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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코숲 Jun 08. 2018

삼분의일

유통구조의 혁신으로 가치를 생산한다

 성인의 적정 수면시간은 8시간. 하루의 삼분의 일, 평생의 삼분의 일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삼분의일'

 삼분의일은 고밀도 폼매트리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시하며 가구가 아닌 수면을 파는 회사임을 강조한다. 수면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수면의 질을 높여 나머지 2/3의 삶의 질까지 개선시키는 것이 브랜드 미션임을 말하고 있다.




 삼분의일은 별도의 회사 홈페이지없이 네이버스토어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블로그와 페이스북, 그리고 브런치에서 관련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먼저 제품이다.

 삼분의일은 현재 매트리스와 매트리스를 씌우는 방수커버 두 제품만을 판매하고 있다. 두 제품 모두 고객 만족도가 97%, 98%이상으로 매우 높으며 주력상품인 매트리스는 벌써 1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구매하고 사용후기를 남겨주었다. 후기들을 보면 벌써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듯 하다.


 삼분의일의 매트리스는 A타입과 B타입이 존재하고, 제품설명란에 각자의 취향에 맞게 타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상세한 설명이 되어있다.  나아가, 매트리스를 체험해보고 구매할 수 있는데, 사무실로 방문하는 점도 매력적이다. 영업의 차원이 아니라 삼분의일이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지 보여줄 수 있고, 제품 개발자 임직원이 직접 매트리스에 대해 설명한다고 하니 더 믿음이 간다. 


  또한, 제품을 배송하는 과정도 삼분의일이 에너지를 많이 쏟고 있는 곳 중에 하나다. 몇억원이나 되는 매트리스 압축 포장기를 신생기업이 구매하기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매트리스가 포장과정에서 망가지지 않고, 고객에게 편리하게 배송되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위와 같은 결정을 하였다. 


 또한 삼분의일 매트리스의 가격이 왜 합리적인지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매트리스보다 두께가 25cm로 두꺼운 점, 원가가 높은 고밀도 폼을 사용하고 있는 점, 그리고 최근 문제되고 있는 라돈과 관련하여 유해물질 배출 기준을 통과하여 안전하다는 점, 그리고 더 나아가 이와 비슷한 수준의 매트리스는 3배이상 고가이며 삼분의일은 매장 임대료와 영업 인센티브 등에서의 비용을 줄여 인터넷으로만 판매하여 소비자에게 더 합리적인 가격에 선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이쯤에서 생각나는 기업이 있다! 아래에서 살펴보자.)



 다음으로 소통이다.

 삼분의일은 네이버블로그와 페이스북 그리고 브런치라는 채널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먼저 네이버블로그에서는 삼분의일의 제품에 대한 설명보다 침실 인테리어와 관련하여 올바른 침대(매트리스)의 배치 방법, 매트리스 크기 선택방법, 매트리스의 관리 방법과 주의점 등에 대해서 알찬 정보를 제시해주고 있다. 매트리스를 제품으로 파는 것을 넘어 사람들에게 현명하고 올바른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노하우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완벽한 수면경험을 위한 삼분의일의 사명을 컨텐츠를 통해 잘 전달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페이스북에서는 블로그와 같은 컨텐츠와 더불어 매트리스 사용기 공모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공모자 모두가 당첨되었다고.. ㄷㄷ) 

 브런치에서는 매거진을 발행하고 있는데, 다른 SNS매체와는 다르게 외부고객들에게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보다 기업 내부적으로 어떠한 점들을 생각하고 있는지 덤덤하게 정리해 나가고 있다. 삼분의일의 탄생기, 베개를 어떻게 만들어가려고 하고 있는지,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등에 대해서 말이다. 창업가의 생각들을 정리해놓은 브런치의 글을 읽다보면 진심어린 열정과 도전, 그리고 매트리스 개발에 대한 창업가의 관심도가 몸으로 느껴질 정도다.


 창업스토리, 제품개발과정, 구매과정과 후기, 그리고 기업내부에서의 업무방식까지 이 모든과정에서 삼분의일은 수면의 가치를 발굴해 내는 것을 넘어 모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일관되게 전달하고 있다. 브랜드의 핵심가치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앞서 삼분의일의 가격이 어떻게 하여 합리적인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기업 두곳이 떠올랐다.

 바로 '와비파커(Warby Parker)'와 '달러쉐이브클럽(Dollar Shave Club)'이다. 이 두 곳 모두 독점적인 시장구조의 기형성에 의문과 불만을 품고 유통구조의 혁신을 통해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해주어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와비파커'의 경우, 당시 미국 안경 시장은 '룩소티카(Luxottica)'가 80%를 장악하고 있었고, 레이밴, 오클리 등 유명 안경을 비롯해 샤넬, 프라다 같은 명품 안경테와 선글라스가 모두 룩소티카에서 만들어졌다. 이러한 독적점인 시장구조로 인해 레이밴의 경우 20달러에 불과했던 안경이 1999년 룩소티카가 인수한 후 150달러로 판매가가 7배 이상 뛰었다고 한다. 이에 와비파커는 인터넷으로만 안경을 판매하는 유통방식을 생각해 냈고 여기에 덧붙여 5개의 안경을 선택하면 고객에게 배송해주고, 모두 착용해본 후 마음에 드는 것을 하나 골라 나머지는 회사부담으로 안경을 회수해 가는 브랜드 및 마케팅 전략을 사용하였다.


 또한 '달러쉐이브클럽'도 당시 미국의 면도날 시장은 '질레트(Gillette)'가 독점하고 있었고, 이에 면도날의 정밀함이나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뎌진 면도날을 자주 교체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면도날 정기배송 시스템을 도입했고, 달러쉐이브클럽 또한 인터넷으로만 상품을 판매하는 유통구조를 통해 단가를 낮출 수 있었다.  4천달러를 투자해 만든 유튜브 동영상 하나로 10억달러에 전액현금으로 인수되는 엄청난 저력을 보여주었다.


 위 두기업 모두 정확한 시장분석을 바탕으로 이에 맞는 브랜드 및 마케팅 전략을 통해 독점적인 시장구조에 맞섰다. 이는 단순히 저렴한 가격을 소비자에게 제공해주는 것을 넘어 수십년, 혹은 수백년간 변화가 없던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는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매트리스 시장도 소수의 몇개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형태이며, 이에 따라 가격 또한 천차만별로 비싸다는 점에서 이와 매우 유사하다. 삼분의일이 매트리스의 시장구조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앞서 살펴보았던 해외사례에 비추어 볼 때, 한국 시장에 맞는 브랜딩 및 마케팅 전략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삼분의일이 가구시장을 넘어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가치를 제공해주는 시장에서 어떻게 성장해 나갈 수 있을지 다음 글에서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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