아이를 막아서며 웃으며 말했다.

"이건 절대 받을 수 없습니다."


我说:“金太太你不必客气。我文丐朝不保守,决不能像慷慨好施的人随便。我既然拿出来了,我自由十二分的诚意,我决计是不能收回的。”金太太见我执意如此,谅是辞不了的,便叫小孩子对我道谢,将款收了。

"별말씀을요. 이 돈은 저의 성의와 진심이 들어있습니다. 금전에 헤픈 사람이라 대충 하는 건네는 건 절대 아닙니다. 이미 주머니밖에 나왔으니 되돌려 받진 않을 거고요."

도저히 의견을 굽히지 않는 나를 보자 김부인은 더 이상 사양하지 않고 아이에게 인사를 시키고 돈을 받았다.


那个老妇人,已用两只洋瓷杯子斟上两杯茶来。两只杯子虽然擦得甚是干净,可是外面一层珐琅瓷,十落五六,成了半只铁碗。杯子里的茶叶,也就带着半寸长的茶叶棍儿,浮在水面上。我由此推想他们平常的日子,都是最简陋的了。我和他们谈了一会儿,将她对联取了,自回家去,把这事儿也就扔下了。

이때 노부인은 서양자기 잔에 차 두 잔을 내왔다. 두 찻잔은 깨끗하게 씻겨있었으나 찻잔 외벽의 에나멜은 거의 떨어져 나가 철로 만든 찻잔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찻잔 속 반 마니 길이의 찻잎은 물 위에 동동 떠있었다. 이 정도만 보아도 이 가족의 상계가 얼마나 누추하고 검소한지 짐작할 수 있었다. 난 그들과 조금 더 얘기하고 대련을 들고 집으로 향했다. 그 후 이 일은 내 머릿속에서 내버려 둔 채로 있었다.


  过了几天,已是新年,我把那副对联贴在书房门口。我的朋友来了,看见那字并不是我的笔迹,便问是哪个写的?我抱着逢人说项的意思,只要人家一问,我就把金太太的身世,对人说了,大家都不免叹息一番。

  며칠이 지나 춘절이 되었을 때 그 대련을 서재 문쪽에 붙여두었다. 친구들이 방문하면서 대련의 글체가 나의 것이 아님을 발견하고 묻기 시작했다. 난 봉인설향*하며 물어보는 이가 있으면 김부인의 상황에 대해 얘기했고 듣는 이들도 모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也是事有凑巧,新正初七日,我预备了几样家乡菜,邀了七八个朋友,在家里尽一日之乐。大家正谈的高兴的时候,金太太那个儿子,忽然到我这里来拜年,并且送了我一部木板的《唐宋诗醇》。那小孩子说:“这是家里藏的旧书,还没有残破,请先生留下。”他说完,就去了。

이 일은 참 공교롭게 흘러갔다. 그날은 정월 초 칠일이 되는 날이었는데 마침 고향음식을 만들어 일곱여덟 명의 친구를 초대해 하루를 즐거이 보내고 한참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을 때쯤, 김부인의 아들이 설 인사하러 온 것이다. 그 아이의 손에는 '당송시순'이 들려있었고 그 책을 나에게 선물로 주었다.

"이건 저희가 보관하고 있던 오래된 책인데 아직은 낡지 않아 선생님께 드리려고 합니다"

이 말을 남긴 체 그 아이는 돌아섰다.

 

我送到大门口,只见他母亲的妈妈爹在门口等着呢。我回头和大家一讨论,大家都说:“这位金太太,虽然穷,很是介介,所以她多收你三四块钱,就送你一部书,而且她很懂礼,你看她叫妈妈爹送爱子来拜年,却不是以寻常人相待呢。”我就说:“既然大家都很钦佩金太太,何不帮她一个忙?”

아이를 대문까지 바래다주었는데 아이의 할아버지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배웅하고 돌아와 다시 친구들과 김부인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친구들은

"그 김부인 말이야. 집은 가난한데 참 도리를 잘하고 예의도 있으시고.. 3위안을 더 받았다고 아버지와 아이를 보내 설인사하러 오게 하면서 책 선물하게 한 걸 보면 절대 보통이 아니란 말이지"

이 말을 듣고 나는 제안을 했다.

 "모두 김부인을 높게 보고 있으니, 이렇게 된 이상 부인을 돕는 건 어떻게 생각하는가?"


大家都说:“忙要怎样帮法?”我说:“若是送她钱,她是不要的,最好是给她找个馆地。一面介绍她到书局里去,让她卖写稿子。”大家说:“也只有如此。”又过了几天,居然给她找到一所馆地。

친구들은 말을 모았다.

"도움이라 하면.. 어떻게??"

난 다시 말을 이어갔다.

"돈을 주면 당연히 받지 않을 테고.. 좋기는 일자리를 알아봐 주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은 생각이야. 서국*에 소개해 주면 부인이 글 쓰면서 돈 버는 거지"

"그래, 이 방법밖에는"

며칠이 지나자 정말로 김부인을 위한 일자리를 찾아냈다. 

 

창뎬-厂甸: 중국 명청시기 유리공장 앞 공지(空地)이며 해왕촌공원(海王村公园) 일대를 말한다. 해왕촌공원은 중국 민국 6년에 해왕촌공원을 건설했으며 매년 춘절이 되면 이곳에 시장이 열려 사람이 북적했다고 한다.

봉인설향-逢人说项: 어디에서나 그 사람을 칭찬하다. 남을 좋게 말하다. 

서국-书局:옛날, 관청의 서고. 서적을 간행하던 인쇄소.



**후기:

逛厂甸(창뎬에 가자)이라는 말이 와닿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이 단어를 현재에 대입해 예를 들어보자면 "신세계 가자. 더 현대 가자"와 같은 말이다. 즉 어느 대표적인 공간을 표현하는 단어가 곧 쇼핑자체를 의미하는 것이니 예나 지금이나 쓰는 단어는 다르지만 정서적 유사성이 있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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