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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쌤 Jun 19. 2024

이장혁 - 나무

나무같은 너를 떠올리며

https://youtu.be/C7sCcUydG6c?feature=shared


대학 시절, 인문관 앞에 펼쳐진 넓은 잔디밭에 홀로 서 있는 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우리는 그 나무를 외톨이나무라고도 부르기도 했었다. 수업이 없는 시간, 기숙사에 가기도 애매한 때면 인문관 앞 잔디밭에서 쉬었는데, 햇살이 따가운 날에는 잔디밭 위에 있다가도 그 외톨이나무 아래로 가서 쉬곤 했었다.


그 나무를 떠올린다. 그리고 잔디밭을 함께 걷던 너를 다시 떠올린다. 나무 같던 너를. 헤어질 때 비겁하기만 했던 나는 부끄러워 했던 만큼 미안해하고, 오래도록 잊지 못했다. 비겁한 나와 나무 같은 네가 더 대조되어서 오래도록 슬퍼했다.


이제야 조금은 나무처럼 살아가게 된 나는 다시 너를 떠올린다.


이젠 나도 조금은 나은 사람이 되었다고

너를 닮기 위해 노력해서 조금은 나은 사람이 된 것 같다고

그래서 고맙다고

너는 없지만 나는 여전히 나무처럼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어딘가에서 만나게 된다면 꼭 말해주고 싶은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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