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셉킴박사 Mar 14. 2020

아내의 시댁, 산모를 더 귀하게 산모중심 출산 배려

임신과 출산에서 가장 존귀함을 받아야 할 산모


동물은, 천적이 주변에 얼씬거리는 곳에서는 출산을 하지 못합니다. 두려움과 부담은 아드레날린을 촉발하여 출산을 지연시키고 난산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과하게 항진된 교감신경으로 단단해진 몸과 굳어진 골반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드레날린이 줄어들고, 안전한 보금자리에 앉아 숨을 고를 때 암컷은 출산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 곁을 지켜주는 든든한 수컷, 주변을 정리해주는 수컷이 있으면 출산은 더없이 빠르게 안정적으로 진행됩니다. 반면 '출산의 몫은 암컷이다'라고 코드화 되었는지 코빼기도 안 보이는 수컷도 있습니다.




사람은 어떨까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산모는 안전한 곳과 평안한 환경에서 출산을 지향해왔습니다. 늘 산모 옆에는 친정엄마 또는 출산 경험이 풍부한 여성이 함께 해왔습니다. 출산 시 산모의 평안한 마음은 순산의 핵심입니다. 옥시토신 (자궁수축)을 시작으로 몸속 천연 출산 촉진제와 천연 진통제 분비를 잘 유도하여 자연스러운 출산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임신 중뿐만 아니라 출산 당일과 출산 후까지 산모 주변을 얼 신하며 부담을 주는 의외의 천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너무나 가깝고 밀접한 곳에. 바로 시댁 식구들입니다. 그중 많은 산모들이 입을 모으는 분은 바로 [시어머니]입니다. 이쯤에서 남편들은 의아해합니다. 효자가 유독 많은 대한민국에서 남편들 눈에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 천적.



남편이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임신의 9개월. 초기 태아는 막달까지 250배 이상 자랍니다. 그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산모의 몸은 매일 소리 없는 급변을 겪게 됩니다. 이 일을 해내기 위해 다양한 호르몬은 요동치고 쉼 없이 분비됩니다. 온몸의 신경은 두 생명의 공존을 위해 세밀하고 치밀한 조율을 해나갑니다. 산모의 몸과 마음은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민감해야 합니다. 생명을 보호하고 지키기 위한 민감함입니다. 작은 것에도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습니다. 예민해지는 산모의 마음은 반드시 보호받아야 합니다. 응원과 지지를 받는 것은 기본입니다. 남편이 해야 합니다. 아내의 마음을 지켜주어야 합니다.  



산모들이 시댁에서 받는 '관심'과 '도움'을 자주 '부담'과 '불편함'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원인이 무엇일까요? 왜 적지 않은 산모들이 임신과 출산과정에서 시댁으로부터 '상처'를 느낄까요? 왜 효자 남편들은 아내와 시댁 사이에서 자주 혼란스러워하고 중간에 끼여 스스로 고생한다 생각할까요? 바로, 산모 자체에 대한 관심과 존귀함과 소중함이 결여되거나 부족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의 '시댁'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우리의 산모들은 마치 손주나 조카를 낳아주는 '대리모' 같아 보입니다. 문제는 이것이 문화와 뇌리에 깊이 '당연함'으로 '전통'으로 뿌리내려 있어 여간해서는 뽑히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며느리를 위해 지극정성 음식을 해주시고 며느리의 마음을 맞춰주는 시어머니의 본질은 산모가 아닌 뱃속의 '손주'입니다. 내 아들 (산모의 남편)의 '아기'입니다. 착한 산모들은 출산 이후 알게 됩니다. 아... 나를 위한 것이 아녔구나. 일부 애착이 강한 시댁 식구들은 산모의 임신 중 식단까지 체크하며 출산에 관여를 하기 시작합니다. 출산 때 밖에서 기다리거나 출산 후 바로 뛰어오는 가족도 적지 않습니다. 모두 '산모'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산모를 통해 출산한 '아기'를 위한 것이지요. 산모를 위한다면 시댁 식구는 기다려야 합니다. 산모가 숨을 고르도록 아기와 충분한 본딩을 하도록.  그러나 친정엄마만큼은.....'산모'를 먼저 생각합니다. 남편은 아내가 출산 후 얼얼해진 몸을 쓰다듬어주고 산통으로 땀에 젖은 얼굴을 닦아주고 헝클어진 머리를 쓰다듬어 주어야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굳이 찾아와서 손주를 보겠다는 시부모님의 방문은 사전 차단해야 합니다. 아빠가 된 남편에게도 너무나 소중한 출산 이후의 첫 시간입니다.



