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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톡쌤 카이지 Apr 14. 2023

소통이 어려운 리더들, '질문'부터 고민하세요

  말 많이 하는 당신이 '불통'인 이유 Vol. 4

"우리 A 팀장은 지시가 명확하지 않고 의견을 내도 잘 안 들어요.
후배들한테 책임을 미루기도 해요."
"딱히 배우려는 의지도 없고 수동적인 데다
자기 일 아니면 전혀 안 해. 그런데 요구는 엄청 많고."


생각보다 이런 상황에 놓인 팀들이 많습니다. 서로가 불만이 많습니다. 불평의 내용도 능력, 자세부터 인성까지 총망라돼 있습니다. 전형적으로 소통이 안 되는 팀의 모습입니다. 리더와 구성원 사이에 '믿음'이 없죠. 내가 잘해줘도 알아주지 않을 테고 그런 팀에 헌신하고 싶지도 않을 겁니다.


안 되겠다 싶었던 A 팀장, 회식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우리 팀에 문제가 좀 있는 거 같은데, 편하게 의견들 좀 내봐요~ 오늘은 내가 경청하는 시간이니까 아무 말도 안 할 테니 이야기 좀 해봐요."


팀원들은 그동안 마음에 쌓인 불만을 이야기했을까요? 그렇게 될 걸로 예상한 건 이 팀장뿐 아닐까요?




#'글'로 배운 소통법은 안 통한다


질문을 했습니다. 잘 듣겠다고도 했죠. 본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소통법'에서 일러준 방법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왜 A 팀장의 기대와는 달리 호응이 없었겠다고 느껴질까요?


중간 과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본인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말하라고 말이 나오는 게 아닙니다. 술을 많이 먹여야(?) 진심을 드러내는 것도 아니죠. 상대가 들어줄 것 같을 때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어느 날 갑자기 "난 이제 편한 리더가 되려고 마음먹었으니 팀장 말고 A 프로라고 불러요."라며 자신을 쉽게(?) 대하라고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상대의 동의 없이, 공감 없이 하는 제안은 그 형식이 아무리 '공식'에 맞았다고 해도 제대로 된 소통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 불편한 마음만 키우게 되죠.


왕성하게 소통하라는 것은 사람들과의 '접점'을 늘리라는 뜻입니다. 좋은 식당에서 각 잡고 하는 대화가 아니라 사람들 많은 카페에서, 공원에서, 사무실에서 '스몰 토크'를 자주, 많이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내가 '꼰대'였음을 인정하고 변화하는 게 먼저다


'꼰대'


학창 시절 선생님이나 어르신들을 저렇게 불렀습니다. 어린 시절 끼리끼리 쓰는 은어였죠. 그런데 이 말이 학교 밖으로 튀어나왔습니다. '젊은 꼰대'라는 말도 나오면서 나이 제한(?)도 없어졌습니다.


'꼰대'는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시켜서 그것만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입니다. 주장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상대방에게 본인 생각이나 행동 방식을 따르도록 강요하죠. 그런 사람들에게는 '꼰대'라는 꼬리표가 붙습니다. 상대방의 의견을 귀담아듣지도 존중하지도 않고 자기 말만 하는 사람도 '꼰대'라고 불립니다.


대부분 자신은 절대 꼰대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하게는 꼰대로 봐주지 않기를 원하죠. 그래서 스스로 변하겠다는 생각보다는 기술만 쓰려고 합니다. '손은 눈보다 빠르다'고 하지만 결국 속임수는 걸리게 마련입니다. 정말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진심이 아닌 태도를 본능적으로 가려냅니다.


그래서 저렇게 영혼 없이 "의견 말하세요"라고 하면 오히려 입을 닫습니다. "문제 없다"고 말하고 맙니다. 그래야 끝나니까요.


지금까지 꼰대였으면 어떻습니까?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지금부터 변하면 됩니다. 변해야 합니다. 기술은 익혀서 몸에 붙인 뒤에 쓰는 겁니다. 더 철저하게 구성원들을 존중하는 마음을 먹어야 합니다. 그들의 입장에 서야 합니다.



#너무 급하게 먹으면 체한다… '스몰 토크'부터 적극적으로


내가 자리에 끼면 후배들이 불편해하니까 못 가겠어

점심시간, 한 카페에 같은 부서 직원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습을 본 B 부장, 그냥 지나칩니다. 직원들과 눈이 마주쳤다면? (법인) 카드만 주고 들어갑니다. 후배들이 '불편해할 것 같아'서 '불편하다'는 이유에 섭니다. B 부장이 이상하게 보이겠지만, 실제 이렇게 생각하는 리더들이 많습니다.


사실 그렇긴 합니다. 부장이나 CEO 등 리더가 갑자기 나타나면 직원들은 놀라고 부담스럽겠죠. 그런데 그게 당연한 건가요? 그동안 접점이 없었으니까 서로 불편한 겁니다.


