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따라 생마르탕 운하를 걷다가, 비밀스러운 입구 앞에 다다른다.
좁고 오래된 통로는 방치된지 오래 되어 보이지만, 이와는 상반되게 화려한 상들리가 공중에서 풍부한 빛을 뿜는다.
빈티지를 의도적으로 컨셉화한 건지, 세월을 품은 낡음을 그대로 노출한 건지 모르게, 아스라하게 ‘의도’와 ‘방치’가 조화를 이룬다.
크고 작은 식물들이 제법 많은데, 장식적이지 않고 오히려 오래된 건물 틈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씨를 내리고 자라난 것 같다. 그래서인지 숲의 전령이, 그리고 오래된 도시의 모던한 원형을 동시에 느낀다.
힙한 파리지엔들은 누구 하나 튀게 소란스럽지 않고, 모두가 수다스럽다.
이 곳에서 우리는 술에 취하면 되었다. 얘기가 끊이지 않으면 되었다.