분명히 해두어야 합니다. 선을 그어야 합니다. 출산에 있어 주인공은 아기를 품은 '산모'이어야 합니다. 당신의 '아내'가 되어야 합니다. 산모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불편함이 있다면 남편들이 정리해주어야 합니다. 산모가 불편해하고 부담을 느끼는 것이 잘못이라고 여겨서는 안 됩니다. 출산 앞에서 산모는 예민해져야 하고 민감해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 마음이 남편으로 인해 평안해지고 안정감을 가져야 합니다.



당신의 아내이자 아기의 엄마는 '시댁'의 울타리에 소속되거나 그 안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산모가 아기를 품고, 아기와 호흡하고, 아기를 살리는 독립된 출산의 둥지를 남편이 만들어야 합니다. 엄마와 아빠와 아기가 함께 머무르는 독립된 출산과 육아의 공간. 엄마가 엄마 될 수 있는 환경. 엄마가 오로지 아기에게 집중하고 사랑할 수 있는 둥지. 허락 없이, 당연한 듯이 이 둥지로 엄마의 동의 없이는 아무도 침범해서는 안됩니다.



선택권을 산모에게 엄마에게 주어야 합니다. 시댁의 모든 식구는 먼저 정중히 진심으로 산모에게 응원을 보내주는 것이 우선입니다. 남편은 적극적이고 부지런히 산모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살피며 산모가 평안히 9개월을 보내도록 해야 합니다.



임신 중 명절에 내려가는 것은 당연한 도리가 아닙니다. 산모는 평안히 쉬어야 합니다. 만약 착한 며느리인 '산모'가 된 아내가 명절에 내려가겠다고 하면 이것은 너무나도 칭찬을 받아야 할 일입니다. 시댁에서도 그 마음을 잘 받겠다고 고마워하고 이런 상황을 진심으로 감사해야 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도리어 쉬도록 오지 않도록 말리거나, 만약 온다면 지극 정성 '산모'를 돌봐주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아내들은 며느리들은 모두 다 착합니다. 당연시하는 쓴 뿌리 같은 문화가 까다로운 며느리로 비치게 하는 것뿐입니다.



엄마가 된 '아내'와 아기가 시댁에 가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부모님이 엄마인 아내를 위해 식사를 준비해주고, 손주를 봐주면서 아내에게 잠시 쉬는 시간을 주는 것이 정상입니다. 진심으로 아내가 존중을 받고 사랑을 먼저 받는 것이 맞습니다. 존귀함을 받은 아내는 이것을 당연히 생각하지 않고 시부모님과 가족들의 배려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세상에 둘도 없는 세심한 '며느리'가 됩니다. 내 아내가 러블리한 며느리로, 엄마로 그 진가를 발휘할 환경을 부지런히 마련하는 것이 바로 남편의 역할입니다. 





출산은 인간이 해낼 수 있는 가장 숭고한 순간입니다. 산모는 충분한 지지와 응원을 받아야 합니다. 산모가 엄마로 잘 태어나도록 시댁 식구가 응원을 해주는 것이 원칙입니다. 출산 후에도 엄마가 아기를 잘 돌보도록 도와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당신의 아내는 엄마가 됩니다. 엄마가 엄마 되게 해 주는 것. 남편이 해주어야 할 최고의 선물입니다.


남편들이여 당신도 당신의 어머니 품에서 어머니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당신의 아내도 당신의 아이들에게 그렇게 해주도록 도와주면 됩니다. 엄마가 엄마 되게. 아내가 아내 되게. 아내에게 공간과 쉼과 여유를 먼저 주세요. 그러면 아내는 시댁을 사랑하고 사랑받는 러블리 며느리가 될 것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임신한 '직장인' 아내의 허리디스크 지켜주는 자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