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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비 Feb 06. 2020

해외취업 -
그전까지의 실패담

최선을 다했지만 겪어야만 했던 수많은 실패들! 

이제 출근 거의 한 달이 다돼가네요! 


회사 일도 손에 익고, 미팅에서 의견도 내고, 작지만 제가 조금씩 주도하는 프로젝트/세션이 생기고 있어요. 


첫 출근을 하기 전에 그렇게 비교하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말해놓고, 첫 3주간은 경력자들이랑 저를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자책하는 날들을 보냈어요. 

그러다가 혹시나 여러분들도 제 브런치 글을 보고 


제가 똑똑하다거나, 엄청나게 대단한 인재라서 영국 런던 해외취업을 했을 거라 생각하실까 두려워 

그동안의 화려한 실패담을 공유합니다! 


모두 CV에는 성공 경력만 적어요.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실패를 아예 안 겪었다는 뜻은 아니죠.


영국 런던에서 정규직 2번의 오퍼, 인턴십 오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인턴십 2번의 합격이 있었지만, 

한국에서 저는 



1. 월급을 못 받아서 노동부에 신고를 해본 적이 있고, 

   연락 두절된 회사 측에 수차례 독촉하자 "인생 그렇게 너 잘난 맛에 살면 안 된다"는 훈계를 들었고요, 

   (겪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거 정말 피말립니다... 

     모든 증거가 확실하고 내 잘못이 없어도 이런 부분에서 틀어지면 경력 인정도 못 받아요..

     게다가 친하게 지내던 회사 동료들 아무도 안 도와주고 결국 저 혼자만 남더군요. ) 

  

2. 영국 오기 전 지원했던 한국 대기업 신입 디자이너 직군은 광탈을 했으며 

   (요즘 한국 대기업 디자이너 신입은 말이 신입이지 다들 1년, 2년 차 중고 신입들이 

     연봉 깎고 들어가더군요..진짜 경력 없는 신입이 들어간 경우 주변에 거의 못 봤습니다.)


3. 한국에서 1번의 인턴십과 2번의 비정규직 일을 했는데 보수가 턱없이 적었어요. 


4. 그리고 그 비정규직일들은 정규직 전환을 시켜줄 것처럼 이야기하면서 결국 안 해줬고, 


5. 스웨덴 회사 2번의 인턴십이 끝났을 때도 정규직 전환 + 비자 지원을 모두 안 해줬고요. 

  (그리고 당시 스웨덴 남자친구와 롱디에 헤어짐 등등..)


6. 스웨덴 교환학생은 성적 미달로 떨어져서 두 번을 지원해야 했고 


7. 스웨덴 갈 당시 + 영국 출국 당시 부모님 경제적 지원이 없어서 제가 휴학하고 투잡을 뛰어야 했어요. 


8. 영국에 왔을 때도, 최종 인터뷰를 하루 남겨두고 한국에서 저의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고요. 


9. 영국에서 카페 아르바이트를 할 때 제가 영어를 다른 사람보다 잘하고, 매니저의 부당함에 항의한다는 이유로 이탈리아 동료+매니저들에게 왕따 + 온갖 부당한 처우들을 당했어요. 

(신고를 했지만 그 위 매니저들도 이탈리안이라서 위에서 다 잘렸어요..) 


이건 그나마 일 관련해서만 나열한 것이고요, 개인적인 실패를 이야기한다면 또 끝도 없습니다. 





이렇게 쓰고 나니 정말 힘든 일 밖에 없었는데 도대체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는지 저 자신도 궁금해요. 

종교를 따로 믿거나 하진 않고요, 

다만 지금 돌아보니 확실한 것은, 


이러한 경험이 저를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들어줬고, 

이제는 힘든 일이 있어도 똑같이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눈물은 예전보다 좀 덜 흘리고, 

그리고 회복시간도 덜 걸리는 사람으로 만들어 줬다는 겁니다! 




이 회사에 오기까지 정말 많은 고생이 있기에, 제가 얻은 첫 정규직이 너무나 소중해요. 



저에게 잘 대해주는 동료들이 너무 사랑스럽고, 상사와 4시 반 퇴근 후 요가하러 가는 길이 너무 즐겁고, 

오늘 하루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주어짐에 감사하고, 또 너무 일이 많지도 않음에 감사하고, 

다들 왜 나보고 일찍 출근하냐 하지만 저는 그 푸르스름한 런던의 출근길, 내가 그토록 바라던 

멋진 런던 중심의 빌딩 숲을 지나서 모르는 타인들과 바쁘게 걸어가는, 내가 그토록 열망하던 

그 느낌이 너무 좋아요. 


저에게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고 잊지 않고 칭찬해주는 디자인 팀원들도, 

미팅 때 내가 말할 때마다 웃으면서 지켜봐 주는 헤드 디자이너도, 

친하진 않아도 항상 멀리서 보면 꼭 웃으며 인사를 해주는 UX 리서치 팀원들도, 


제가 그렇게 힘들고 아픈 일이 없었다면 감사하지 않고 당연하게 여겼을지도 모르는 일이에요. 


물론 취업비자를 지원해줄지 안 해줄지도 모르고, 앞으로의 길이 너무나 막막하긴 하지만 

한국에서 취업비자를 받은 한국사람들 + 취업비자를 받은 회사 내의 사람들이 말해준 것처럼 


혹시 몰라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에 너무 발 동동거리며 힘들어하지 말고, 

언제가 마지막일지 모를 이 런던의 하루하루를 제대로 행복하게 즐기면서 살겠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살도록 노력해볼게요.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 모두 응원합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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