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반을 다시보다, 햇반의 리브랜딩
누구나 한번쯤 집에서, 혹은 여행지에서 먹어봤을 햇반.
즉석밥의 고유명사가 되었을 정도로 햇반은 즉석밥 시장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햇반도 처음부터 승승장구 했던 것 만은 아니다. 햇반의 우여곡절의 스토리를 브랜드 관점에서 풀어가고자 한다.
햇반 출시
1980~90년 당시 식생활 패던의 변화와 함께 레토르트 식품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더하여 90년대 이후 여성 취업률이 매년 20% 이상 증가하였고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전자레인지 사용 증가와 함께 반조리 식품 혹은 완전조리 식품 매출도 늘어났다. 하지만 레토르트 식품의 절대적인 맛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고, 이에 햇반이 즉석밥 시장에 뛰어들게 된다.
햇반은 기술도입에 많은 비용을 쏟았다. 기존 레토르트밥과 달리 갓 지은 밥을 무균 상태로 포장하여 최대 6개월 보관할 수 있게 하는 무균포장밥을 만들어냈다.
96년 당시 처음 출시된 햇반이다. 포장 용기의 카피, '정말 맛있는 밥'에서도 알 수 있듯이 햇반의 기능적 측면을 강조한 컨셉이었다. 또한 얼마나 간편하게 한 끼의 밥을 만들 수 있는지 '편리함'을 중심 컨셉으로 잡았다. 첫 출시 이후 97년 매출은 45억원에 달했으나 2000년대까지 매출은 3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소비자의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문제점을 찾기 위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해봤더니, 주부들이 갖는 '죄책감' 때문이었다. 당시 맞벌이 부부의 증가라는 사회 초기 현상을 겪고 있었으나, 사람들의 의식은 이에 따라오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너무 간편한 햇반을 남편과 아이들에게 내놓는 것이 엄마로서 집안 살림을 소홀히 하는 것 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이에 햇반은 '집에서 엄마가 해준 것처럼 맛있는 밥'이라는 컨셉으로 변경하였다.
햇반의 컨셉 변경 후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2012년 출시 이후 첫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고 그 해 판매된 햇반은8,753만여 개로 출시 첫해 생산된 수량(약 470만 개)의 약 20배나 되었다고 한다.
햇반컵반 출시
이후 햇반은 2015년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였다. 다들 잘 알고 있는 햇반컵반이다. 햇반컵반의 타깃은 1인가구 및 혼밥족으로, 기존 '엄마가 해주신 밥'이라는 컨셉을 이어 받아 '혼자 사는 가족을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이라는 컨셉으로 이어갔다.
그러나 햇반컵반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그저 햇반에 반찬하나를 더 하나 끼워 넣어 파는 물건으로 밖에 인식을 못했고 매출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햇반은 다시 컨셉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하였다. 혼자 집에서 밥을 먹는 사람들이 무엇을 원할까? 고민의 결과 집에서도 식당에서 처럼 먹을 수 있는 가정식을 생각해 내었고, '가정식 전문 1인 식당'으로 컨셉을 변경하였다.
결과도 성공적이었다. 햇반컵반의 성장은 햇반의 단품 매출의 증가에도 기여했다.
브랜딩의 역할
햇반의 위 2가지 사례를 살펴보았을 때, 햇반의 매출 부진이유와 리브랜딩의 성공요인은 모두 타깃에 대한 분석과 이에 맞는 기능적, 감성적 이익의 조화가 얼마나 잘 되어있었는지 여부에 달려있었다.
첫번째 사례에서는 타깃 설정과 기능적 이익은 충족되었으나 감성적 이익을 간과하였다. 두번째 사례에서는 타깃에 대한 감성적 이익을 잘못 분석한 경우였다.
성공적인 브랜딩이 되기 위해서는 타깃과 기능적 이익, 그리고 감성적 이익의 삼박자가 잘 맞아떨어진 컨셉을 설정해야 한다는 좋은 리브랜딩 사례로 햇반을 '다시 생각'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