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로리오로랑링러ㅣ...
알람이 울리자마자 눈을 퍼뜩 뜬다
새벽 5시 30분
더 자고 싶은 맘이 없는 건 아니지만
조금 더 잔다고 해서 나한테 별다른 이로운 일이 생기지 않는 걸 알기에
이불을 걷어찬다.
바닥에 내려놓았던 베개들을 건져올려 침대에 올려놓고
걷어찬 하얀 이불도 꼼꼼히 펴 정리한다.
MBC미니 라디오를 켠다
언제나 나보다 먼저 출근해 하루를 여는 낭랑한 목소리
세상은 언제나 부지런한 사람들이 있고 먼저 인사를 건넨다
오늘도 좋은 하루, 너의 하루를 응원해
좋아하는 사람이 사준 커다란 블루투스 스피커에 그날 선곡한 음악과
가슴 때리는 메시지들을 들으며 세수하고
옷방에 들어가 토너와 로션을 바르기 시작한다
문득 몇 년 전 있었던 기분 나쁜 일이 떠오른다
썬크림을 막 바르고 난 직후다
생각에 골몰한다
그 기분 나쁜 기억
아주 오래 전에 지났는데 왜 지금 이 생각이 나는 걸까?
생각에 머물던 나는 생각한다
왜 지금?
꼭 그런 기분 나쁜 기억들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 화장할 때 떠올라 나를 사로잡히게 한다
"It's not Thinking."
영어 공부에 큰 갈망을 느끼고 있던 차에 내 기분을 영어로 한 번 풀이해봤다.
이건 생각이 아니야.
그래. 이건 나의 생각이 아니야.
나의 생각이 아니다.
내가 사고를 하여 만들어낸 생각이 아니라,
쓸 데 없는 나에게 하등 도움이 안되는
그냥 흘러가는 현상일 뿐인 것이다.
나의 뇌에게 말한다.
"It's not Funny. Stop Thinking."
단순한 말이지만
나의 언어를 바꿔서 생각해보는 그 과정 자체로
나는 이미 나를 기분 나쁘게 했던 그 기억으로부터 멀어져있다.
이 글을 브런치에 올려야겠다고 생각한 건 꽤 오래되었다.
정말 너무도 신기하게도
매번 아침에 화장대에 앉아있을 때마다 아주 오래된
이미 털고 잊었다고 생각했던 그런 유쾌하지 않은 일들이 떠올랐던 것이다.
아마 내가 나름 평온하고
다가올 하루를 준비하던 그 시간이
내 뇌에게는 지루하게 여겨졌을지 모른다.
뭔가 더 짜릿하고
흥분되는 일 없을까?
교감 신경을 자극할 그런 과거의 기억을 쫓아쫓아 끄집어 낸 것이다.
그러니 내가 원하지 않았는데도
자꾸 유쾌하지 않은 생각을 하고 있다면
퍼뜩 정신을 차리고 자각하시길!
"재미없으니까 그만 생각해. 나는 그만 생각하고 싶어."
의도적으로 연습하다보면 벗어나게 될 것이고
그 기억들에 사로잡혀있던 자신을 책망하던 빈도도 점점 줄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