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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줌 Jun 16. 2022

현재의 엄마 미래의 할머니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생각들

"혹시, 작은할아버지 댁에 가서 살 사람 있어? 할아버지 집에서 대학교도 보내주신대~"

엄마의 물음에 우리 4남매 중에 나만 손을 번쩍 들었다.

"내가 갈게"


그 후 그 물음에 따라 내가 작은할아버지 댁에 가는 일은 없었다. 작은할아버지는 이혼 후 자녀들과 떨어져 살고 재혼하셔서 아이가 많은 우리 집에 자녀를 키워줄 테니 한 명만 보내라고 하셨다. 동네에서는 유명하고 감투까지 쓰신 작은할아버지는 생계가 낙낙하기도 하고 환갑을 넘어도 쌩쌩하시니  두 분이 지내기 적적하셨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바글바글 거리는 우리 집이 좋아 보였을 수도 있고 없는 집에 벅적거려서 안쓰러우셔서 내뱉은 말일지도 모른다.

애초에 편하게 대학에 다니겠다는 나의 짧은 생각은 실현 불가능한 일이었다. 엄마는 보낼 사람 없다고 단칼에 거절하셨다. 그냥 우리 4남매의 반응이 궁금해서 물어보셨을 뿐이셨고 그 후에도 내 대답이 섭섭하셨는지 한차례 더 물어보셨다. 그 질문이 어떤 건지 기억은 안 나지만 무언가 정말 가겠느냐는? 그런 확답을 듣고 싶은 질문이었다.


그 후 몇 년이 지난 후 엄마가 '그때의 이야기를 꺼내며 그때 우리 집 애들은 안 간다고 했었지. '라고 내 눈을 쳐다보시는데 ".. 어... 어... 어"

'생각이 안나 신 건가? 까먹으신 건가?' 하지만 결국은 안 가기로 했으니 '어'라고 얼버무리며 대답했다.

'어'라며 얼버무렸지만 속으로는 '어머, 엄마가 기억 못 해서 다행이다.' 엄마에 대한 미안함을 던져버릴 수 있었다.


그때의 기억으로 선명하게 내 머릿속에 기억되는 건 현재  내 아이도 내게 미안할 행동이나 말을 했을 때 내가 모르는 척 시치미를 뗀다면 아이는 속으로 '엄마가 잊어버렸나 봐' 하고 미안함을 덜어내겠구나 하는 거다.


매번 남편이 "느그 엄마한테 해달라고 해"

"느그 엄마한테 사달라고 해"를 반복하자. 아들이 3살쯤, 나를 큰소리로 불렀다.

"느그엄마" 그냥 엄마가 아니라  느그엄마라니...

아이는 니모엄마, 큰엄마 처럼 대명사나 아니면 캐릭터 이름처럼 한 단어 정도로 생각하는 것일까?딴에는 경기도에 태어났다고 사투리 쓰는 아빠말을 너의 엄마로 번역못하고 곧이곧대로 따라하는 것이 귀여워 고쳐주지 않았더니 계속해서 느그엄마 하며 나를 찾았다.


그렇게 나는 누구 엄마의 아이에서 진짜 엄마가 되었다.

아이를 낳아 키우고 보니 '내 새끼를 누구한테 보낼 수 있단 말인가!?' 뒤늦게 그때를 되돌아보면 엄마 마음이 얼마나 섭섭했을지 지레짐작은 간다.

엄마가 뒤돌아서 울었다고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닐 것 같다. 실컷 내 거 안 챙기고 있는 것 없는 것 쌔빠지게 키웠더니 하며 씩씩 대셨을지도 모르겠다. 아이는 그런 존재다.


실제로 시어머니는 귀여운 손자, 손녀를 보고 "누구 새끼? "라는 물음에 "할머니 새끼"라는 답변이 돌아오면 들뜬 듯 좋아하신다.

'새끼'라는 어감이 안 좋기도 하고 그만하셨으면 좋겠지만 곁에서 보고 있으면 기뻐하시는 게 눈에 보여 잠자코 있다. 속으로는 '어머니 새끼는 내 옆에 있는 말 안 듣고 느려 터진 남편 새끼고 걔들은 건강하고 똑똑하게 잘 키운 내 새끼입니다.' 뭔가 어머니가 아이들을 뺏어가는 것이 아님에도 며느리는 선을 긋는다.


 나는 시간이 지나 할머니가 된 후 예쁜 손주들을 보고 누구 새끼냐 물을지 모른다. 나에게도 생길 며느리가 눈을 똥그랗게 뜨고 삐죽삐죽거린대도 어쩔 수 없다. '니 새끼가 내 새끼고 내 새끼가 니새낀 걸 어쩌냐. 나도 그때의 행복을 즐길 수밖에' 내가 엄마가 되고 알았던 것처럼 나의 며느리도 할머니가 된후 알게 될거라 생각하며..





안녕하세요!

어디서 유입되셨는지 댓글로 알려주세요!

정말 궁금해서 그래요!

처음으로 통계가 이렇게 찍혔다구요!

한번만 말해주고 갑쇼!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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