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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화 Jul 21. 2024

金粉世家 | 금분세가, 설자(10)

张恨水 | 장한수

楔子

燕市书春奇才惊客过

朱门忆旧热泪向人弹


설자

연시 서춘 기재는 오가는 사람을 놀라게 하고

부잣집은 옛 시절을 생각하며 눈물 흘리네


我说道:“这个她究竟是谁?你能够告诉我吗?”我的朋友道:“告是可以告诉你。只是这话太长了,好像一部二十四史*,难道我还从三皇五帝说起,说道民国纪元为止吗?”

"이 여인은 대체 어떤 사람인가?"

친구는 나의 호기심에 이렇게 답했다.

"알려는 줄 수 있는데 말하기엔 너무 길어, 24사*라고 말해도 되는 정도인데 어느 세월에 삼황오제부터 민국기원까지 다 얘기하겠냐고"


我想他这话也是,便道:“好了,有了一个主意了。这回过年,过得我精穷,我正想做一两篇小说,卖几个钱来买米。既然这事可歌可泣,索性放长了日子干,你缓缓地告诉我,我缓缓地写出来,可以做一本小说。倘若其中有伤忠厚的,不妨将姓名地点一律隐去,也就不要紧了。”

이 말을 들으니 일리 있는 말이라 나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그럼 이건 어떤가? 안 그래도 내가 이번 설을 보내고 나니 빈털터리가 되어서 소설 한 두 편 내고 끼니라도 보태려고 했거든. 이 이야기가 그 정도로 감동적이라면 아예 길게 보자고. 넌 천천히 알려주고 난 천천히 쓰고, 그럼 소설 한 편은 나오지 않겠어? 만약에 이 이야기를 다루면서 어느 부분이 누군가를 다치게 하고 명예에 영향을 준다면 이름,지역 모두 삭제하면 되니까"


朋友道:“那倒不必,我怎样告诉你,你怎样写得了。须知我告诉你时,已是把姓名地点隐去了哩。再者我谈到人家的事,虽重繁华一方面,人家不是严东楼*,我劝你也不要学王凤洲*。”

이 말을 들은 친구는

"뭐 그 정도까지 안 해도 돼, 그냥 내가 어떻게 얘기하면 그대로 써도 문제없어. 이미 얘기할 때는 이름이고 지역이고 다 바꿔서 얘기할 거니까. 그리고 그 집이 번화로운 건 사실이지만 옌둥러우*는 아니니까 왕펑저우* 될 생각은 하지 말고 "


我微笑道:“你太高比,凭我也不会做出一部《金瓶梅》来,你只要把她现成的事迹告诉我,省我勾心斗角、布置局面,也就很乐意了。”我的朋友笑道:“设若我造一篇谣言哩?”我笑道:“当然我也写上。写小说又不是编历史,只要能自圆其说,管他什么来历?你替我搜罗好了材料,不强似我自造字写吗?”

이 말을 듣고 난 웃으며

"날 너무 대단하게 생각하고 있는 거 아니야? 내 수준으로  '금병매'는 넘볼 수도 없어. 그냥 사실대로 얘기만 해준다면 빙빙 돌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겠어"

"만약에 헛된 이야기를 알려준다면?"

"그대로 써야지. 지금 역사책을 쓰는 게 아니라 소설이잖아. 이야기가 잘 마무리만 된다면 그게 어디서 왔는지, 어떤 거든 뭐가 중요하겠어. 더군다나 넌 나 대신 자료를 정리해 주는데, 내가 혼자 이야기 만드는 것보다 훨씬 좋지."


我的朋友见我如此说,自然不便推辞。而且看我文丐穷得太厉害了,也乐得赞助我作一篇小说,免得我逢人借贷。自这天起,我们不会面则己,一见面就谈金太太的小史。我的朋友一天所谈,足够我十天半个月的投稿。

친구는 내가 이렇게까지 얘기하는 걸 보고 더 이상 거절하진 않았다. 그는 내가 힘들게 살고 있는 것도 알고 있었다. 매번 돈 빌리러 다니는 내 꼴보느니  이런 형식으로 도와주는 것이 나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날부터 우린 만나지 않으면 각자 따로 할 일 하고, 만나면 바로 김부인 이야기를 꺼냈다. 하루 얘기한 내용은 내가 열흘 보름정도 투고할만한 양이었다. 


有时我的朋友不来,我还去找他谈话。所幸我这朋友,是个就急而又救穷的朋友,立意成就我这不小说,不嫌其烦地替我搜罗许多材料,供我铺张。自春至夏,自秋至冬,经一个年头,我这小说居然作完了。

가끔 친구가 안 오면 내가 찾아가기도 했지만, 이 친구는 내가 급할때나 힘들 때 언제든 도와주는 친구였는데, 이 소설 쓰는데 번거롭다고 불평 하나 없이 계속 자료들을 모아줬다. 봄부터 여름, 그리고 가을부터 겨울까지 1년이라는 시간을 지내고 보니 이야기가 완성되었다. 


至于小说内容,是否可歌可泣,我也不知道。因为事实虽是够那样的,但是我的笔本写不出来,就不能令人可歌可泣了。好在下面就是小说的正文,请看官慢慢去研究吧。

소설이 정말 감동적인지 심금을 울리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들은 이야기는 정말 마음을 울렸으나 내 실력이 따라주지 못해 그 감정을 전달하기 어려운 것도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소설은 완성되었으니 지금부터 천천히 봐주시길 바란다.


24사(二十四史): 중국 역대 왕조의 정사로 인정되는 24종류의 사서이다.

옌둥러우(严东楼)/왕펑저우(王凤洲)/금병매(金瓶梅): 옌둥러우는 그의 아버지 옌스판(명나라 간상)과 악행을 수없이 저질렀고 그들의 피해자 왕펑저우는 복수를 하기 위해 옌둥러우와 친해진 후, 옌둥러우가 음탕한 책을 좋아하는 걸 알아내어 독 묻은 금병매를 선물하여 살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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