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기가 낮보다 진하게 내려앉는 시간. 그리고 이 계절. 파리의 젖은 도로를 보고 있자면 괜시리 발이 시렵다.
대기의 공기가 폐를 들락날락거리면, 우리는 안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피부를 파고드는 이 서늘함을 해결될 리 없다고. 온돌바닥만이 이 저주를 풀 수 있다고.
그 흔했던 전기장판도, 몸 안의 장기까지 온기로 데피는 온천도 당장에는 없다.
15구의 어느 작은집에 달린 쇼파지(chauffage: 난방기구)로는 ‘뜨끈하게 지지는’ 온기의 유희가 가능할 리 없다.
그래서 이 계절을 미련하게 버텼다. 파리다움에 익숙해지는 시간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