이런 상황은 악순환을 초래합니다. 부서원들에게 이야기를 하려면 '회의'를 소집해야 하죠. 그 자리에서 아이스 브레이킹을 하겠다며 팀원들 근황을 묻는 등 어정쩡한 '스몰 토크'를 시도합니다. 티타임 자리보다 훨씬 더 딱딱하고 경직된 환경에서 잘 될 리가 없습니다.


결국 업무적인 대화만 할 수밖에 없습니다. 구성원 개인에게 용무가 있으면 본인 자리로 불러야 합니다. 역시 편한 자리가 아닙니다. 이렇게 더 불편한 상황만 연출되는데, 소통이 제대로 될 리가 없습니다.


카페에 들어가세요. 그리고 이야기를 들으세요. 모두 처음만 어색합니다. 점차 B 부장과 함께인 자리에서도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하기 시작할 겁니다.



#리더가 모든 걸 알 필요는 없다… 물꼬를 트는 '겸손한 질문'


▶"여기 짜장면이 맛있어요? 짬뽕이 맛있어요?"
▷"글쎄요. 입맛은 다 달라서…"
▶"그러면 탕수육이랑 깐풍기 중엔 뭘 먹는 게 좋을까요?"
▷"다 맛있으니까 드시고 싶은 거 고르세요 -_-"


진짜 더 괜찮은 메뉴를 추천받고 싶었는데 주문을 받는 사람만 난감하게 만들었습니다.


"오늘 추천 메뉴가 있나요? 회사 식구들이 고생을 많이 해서
맛있는 걸 사주고 싶은데 도와주시겠어요?"


이렇게 바꿔 물어보면 어떨까요? 처음 질문보다 더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을 겁니다. 생각도 못했던 메뉴를 소개받아 식사를 즐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질문의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겸손한 질문'은 내가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동시에 상대를 존중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구하는 과정이죠. 리더라고 모든 걸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마음속에 결론을 내려놓고 의견을 구하는 것을 구성원들은 다 압니다. 메뉴 두 개 중에 하나를 골라달라는 말처럼요.


"지금 상황이 이렇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나를 내려놓으면 상대가 올라갑니다. 상대는 '내가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죠. 그러면 정말 '의견'을 냅니다. 그리고 그 의견이 반영되는 것을 다른 구성원이 본다면, 더 활발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함께 일을 한다'는 믿음이 생기는 거죠.



#'경청'하지 않는 리더는 '꼰대'가 된다


방송 인터뷰를 할 때 진행자가 가장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 있습니다.


인터뷰이의 대답을 듣지 않고 질문지만 보고 있는 겁니다. 어떤 말을 해도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는 겁니다. 경험이 많지 않을 땐 말이 끊기는 게 두렵습니다. 그래서 다음 질문을 외우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중요한 이야기가 나와도 그냥 흘려보낸다는 거죠. 방금 한 말에서 새로운 주제를 뽑아내 추가 질문을 해야 좋은 인터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구체적인 정보를 캐내야죠.


그런데 일상 대화에선 '경험 많은' 리더들이 답을 잘 안 듣습니다. 상대가 말을 다 끝내지 않았는데 끊고 들어가 못 들을 때도 있고, 그냥 안 듣기도 합니다. 다 들었는데 이해를 못 한 경우도 있습니다. 상대의 말을 이해도 하지 못했는데 좋은 질문이 나올 수가 없겠죠.



'경청'의 기본 - 사진을 찍듯이 듣는다


무조건 열심히 듣는 게 '경청'이 아닙니다. 상대방이 말을 하는데 아무리 답답해도 끼어들지 않고 끝까지 들었다고 이걸 '경청'했다고 할 수도 없을 겁니다.


이 말에 이미 힌트가 나왔습니다. '아무리 답답해도'입니다. 답답함은 언제 느낄까요? 상대방의 생각에 동의를 하지 않을 때나 존중하지 않을 때 듣는 사람은 답답합니다. 이야기를 듣는 내내 '말만 끝나봐라 반론을 제기해 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모나리자. 세기의 명작을 만나는 기대감은 현장에서 사그라집니다. 물론 실물이 주는 감동은 말로 할 수 없지만, 작품은 멀고 사람은 너무나 많습니다. 사진 한 번 찍기도 쉽지 않습니다. 모나리자와 나의 사이, 한 프레임에 함께 담긴 빼곡한 사람들… '경청'은 이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를 말합니다.


말하는 사람의 말을 그 사람 입장에서 듣는 겁니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으면 그 사람의 의견 또한 중요하게 듣지 않습니다. 나와 모나리자 사이 모든 사람들을 불청객으로 판단해 답답한 것처럼요. '좋고 나쁨'이나 '맞고 틀리고'가 아니라 들을 때는 일단 사진을 찍는 것처럼 사실대로 듣습니다. 그게 경청입니다.


모든 말과 행동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내가 이해가 가지 않는 상대의 말과 행동에도 이유는 있습니다. 습관처럼 "그건 아닌 거 같은데"라며 상대방의 말을 끊기 전에 끝까지 주의 깊게 들어 봅시다.


그렇게 말 한 이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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